지역 모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일명 ‘노예계약’ 사건으로 인해 지역사회가 홍역을 앓고 있다. 사건의 요지는 같은 반 학생이 지속적으로 폭력을 가했으며 특히 노예각서를 작성해 노예처럼 부려 먹었다는 내용이다.
함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6월30일 학부모 A씨가 학교전담경찰관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아들이 2년 동안 지속적인 폭력과 함께 노예각서를 통해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A씨는 “박수 2번치면 가방을 벗겨주기, 지갑 안에 있는 집 열쇠를 뺏어 주지 않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하루에 20~30대 이상 맞기 등의 이유가 그 증거이며 그 상황을 지켜본 반 치구들이 목격자”라고 말하고 “문제의 노예각서는 가해 학생이 증거인멸 했을 것”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A씨는 자신의 아들이 작성한 ‘죽고 싶다’라는 극단적인 메모를 우연찮게 확인한 후 사건의 심각성을 깨달았으며, 이후 2년 동안 지속적인 괴롭힘은 물론 노예각서를 통한 비인간적인 대우까지 전해 듣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전하는 노예각서에는 ‘전화를 하면 무조건 나오기’, ‘방학이 끝날 때까지 자기 말을 충실히 듣기’, ‘존댓말을 하기’ 등 치욕적인 내용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내 자식이 그 동안 참고 지낸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 내 아들과 같은 제2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원한다.”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A씨의 진술을 토대로 조사에 착수해 지난 8일 해당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했으며 이번 주 내로 검찰로 넘긴다는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괴롭힘을 당한 것은 사실이지만 노예각서의 존재는 확인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사건이 발생한 학교에서도 지난 6일 자치위원회를 열어 가해학생에게 출석정지 징계 10일과 특별교육의 처벌을 결정하는 등 학교폭력과 관련해 절차를 밝아가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피해학생과 부모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를 드린다.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사건이 조속히 마무리 되고 안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이 지역 일간지를 비롯해 중앙 방송에까지 보도되면서 지역사회는 혼란에 빠져 들었다. 일부에서는 너무 많은 기사들이 확대 재생산 되고 있다며 자제를 요청하기도 하고, 지속적인 폭력을 당한 피해학생은 물론 가해학생과 해당 학교 모두 더 이상의 정신적인 피해를 받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학교 친구들이 바라보는 이번 사건은... “노예 계약은 만들어진 이야기”어떤 폭력이던 가해자와 피해자가 뚜렷하게 구분된다. 직접적인 무력을 행사하든 언어적인 폭력이나 심리적인 폭력이든지. 이번 함양지역에서 발생한 학교 폭력 역시 뚜렷하게 나뉘어져 있다. 법의 잣대가 아닌 함께 공부하고 생활했던 같은 학년 같은 반 학생들의 입을 통해 그들이 생각하는 이번 사건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A,B,C,D는 특정 학생이 아니라 순서를 표현한 것임) 친구들 사이에서는 이번 폭력 사건이 단순하게 ‘장난’으로 치부되고 있다. 친하게 지내던 친구사이를 갈라놓은 이번 사건에 학생들은 분노하기도 했다. 친구들이 바라본 두 학생의 모습이다. A학생 : 오랫동안 함께 놀았던 친구로서 이번 일이 왜 이렇게 커졌는지 모르겠다. 지금도 잘 연락하고 지내는데... 상황이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B학생 : 괴롭히는 것 같은 느낌은 있었지만 ○○(피해학생)이가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있는지는 몰랐다. 예전부터 함께 놀았고, 지금도 연락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C학생 : 같이 친하게 지내는 것처럼 보였다. 같이 피시방도 가고, 장난을 조금 심하게 치는 정도였다. 나쁜 뜻은 없었을 것이다. D학생 : ‘아버지가 엄하셔서 상황이 이렇게 됐지만 말을 못하고 있다’라고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피해학생)이도 아주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E학생 : 일기장이 제일 이상하다. 중학교 때 일기장이 지금 왜 나왔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꾸준하게 때렸다고 하는데 2학년 때 싸운 적이 있는데 사과하고 친하게 지냈는데 그런 것 까지 다 나왔다. 이번 학교폭력의 핵심은 일명 ‘노예계약서’와 꾸준하게 지속된 폭력이다. 가장 가까지에서 지켜봐온 친구들의 생각이다. A학생 : 실제로 두 친구는 함께 피시방에도 자주가고 그랬다. 노예계약서라고 하는데 그것도 게임내기를 하기 위해 장난으로 썼던 것이다. 학교에서 쓰는 것도 봤고 다 같이 장난으로 여겼는데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B학생 : 피시 게임 피파온라인을 둘 다 즐겼다. 지는 사람이 닭강정 사기로 하고 만들었던 것이다. 다른 것 없이 닭강정 사는 것만 적었는데 높임말하기 등 그런 것이 왜 나왔는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C학생 : 친하게 지내니까 장난도 치는 것 아닌가. ○○(가해학생)이가 평소에 장난도 많이 하고 ○○(피해학생)에게 더 많이 장난을 한 것은 맞지만 매일 때리고 노예처럼 부렸으면 우리 친구들이 가만있지 않았을 것이다.학교 친구들 사이에서도 이번 사건이 큰 충격이다. 가해자와 피해자로 낙인찍힌 두 친구와 실추된 학교의 명예까지. 마냥 어리지만은 않은 학생들의 생각을 들어봤다.A학생 : 대부분의 친구들이 관련된 뉴스를 보고 화를 내고 있다. 아무리 그래도 그 정도는 아닌데 너무 심하게 기사를 쓰는 것 같다. B학생 : 친구로서 댓글을 보면 화가 난다. 왜 연예인들이 자살하는지를 알겠다. 친구로서 좋은 댓글을 달아주고 싶어도 오히려 피해가 갈까봐 달지도 못한다. C학생 : 학교가 온통 뒤숭숭하다. 선생님도 이것 때문에 걱정이 많으셔서, 우리가 힘내시라고 응원도 해 드린다. 빨리 마무리 됐으면 좋겠다.본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피해학생과의 인터뷰를 시도하였으나 부모님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다.‘기레기’라는 단어가 자주 오르내린다. ‘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로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제목과 내용으로 기자로서의 전문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사람을 지칭한다. 이번 함양지역 학교폭력 사건은 어쩌면 학교 내에서의 문제가 사회로 나오면서 수많은 기레기들에 의해 확대 재생산되었을지도 모른다.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며, 앞으로 법에 의해 가려지겠지만 조금은 성숙한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한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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