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관광, 먹거리로 승부하자 사람에게 있어 가장 기본적인 욕구임과 동시에 즐거움은 먹는 것이다. 먹는다는 것은 그 만큼 사람들에게 절실한 것임과 동시에 오감을 자극하는 즐거움이기도 하다. 먹을 식(食), 밥 식(食) 자는 사람 인(人)과 어질 양(良)으로 구성돼 사람의 먹을거리가 인성에까지 작용한다는 선현들의 지혜가 담겨있다. 즉, 무엇을 먹느냐가 인성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 그만큼 사람에게 먹을거리는 중요하다.이 같은 먹거리는 지역 마다 고유의 향기를 가지고 있다. 어느 한 지역의 문화와 전통, 사회와 경제 등 그 지역이 가지고 있는 생활양식이나 사고방식, 그리고 정서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이 음식이다. 그래서 향토음식만으로도 그 지역의 특성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다. 이런 의미에서 음식은 단순한 상품구매의 장소가 아닌 하나의 문화로써의 그 의미 자체를 더하고 있다.주간함양은 함양의 전통 먹거리 향토음식을 찾아 그 먹거리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한편, 향토 음식 발굴의 중요성과 음식거리의 발전을 위한 방안 등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편집자 주> 1. 100만 관광객, 그러나 먹거리가 없다.2. 함양의 먹거리 향토음식3. 함양의 먹거리 종가음식4. 선비의 고장 안동의 종가음식5. 세계적인 먹거리 전주비빔밥6. 함양의 먹거리로 관광객을 사로잡자 6. 함양의 먹거리로 관광객을 사로잡자 세대를 지나며 더욱 발전된 함양의 다양한 향토음식들을 이용해 지역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그 동안 함양의 향토음식과 종가음식, 그리고 타 지역의 음식들을 두루 살펴보며 함양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각 지역의 전문가들이 가장 중요시 생각하는 것은 ‘현 세대 트렌드에 맞는 음식을 개발하고 이를 대중화 시켜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특히 ‘지역에서 가장 많이 쉽게 접하는 보편적인 음식을 지역의 대표 음식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가장 단순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우리지역에서 나는 가장 대중적인 음식을 현 트렌드에 맞게 재 탄생시켜 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맛있는 빵을 먹기 위해 먼 거리를 마다않고 대전이나 안동, 전주 등지를 찾는 관광객들을 볼 때 지역의 빼어난 먹거리 하나가 지역의 관광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 먹거리는 지역 경제 견인차 지리산과 덕유산 국립공원이라는 어느 지역에서도 볼 수 없는 큰 자산을 갖고 있는 함양군. 그렇지만 함양을 찾는 관광객들은 단순 스쳐 지나가는 곳으로만 여겨 왔다. 상림을 찾는 관광객들은 2~3시간 동안 상림을 거닐지만 정작 이곳에서 먹고 쉬고 가는 경우는 드물다. 지리산과 덕유산을 오르는 이들도 함양은 잠시 기착지일 뿐 머물고 휴식을 취하는 장소로 활용하지는 않는다. 안동에서 만난 음식전문가는 “함양에 그렇게 자연이 좋은데 먹거리도 풍부하겠어요.”라며 되묻기도 했다. 오랜 전통과 문화를 자랑하는 함양군에 당연하게 자랑할 만한 먹거리가 없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지역의 향토식품에 대해 문의해도 막연하게 흑돼지나 산채비빔밥, 어탕 등을 말하며, 대표 음식점에 대해서는 대부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떤 이는 향토음식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음식점은 없다고 할 정도로 지역 내에서도 향토음식에 대한 인식 자체가 전무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는 식도락 여행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맛있는 음식을 찾아 맛집 순례를 하는 식도락가들이 늘어나면서 집에서 밥을 해먹는 것보다 외식이 더 많을 정도로 외식산업이 크게 성행하고 있다. 우리 지역의 맛있는 먹거리는 침체된 우리지역의 관광산업을 견인할 수 있는 요인이 되기에 충분하다. 특색있는 음식 거리는 필수 함양의 먹거리를 체계화 시키고 이를 보다 대중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현재 함양의 ‘100세 음식 지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훌륭하게 운영되는 편이다. 여타 지역의 음식거리는 지자체 지원이 중단된 경우 상인간의 불협화음과 이권 등으로 유야무야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전주비빔밥 거리 역시 특화사업으로 진행됐었지만 지원이 끝나면서 거리의 이름만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렇게 보면 함양 100세 음식 지구는 상림을 찾는 관광객들이 함양의 먹거리를 맛볼 수 있고,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순기능적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상인간의 조화를 통해 더욱 발전해 나가고 있어 전국적인 모범 사례로 꼽힌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다. 특화된 음식지구지만 특화된 음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한 음식 전문가는 “우리의 곁에서 우리가 늘 먹어오던 것이 우리 지역의 대표 먹거리”라며 지역 향토음식을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음식지구 대부분의 음식점들을 살펴보면 여느 지역에서도 볼 수 있는 음식들을 주 메뉴로 선택하고 있다. 함양의 대표 향토음식이라 할 수 있는 산채비빔밥, 흑돼지, 어탕 등의 음식들은 이곳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상림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함양을 대표하는 먹거리를 접하게 함으로써 함양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오래도록 남겨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전주에서 만난 관계자는 “전주에는 어느 식당을 가나 전주비빔밥이 있다. 작은 분식점부터 시작해 고기집, 대형 식당 등에는 꼭 메뉴에 전주비빔밥이 올라 있다. 전주 어디서든 전주비빔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그만큼 큰 홍보효과를 불러온다.”라고 충고했다. 종가 끌어들이는 게 관건 조상을 극진히 숭배하고 내 집을 찾는 손님을 융숭하게 대접하는 봉제사(奉祭祀) 접빈객(接賓客)의 전통이 만들어낸 종가음식(宗家飮食). 종가에서 대를 이어 내려온 종가음식은 그 하나하나가 집안의 전통이며, 지역의 향토색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소중한 문화자산이다.함양을 대표하는 3대 종가에서 엄선된 종가음식 6종. 하동정씨와 풍천노씨, 그리고 남원양씨 종가에서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종가음식들은 각기 그 종가만의 개성이 스며있다. 함양군에서도 이를 적극 개발하고 산업화 구상까지 세워놓은 상황이다. 전국적으로 아직까지 종가음식을 체계화 하고 이를 더욱 발전시켜 대중화 한 지역은 극히 드물다. 앞에서 살펴본 안동 예미원의 경우는 지자체의 노력과 지원이 뒤따른 성과로 볼 수 있다. 함양군의 경우 이 같은 지원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함양군에서도 종가음식에 대한 더욱 많은 투자와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안동에서는 종가음식을 산업화하기 위해 자치단체는 물론 종가에서도 협조를 아끼지 않았다. 종가의 음식을 내 놓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예미원 관계자는 “종가 음식을 산업화하기 위해서는 의지가 필요하다. 종가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이를 체계화된 래시피로 만들고, 또 다시 이를 체계화하고 대중화시켜 산업화 해 나가는 노력과 의지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라고 충고했다. 김해중 군 자원식품담당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발굴된 종가음식들을 꾸준하게 교육 시키고 이를 더욱 발전시켜 함양 종가음식을 내 놓을 수 있는 음식점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종가음식 산업화 계획을 설명했다. 발전 가능한 함양의 음식거리 함양군에서는 상림공원 인근의 100세 음식거리를 비롯해 안의면의 안의갈비 거리, 마천면의 흑돼지 거리 등 지역 향토음식을 특화한 음식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십여 곳의 안의갈비 전문 식당들을 한 데 묶어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거리를 조성하고 명맥만 유지되고 있는 마천 흑돼지 식당들을 한데 묶는 작업도 계획하고 있다. 북부지역의 안의면과 중부 함양읍, 그리고 남부 마천면 등 3개의 지역 특색에 맞는 음식거리가 조성된다면 수많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여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특화거리 조성 이후에는 이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조성 이후 지자체의 손길에서 벗어난 특화거리들이 쉽게 제 모습을 잃어가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음식점에 대한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고객 서비스와 맛의 품격을 높여 나가야 한다. 지자체와 음식점 업주들의 꾸준한 노력이 성공의 열쇠를 쥐고 있다. <인터뷰> 정계임 진주향토음식연구원장 “향토음식에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수십 년간 향토음식을 연구하며 지역 향토음식을 발전시켜 온 정계임 진주향토음식연구원장. 진주비빔밥 명인 1호이기도 한 정계임 원장은 향토음식에 대해 “수 천년을 내려오며 개량되어지고 정립되면서 지금까지 내려온 현재 우리가 먹는 음식들은 그만큼 우리의 몸에 적합하며 좋은 것 들”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향토음식을 먹는 것만으로도 건강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수십 수백 세대를 내려오며 우리들의 몸에 맞게 개량된 음식들. 정 원장은 “그 지역의 특성에 맞는 향토 음식은 그 지역민들에게 그만큼 큰 보약이 없다.”라며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내 몸을 구성하는 유전자는 선조들이 먹었던 음식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으며 후세가 먹으로 그만큼 건강해지는 것”이라고 풀어서 이야기했다. 정계임 원장은 수십 년 동안 음식을 만들고 연구하면서 선조들의 지혜에 놀라워했다. 그녀는 “옛 음식을 재현하고 만들어보면 우리 선조들에게 너무나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라며 “우리의 선조들의 얼마나 현명하고 과학적이었는지는 음식을 통해서 체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정 원장은 최근 지역 특색 음식 바람이 일면서 각 지자체가 앞 다투어 향토음식을 개발해 내는 것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정 원장은 “지역마다 일부러 만들지 않더라도 아주 좋은 전통음식이 있어왔다. 있던 것을 끄집어내면 된다. 집집마다 고유의 내림음식이나 음식 노하우가 있다. 이것을 끄집어내어 체계화 시켜 나가야한다. 할머니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내림 음식을 조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정 원장은 어린 시절부터 집에서 떡집을 해 요리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후 요리 관련 학과를 나와 지역을 대표하는 요리 명인이 된 그녀는 최근 진주비빔밥 명인 1호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그녀는 고서와 실증 등을 통해 칠보화반 진주비빔밥과 교방음식 등을 꾸준하게 연구하고 있다. 현재의 진주비빔밥 원형도 그녀에 의해 정립됐다. 그녀는 진주비빔밥에 대해 “산나물들 등을 다듬어 삶고 볶아 정성이 가득 들어간 것이 진주비빔밥으로 단아하면서도 품격이 느껴진다.”라며 “나물 하나하나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이것들을 모두 모아 놓으면 제3의 음식이 탄생한다. 융합의 시대에 걸맞은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정계임 원장은 “향토음식을 계승 발전시키는 것은 지역 농산물을 살리고 건강한 몸을 만들 수 있는 길”이라며 “크게 새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을 가지고 내 놓으면 된다.”라고 말했다.강대용 기자※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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