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귀농을 응원합니다
함양군은 도시생활을 접고 산 좋고 물 맑은 지리산 청정고장 함양으로 귀농·귀촌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은 수기집 ‘당신의 귀농을 응원합니다’를 지난 3월 발간했다. 수기집에는 2월말 수기공모에 응모한 사연 중 귀농을 원하는 사람들이 최대한 시행착오를 줄이고 안정된 정착을 도울 수 있는 귀농귀촌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주간함양은 귀농자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더 나은 귀농·귀촌 문화 정착에 도움을 주고자 이들의 이야기를 지면을 통해 소개할 예정이다.
글싯는 순서권창식님의 이야기손영현님의 이야기신근수님의 이야기정영균님의 이야기김상국님의 이야기
진정 사람이 살아 갈 곳은 자연과 함께 하는 것이다
귀농동기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탓일까 늘 마음 한자리엔 산야의 정겨움과 계곡 물소리가 그리웠다.“진정 사람이 살아 갈 곳은 자연과 함께 하는 것이다.”는 것을 깨닫고 귀농 결심을 굳힌다. 그리고 농촌은 미래의 블루오션임을 난 확신했다. 그동안 진흙탕 같은 현실사회에서 나름 성공한 경험(유통마케팅사업 ceo와 마인드맵 강사 등)들이 귀농하여 작은 밀알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미래의 블루오션인 농촌, 그 농촌의 경제 활성화에 뭔가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귀농준비과정우선 정착지를 찾아 나섰다. 2005년 나이 마흔셋에 드디어 결심을 하고 가까운 곳부터 먼 곳까지 백두에서 한라까지 라고 하듯이 우리 부부는 주말과 심지어 명절연휴까지도 땅을 찾으러 강원도 오지에서 거제도 까지 무려 7년을 돌아 다녔다. 숙박비가 아까워 차에서 자고 차에서 생활을 해가며 찾아 다녔다. 결코 쉽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주5일은 열심히 일하고 주말과 연휴 때만 시간이 나니 우리가 원하는 곳을 찾기란 결코 쉽지 않았고 너무도 험난한 길이었다.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꼭 찾아야 하는 숙명과 같은 길이었다. 아내도 같은 마음인 듯 했다. 지금 생각하면 묵묵히 따라준 아내가 고맙다. 결국 운명의 신은 나를 지리산으로 인도했다. 수많은 시간과 날들을 보내고 심지어 땅을 계약하고 땅 주인의 변심으로 취소도 당하고, 결국 신은 지리산 북쪽 삼봉산 중턱에 우리부부에게 땅을 허락했다. 옛 어른들의 말씀이 자기 땅이 따로 있다고 하니 그래서인지 내 땅을 찾으러 이리도 고생을 시켰나 보다.2012년 여름 드디어 지금의 정착지 함양읍 죽림리 산113-6 임야 약4정, 밭 천평을 구입하게 되었다.
영농정착과정막상 임야를 구입하고 보니 밤 산이라 우선 수익은 되나 미래는 막막했었다. 그래서 과감히 밤 산 2정을 정리하고 대체 작목으로 호두, 오미자, 구지뽕, 산양삼을 심었다. 작목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친환경을 선택했고 처음엔 자연 그대로 놔두는 것이 친환경인줄 알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마을 어른들은 심어놓은 작목 주위가 숲이 되어가는 것을 보고 걱정을 하시며 어른들의 제초제 농약법을 알려 주셨다. 하지만 그 방법은 나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해서도 안되는 것이었다. 농약! 제초제! 이런 농사를 할려고 귀농한건 아니었기 때문이다.드디어 나는 바빠졌다. 서점을 찾아 친환경 재배에 관한 많은 책들을 사서 보기 시작했다. 보면 볼수록 혼란스러웠고 힘들었다. 이론과 현실의 괴리가 나를 힘들게 했고 결국 농촌기술센타를 찾아 귀농귀촌 100시간 교육 및 강소농교육, 정보화 교육, 산양삼 교육, 등등 기술센터의 많은 교육을 받게 되었다.교육은 나를 성장 시켰고 뜨겁게 만들었다. 풀리지 않았던 친환경재배법, 친환경 농약법도 다양하게 알게 되었다. 기술센터의 교육은 농업에 관해 나를 눈뜨게 해주었다. 그리고 정말 함양군 11개 읍,면의 많은 선후배님들의 농장을 방문하여 그분들과 교류를 통해 다양한 현장실습을 볼 수 있었다.그 사이 수익은 우리산에서 부지런히 채취한 약초, 헛개나무, 둥굴레, 두릎, 고사리, 잣, 밤, 꽃차, 엉겅퀴, 취나물, 다래수액 등 이중 절반이상은 상품화 시켜 온라인(카톡, 카스, 블로그는 시작단계), 아는 지인들에게 그리고 전국 행사장, 박람회 등을 통해 우리농원의 이름인 “해찬솔농원” 상표로 판매가 이루어졌다.귀농2,3년차 온, 오프라인 수익이 2천만원 정도이다. 올초엔 내년 수확 가능한 블랙베리를 1200주 가량 심었다. 내년 베리 예상수입만 2천만 오미자 최소5백만 총수입 5천만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는 지역내 여주작목반을 만들었으며 내년엔 전량 서울로 직거래 계약까지 성사되었다.
마을주민과의 갈등, 화합 첫해엔 지역주민과의 갈등이 있었다. 주민들은 이 친구가 누군지, 뭐하던 놈인지, 이곳에 정착할 놈인지, 우리에게 뭔 해를 주지는 않을는지 주민들은 불안하기도 하고. 그래서 인지 쉽게 경계를 풀지 않았고 주시 했다.그러던 겨울, 겨울이 되면 마을 주민 거의가 회관에 모여 1년 동안의 얘기를 겨울 내내 한다. 근데 어느 마을이나 마찬가지지만 대부분 어르신들이고 그 중에도 대부분 남자분 보다 여자 분이 많다. 또 한결같이 할머니들은 겨울철이 되면 뼈 마디마디 통증을 호소하신다. 고된 농사를 하시느라 뼈가 상하는 것도 잊은 채 열심히 하셨던 것이다. 병원을 갈려니 멀고, 돈도 아깝고 아파도 참으신다.그래서 나는 겨울한철 일주일에 한번씩 할머니들에게 10년 동안 가족들과 주위 지인들에게 놔준 봉침요법을 매주 월요일 5시간정도 회관 할머니들께 침을 놓기 시작했다. 처음엔 몇 명만 맞았는데 갈수록 효과를 봐서인지 모두가 다 맞겠다고 해서 어떤 날은 종일 걸리기도 했다. 침을 놔 드리면서 할머니들의 고생담도 듣고 밥도 함께 먹으면서 한 식구같은 어느 정도 마음을 열고 다들 좋아 하셨다.이제 곧 겨울이 오면 할머니들은 나를 기다릴 것이다. 나는 상처뿐인 할머니들을 위로하러 매주 갈 것이다. 귀농인 누구에게나 주민들과의 화합이 쉽지 않다고 한다. 모두가 다 한번씩 실랑이를 벌인다. 나 역시 처음엔 화통한 성격으로 오해를 받았다. 그것이 나는 가깝게 다가간다는 행동이 주민 중에 꼭 한 두분은 자기들을 무시한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복잡한 것 같지만 사실 단순하다. 먼저 주민들을 인정해 주는 것이 우선이다.지난 감자 수확땐 감자를 5박스 ,마늘2접 일곱분 한테서 받았다. 며칠 전에 이장님 전화가 왔다. “고구마 캤은께 내려와서 가꼬가 해지기전에 빨리 와이!”왠지 가슴이 찡하다. 알고 보면 속정이 많은 분들이다. 이제 나는 이 마을 주민이다!
귀농정착 성공안정적 귀농 정착을 위해 그 출발점은 자기 자신의 의지와 계획이겠으나 그 계획 또한 수정될 수 있고 의지 또한 강화될 수 있는 것이 교육이었다. 귀농인은 교육을 통해 거듭날 수 있다. 나는 교육을 받고 귀농의 확신과 미래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다양한 많은 사람들과의 인맥 네트웍을 만들 수 있었고, 또한 함양군내 여러 행사에도 참가하여 미흡하나마 함양군 전체의 그림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지역주민과 함께 농산물 생산 및 판매, 일자리 창출에 집중할 것이며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판매와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유통 라인을 만들고 싶다.
올바른 먹거리 생산은 생명의 존중에서 출발해야 된다고 본다. 1200주의 블랙베리 생산에도 오미자 생산에도, 임농산물 모두 정성으로 재배할 것이다. 내년에는 블랙베리의 가공상품화를 위해 블랙 커런트를 5백주 심을 계획이다. 지역내 여주작목반 반장으로서 내년 재배활동도 기대되며, 보다 많은 주민들과 화합하여 지역생산물을 제 가격 받을 수 있는 그날까지 열심히 노력 할 것이다.
그리고 귀농인의 애로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귀농정착을 위해서도 힘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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