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의 70%가 산지로 이뤄진 대한민국. 6.25 전쟁으로 황폐화된 산에 나무심기를 통해 푸르게 만드는 산림 녹화사업이 전국적으로 시행된 것이 60~70년대였다면 80~90년대는 심겨진 나무를 가꾸는 시기였고, 최근에는 수목원과 휴양림을 비롯한 산지를 이용한 힐링 휴양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예전의 산은 개발 가능한 곳은 유실수를 심고, 아니면 산나물이나 버섯 등 임산물을 채취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치유의 공간이자 힐링의 공간으로서 최고의 휴양지로 각광받는다. 그 중에서 국유림의 관리를 맡고 있는 국유림관리소는 국민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휴양림이나 치유의 숲을 만들어 삶의 쉼터로 만들어 나고 있다.
지난 27년간 산림행정과 산림정책 등을 수행한 산림 전문가 권창환 함양국유림관리소장을 만나 우리나라 국유림의 실태와 앞으로 활용 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권창환 소장은 “보통 산림청이 산불방지가 주요 업무로 알고 있는데, 이는 극히 일부”라며 “함양국유림관리소에서는 매년 100ha 정도에 나무를 심고, 1500ha의 나무를 가꾸고, 또한 이를 관리하기 위해 휴양림이나 임도를 내고 이후 벌채해서 사용하는 것 등 다양한 업무를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19일 취임한 권창환 소장은 우선 국유림관리소를 소개했다. 함양국유림관리소는 함양지역을 비롯해 진주와 통영, 사천, 거제, 의령, 고성, 남해, 하동, 산청, 거창, 합천 등 12개 시군 5만3967ha의 국유림을 관할권으로 두고 있다. 이 속에는 지리산과 덕유산, 가야산, 한려해상 등 4개의 국립공원도 포함된다. 면적으로만 따지면 전국 27개 관리소 중 10번째 이내에 들어갈 정도로 광범위한 규모다. 이 모든 업무를 4개팀 17명이 발로 뛰어 해 내고 있다. 물론 임시직이나 별정직 직원들도 있지만 주요 업무들은 권창환 소장을 필두로 이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 권 소장은 “적은 수의 직원들이 12개 시군을 관리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지만 ‘산을 가꾸고 이용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모두 열심히 일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함양국유림관리소는 역사가 70년이 넘는 동안 함양에 있어 왔다. 1945년 이전에는 일본 경도·구주제국대 연습림으로 시작되어 46년 조선임업시험장 남선지장, 67년 안동영림서 하동·함양관리소, 69년 안동영림서 남원관리소 산청·하동·함양보호구, 87년 남부영림서 남원관리소 산청·하동·함양출장소로 이름이 바뀌었다. 91년에는 남원영림서 함양관리소가 신설되었으며 2006년 현재의 이름인 서부지방산림청 함양국유림관리소로 개칭되었다.청사 한쪽에는 오랜 기록을 보듯 등록문화재 제37호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함양 구 임업시험장 하동·함양 지장’이 자리 잡고 있다.
예전 가꾸는 산에서 벗어나 이제는 산림을 활용한 교육, 치유 등 산림복지의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이미 전국적으로 이름난 삼봉산 유아숲체험원은 매년 5만명 이상이 다녀가는 등 유아 산림 교육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권 소장은 “아이들이 와서 흙을 만지고 자연 속에서 놀 수 있는 공간”이라며 “매년 꾸준하게 방문객들이 늘어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관리소에서는 통영 미륵산에 또 다른 체험장을 준비하는 등 아이들에게 자연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다. 아울러 경제림 육성단지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상징숲·국민의숲·도시숲 등 국민들의 기대에 맞춘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목재 자급률은 15%에 그친다. 70%가 산야인 우리나라로 볼 때 아주 미비한 것이다. 권 소장은 “국유림의 목적 자체가 목재 조달의 전진기지로 큰 나무를 생산해 필요한 부분에 사용하는 것”이라며 “이와 대조적으로 사유림의 경우 목재 생산 보다는 산림 부산물을 생산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권창환 소장은 산이 좋아 대학도 임학과에 들어갔을 정도로 산 사나이다. 그는 “대학에 들어가서 거의 매일 산에 다닌 것 같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산을 마음 놓고 다닐 수 있는 직장을 구하다 산림청에 들어오게 됐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미래의 직업으로서 ‘산이 내 직장의 터전’이라는 생각도 아주 좋다.”라며 산림 공무원으로서 자부심을 나타냈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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