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함양 독자님 지난 2주간 안녕 하셨어요? 양파 캐랴 모내기 하랴 정신없이 바쁘셨지요? 네팔에도 지금쯤 모내기가 끝이 났거나 산악지대엔 꼬두(참나락처럼 물없는 곳에 심는 벼의 일종/술 담그는 재료로도 사용)심기에 한창일거 같네요. 한국엔 기계로 모내기를 하는데 가만 지켜보면 참 신기해요. 하룻밤 새 수많은 논들이 모가 다 심겨있을 정도로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고 편리하고~ 저런 기계 하나 네팔에 가져가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을 매번 하게 되더라고요. 네팔은 지금도 대부분 소를 이용한 쟁기질로 논, 밭을 갈고 괭이나 호미로 흙을 부드럽게 만들어 사람 손으로 농사를 하거든요. 일하면서 쉬는 새참 시간이면 감자 삶은 것을 먹는데 감자는 그야말로 꿀맛같지요. 감자를 삶을 때는 껍질재 삶고, 삶은 감자 껍질을 벗겨 휙 던지면 언제 따라왔는지 모를 닭들이 쪼아 먹는 풍경은 지금도 정겹고 그리운 기억으로 다가오곤 한답니다. 해발 2000m의 고향 집 앞 주변 풍경은 저 높이 히말라야 산맥의 하얗게 눈 덮인 설산과, 천길보다 더 낭떠러지 같은 저 아래의 강줄기가 보이는데요. 주간함양 독자님! 그 맑은 곳에 저랑 같이 감자 삶아 드시러 한번 안가실래요? 서울에서 7시간을 비행해서 네팔 카트만두 공항에 내리면 저의 셋째 오빠가 산악용 택시를 대기 시켜놓고 기다리고 있을거예요. 카트만두에서 고향집까지는 불과 70km 거리지만 길이 워낙 산악 지대이고 비포장이라서 5시간은 차를 타고 가야 되고 또 6시간 정도는 강줄기 따라 줄다리 건너고 꼬불꼬불한 산길을 걸어가야 한답니다. 만약 비가 많이 오는 6~7월이면 길이 미끄럽고 산에서 돌이 굴러 떨어지기도 하므로 위험하지 않은 길로 돌아가야 하니 제 손을 꼭 잡고 따라 오셔야 할거 같네요~^^ 중간에 숙박을 해야 하게 되는 경우도 있구요. 숙박을 하면 로띠(한국에서도 꽤 알려진 /납작한 붙임개와 빵처럼 하얗고 동그랗게 생긴)와 찌니찌아(커피와 녹차 우유가 섞인 차) 한잔으로 저녁 식사를 드실 수 있답니다. 숙박 장소는 강물과 폭포가 보이고 물 흘러가는 소리가 들리면서 물안개가 방안까지 스며드는 정말 경치좋은 곳이 되겠지요. 그렇게 신나게 트레킹을 하며 집에 가는 길에 사람들과 만나면 나마쓰떼(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하고 만약 짐이 무겁다면 엄마 아빠에게 전화하면 오빠와 조카들이 산 중간까지 마중을 나온답니다. 고향집에 도착하면 엄마 아빠가 카닥(환영 인사로 목에 거는 하얗고 노란 긴 천)을 목에 걸어주고 포옹을 하며 반갑게 맞아 줄 것입니다. 저녁 식사로는 집에서 기르는 토종닭 볶음(양파를 볶고 고기를 기름에 튀긴 다음 물조절하면서 요리)과 완전 무공해 쌀밥을 대접할 듯 싶네요.천혜의 자연 경관을 바라보면서 장작불로 요리한 밥과 닭볶음을 맛보시면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소리가 나올지도 모르니 주의 바랍니다~^^팁! 한국에서 가져간 팩 소주 하나로 저희 아빠와 오빠들과 나눠 드신다면 분위기가 한층 좋겠죠? 2주 후 여섯 번째 이야기에서 다시 만나뵐께요~ 네팔새댁 한남띠기 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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