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와 호흡을 같이 하는 NH농협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여일구(51) NH농협 함양군지부장은 인터뷰 내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농협, 농업인들의 이웃과 같은 농협을 강조했다.
여일구 지부장은 항상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심한다. 그의 의자 뒤편에 걸려 있는 대형 현수막에는 ‘군민소득 3만불 시대를 위해 농협이 함께 뛰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군민소득 3만불 시대’는 함양군이 가장 크게 내세우는 슬로건이다. 그는 “지역 사회와 호흡을 같이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함양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군민소득 3만불 시대에 발맞춰 농업인들의 수익증대를 위해 농협에서도 농가소득과 연결시켜 나가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함양 마천 출신으로 1990년에 농협에 입사한 여일구 지부장은 은행 업무부터 시작해 농산물 판매, 지도, 검사 등 20여 년 동안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다. 그는 생산자 조직관리(작목반)와 파종부터 생산까지의 품질관리, 그리고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극대화시키는 작업까지의 산지유통에서부터 대형마트 등 유통을 관리하는 소비자 유통부서까지. 여 지부장은 “저 보다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농촌지역인 함양군으로서는 여일구 지부장의 이 같은 다양한 유통 경험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무대이기도 하다.
지난 1월 부임한 여일구 지부장의 신념 중 하나는 ‘농업과 농촌의 발전이 곧 농협의 존재 이유이자 모토’라는 것이다. 그는 “농업과 농촌이 없는 농협은 상상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농협을 찾는 고객은 단순한 고객이 아니라 동반자.”라고 역설했다. 이 같은 신념은 그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지역밀착형 공익사업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그가 지부장으로 부임한 이후 가장 먼저 한 일 중 하나는 ‘함양을 아십니까.’라는 캠페인이었다. 함양에 살면서 함양의 역사와 문화유산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군민들을 위해 문화원과 협력해 다양한 문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NH농협 직원 모두의 명함 뒷면에 함양의 위치와 함양에서 생산되는 대표 농산물인 딸기, 양파, 사과, 곶감 등이 설명되어 있다. 아주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어느 누구도 이 같은 방법으로 함양을 홍보하지 않았다. 여 지부장은 “함양 주민들은 실제로 역사 문화유산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문화원과 협력해 농협이 돈만 버는 곳이 아니라 지역 문화 발굴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인구 4만 붕괴의 위협에 놓인 함양군의 인구 증가 시책에도 NH농협이 적극 앞장서고 있다. 그는 “함양군지부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100% 함양으로 주소를 이전한 함양 군민”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는 농협이 다양한 일들을 해 나가며 가장 가까운 곳에 있지만 정작 군민들이 농협에 대해 잘 모르는 것에 대해 아쉬워했다. 그는 “우리나라 은행들 대부분은 외국계 은행이지만 농협은 100% 우리나라 자본으로 운영된다. 농협은 협동조합으로 조합원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됐으며, 발생하는 수익 100%를 조합원들에게 환원한다. 이 같은 좋은 뜻을 가진 것이 농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가장 선호하는 은행’ 선호도 조사에서 NH농협이 30%로 가장 높은 지지도를 보였다. 그만큼 농협에 대한 인지도와 함께 신임도가 높다는 것이다.
여일구 지부장은 함양군 농업의 미래에 대해 아주 밝은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토지와 자본, 그리고 노동 이 세 가지로 농업 생산성이 결정된다. 현재 함양은 모두 불리한 요소들만 가지고 있다. 산지가 많고 고령화로 인해 노동력도 점차 잃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렇지만 그는 함양 농업의 경쟁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가지고 있는 자연 문화자원을 최대로 활용하는 것이다. 그는 함양의 경쟁력으로 첫 번째, 함양의 가진 자연환경, 즉 친환경 청정지역과 게르마늄 토양을 꼽았다. 두 번째로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 세 번째로는 천년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함양의 이야기, 마지막으로 가공식품 관련 산업의 발달 등 4가지 큰 장점들을 꼽았다. 그는 이 같은 장점들을 융합한다면 미래 농업 성장 동력인 6차 산업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깨끗한 환경과 그곳에서 생산되는 청정 농산물의 체험과 판매, 그리고 관광까지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곳이 함양”이라며 “함양은 6차 산업의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여일구 지부장은 마천이 고향으로 현재도 여전히 그곳에 부모님이 생활하고 있다. 은퇴한 이후에는 고향 함양에서의 생활을 준비 중인 여일구 지부장. 그는 “개인의 이익이나 입장을 생각하면 지부장 자리를 지킬 수 없다. 농협의 공익적 기능, 사회적 약자를 위해 일한다는 사명과 함께 고향 함양을 위해 일한다는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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