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장 친구를 사귐에는 모름지기 삼분의 의협심을 가져야 하며 사람됨에는 반드시 한 점의 순수한 마음을 지녀야 할지니라. <원문原文> 交友(교우)엔 須帶三分俠氣(수대삼분협기)하고 作人(작인)엔 要存一點素心(요존일점소심)이니라. <해의解義> 동양사상에서 벗을 사귀는 도리는 대단한 덕목으로 여겨져 왔다. 특히 공자는 논어의 여러 부분에서 이 벗을 사귀는 도리에 관해 언급하고 있다. 이 장에서는 친구를 위해 희생할 수 있는 마음가짐인 의협심에 관해 말하고 있다. 고락을 같이할 각오가 없는 사귐이라면 참다운 우정이라고 할 수 없다. 인격과 교양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타고난 본연의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 한 조각을 잃지 않고 보존하는 것이다. 주제를 요약하면 인생에서 진정한 벗을 두지 못한 사람은 성공했다고 말할 수 없다. 진정한 벗이란 자신의 그림자와도 같아서 동고동락(同苦同樂)을 함께하는 사람이다. 만약에 그러한 친구가 주위에 없다면 그 사람은 누구와 고통을 반으로 나누고 기쁨을 배로 늘릴 것인가. 진정한 친구의 얘기 한토막. 한 사람이 꿈 속에서 가장 친한 벗과 나란히 백사장을 걸어가고 있었다. 그 사람은 꿈 속에서조차 가장 절친한 벗과 함께 걷는 것이 너무나 기뻤다. 한참을 그렇게 걸어가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 벗과 함께 걸어온 백사장엔 둘의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그 발자국을 바라보며 그 사람은 행복감에 잠시 눈을 감았다. 그런데 잠시 후 눈을 떴을 때 그 사람은 자신이 인생의 고통 한가운데 서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상은 자기에게 등을 보이고 사랑하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자기에게서 떠나갔다. 삶은 더욱 고달파졌고 그는 마침내 바닥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그 순간 그 사람은 뒤를 돌아다보게 되었다. 자신과 함께 걸오왔다고 믿었던 벗은 사라지고 백사장엔 자신의 발자국만 쓸쓸히 남겨져 있었다. 그 사람은 옆에선 벗에게 원망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정말 너를 믿고 의지했는데... 언제나 나와 함께 하겠다고 했던 약속은 없더구나.” 울음을 터뜨리는 그 사람의 손을 잡으며 벗은 다정하게 말했다. “소중한 벗이여 네가 힘들고 어려울 때 나는 너를 떠난 게 아냐, 다만 네가 힘들고 어려울 때 그 시련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지켜보았을 뿐이지, 그리고 언제나 네 곁에 나는 있었단다. 백사장에 발자국이 한 사람뿐인 건 바로 그 시련의 순간에 내가 너를 업고 다녔기 때문이야.”라고 말했다. 이것이 진정한 우정이겠지요. <주註> 須(수) : 모름지기. 帶(대) : 띠다. 허리띠를 말하며 몸에 붙어 있음을 의미함. 三分(삼분) : 10분의 3. 俠氣(협기) : 의협(義俠)의 마음, 의생하고 봉사할 수 있는 마음. 作人(작인) : 사람됨. 素心(소심) :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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