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숨결처럼 편안하게 느껴지던 유년시절, 할아버지 따라 다녔던 대소간 집안 혼례나 제례 풍경... 무척이나 좋아했던 우리문화 한 켠들이 성장하면서 내 생활 속에 일부로 항상 자리매김하고 곁들여져 있었다는 기억이 새록새록 정겹다. 무조건 우리 것을 애찬하고 소망하며 서양문화를 받아들임이 편치 않았던 참 왜곡된 문화 편식을 해온 것도 인정하지 않을 순 없다. 오랜 역사 속 생활 습관이라 우리 삶속에 생명력을 가지고 단절없이 흘러온 숨 쉬는 것과 같은 어찌 이보다 더 나은 생성 원리가 있겠냐고 믿고 있었다. 우리네 사회생활 자체가 그대로 전통 문화라 여기고 있는데, 이제 우리 전통문화  축제를 열어 팔 만한 꺼리로 상품화하는 것은  그만큼 전통과 멀어지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는 반증일 것이다. 일제시대 우리정신의 뿌리가 짓밟히는 경험과 해방이후 반 자연주의 현대 서양 문화의 물결이 우리의 얼을 또 다시 말살하고 있는 건 아닌가, 우리 민족의 우수한 전통과 참교육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아쉽다. 까치가 나무꼭대기 집을 지으면 그 해는 바람이 많다고 키가 작은 품종의 볍씨를 담구고, 땅 밑 개미들이 갑자기 이동을 하면 홍수가 있을거라 보았고, 제비가 낮게 날면 수삼일 후 비가 오리라는 것을 알았던 우리 조상들은 단오 물 잡으면 농사는 다 짓는다, 오월 단오 안에는 못 먹는 풀이 없다는 말이 있고 자연과 이어진 우리 생명의 법칙으로 보았고 자연의 순리대로 돌아간다고 믿었다. 6월20일이 음력으로 5월5일 단오 명절이다. 쇠 코 뚫는 날, 수릿날, 천중(天中)절이라하고 일 년 중 가장 태양의 기운이 왕성한날이라 큰 명절로 여겼다. 정월대보름은 달의 축제, 단오는 태양의 축제인데, 메르스의 여파로 전국 단오제가 거의 다 취소된 게 안타깝다. 태양의 기가 극에 달하는 날, 오시(午時)에 쑥을 뜯고 그네를 뛰어 태양신을 가장 가까이 접하며 제일 먼저 익는 과일 앵두로 마을 수호신에게 공동체 제사를 지내고 창포를 삶은 물로 머리를 감고 액을 물리치는 창포뿌리 비녀도 만들어 연지나 주사도 발라 수복글자 새겨 몸에 지니는 벽사치장도 해보고, 오색실로 단오부적도 나누며 다소나마  현실의 위안을 받아보았으면 했는데... 하수선한 요즘 쑥이나 익모초 뜯어다 말려 집안을 출입하는 대문 옆에 세워두면 메르스 불안도 극복하고 여름을 건강히 나게 해달라는 소박한 기원을 해봄직도 할 듯하다. 우리가 되찾아야하는 것은 한옥마을을 조성하여 온갖 가게들이 즐비한 환경오염 소비시장이 아니라 생각되며 자연을 파괴하며 이웃을 경쟁대상으로 삼지 말고 생활 곳곳에 뿌리내려놓은 지혜롭고 신명나는 우리 전통 문화를 되살리고 빛낼 의무를 가져보자. 우리 것을 되찾고 몸을 실어 맛깔나고 멋스럽고 흥에 겨운 내 이웃, 지역사회에 전통문화를 꽃피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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