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희 농업기술센터소장이 30여년의 공무원 생활을 마무리하고 야인으로 돌아가게 됐다. 지난 1977년 신규 공무원으로 공직에 첫 발을 디딘 후 38년의 공무원 생활. 여타 공무원들이 퇴임할 때와는 사뭇 다른 감회를 느낀다.
하 소장은 “농업기술센터의 소장은 엄중한 자리다. 농정과 농업기술의 방향을 설정해주고 올바른 길로 이끄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농업군인 함양의 삶의 질 향상에 직간접 역할을 수행한다”라며 그동안 소장으로서 조금은 무거웠던 짐을 이야기했다. 함양은 전체 인구 중 농업관련 종사자가 50%를 넘어선다. 특히 경제활동 인구를 따졌을 때는 70% 이상을 차지한다. 그 만큼 농업기술센터의 역할이 막중하며 그 중심에선 소장이 느끼는 무게감이 크다.
그는 “농업이 어려워지고 있다. 각 나라와의 FTA를 통산 농산물 수입 개방과 기후변화 등 주변 여건의 변화에 맞춰 함양 농업이 어떤 식으로든 대응해 나가야 한다.”라며 변화에 대응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주문했다. 임창호 군수 취임 이후 함양은 사과와 양파, 곶감 등 3대 작물의 500어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 소장은 “이들 3개 작물의 500억원 목표 달성을 위한 나름대로 준비는 끝났다. 교통의 중심지이며 때 묻지 않은 자연 자원을 활용해 6차 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어느 정도의 기반도 잡혔다”라며 “앞으로 4~5년 동안 농민들과 공무원들이 열심히 한다면 함양 농업의 미래는 밝다”라고 말했다.
하종희 소장은 지난 2011년 11월16일 농업기술센터 소장에 발령받은 이후 함양농업 미래를 결정지을 굵직한 사업들을 끌어 왔다. 농업기술센터의 신축과 국립축산과학원 가축유전자원시험장 함양 이전 확정, 그리고 농업인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자랑스런 농업인상의 재정 등 다양한 업무를 통해 함양 농업의 발전과 농업인의 위상 재고 등 발전을 이끌었다. 특히 그는 농업기술센터에 근무하면서 ‘지리산 함양 약용식물’과 ‘함양 농업의 변천사’ 등 2권의 농업정보를 담은 책을 출간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취미로 찍었던 사진들을 엮은 것으로 아주 귀중한 자료로 남아있다.
그는 항상 ‘교육을 통해 농업을 변화시키겠다’라는 각오로 농업인에 대한 교육을 가장 중요시했다. 그는 거의 매주 강의를 통해 1년에 30~50번 가량의 강의하며 농업인들의 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그는 “농업인이나 관련 공무원이 자긍심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라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함양 농업 대부분의 기반을 닦아 놓았다. 유통 부분이 조금은 아쉽지만 지난해 농림부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100억원 가량이 유통 부분에 지원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만하면 어느 정도 할 만큼 했다. 이제는 후배 누군가가 나보다 훌륭하게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하 소장은 퇴임 후에도 여전히 농민들 곁에서 농사를 지으며 함양 농업 발전에 기여하면서도 원대한 또 다른 꿈도 가지고 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 ‘사진’을 꾸준하게 찍을 계획이다. 지리산과 덕유산 1500여종의 식물 분포도를 조사할 계획이다. 제대로 된 보고서 분포도로와 식물들의 이용가치를 알리는 것이 소임이다.
하종희 소장은 “새로운 시작으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계속해서 강연도 하고 농사도 짓고, 사진도 찍을 것이다. 함양에 도움이 되는 일을 찾아 해 나가겠다.”라며 미래를 설계했다. 하종희 소장의 퇴임식은 오는 6월26일 농업인교육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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