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참으로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산야의 초목들이 생기발랄하게 잎과 꽃 피우는 모습에서 원초적인 생명의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또한 5월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식목일, 스승의날, 가정의날, 성년의날, 부부의날, 바다의날, 석가탄신일 등 뜻 깊은 기념일이 있어 좋습니다. 5월의 학사일정에는 소풍, 야영훈련, 수학여행, 체육대회, 진로체험학습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교내외 학습활동들도 많습니다. 5월의 교정에는 장미꽃 봉우리처럼 예쁘게 피어나는 우리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뛰놀고 있습니다. 봄바람에 나부끼는 신록처럼 싱그러운 아이들이 눈이 부십니다. 교내 체육대회를 준비한다며 일주일 전부터 1,2,3학년 같은 반끼리 선후배가 한 팀이 되어 쉬는 시간에도, 방과후에도, 휴일에도 각종 체육경기를 연습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체육대회가 열리는 날은 응원 소리가 학교 운동장과 체육관이 떠나갈듯 요란스럽습니다. 본의 아니게 심판을 보는 교사들이 경기 판정을 잘못 내리기라도 하면, 아이들의 항의로 곤욕을 치르기도 합니다. 체육대회는 평소 교실에서 졸던 아이들도 팔팔한 생명력이 넘치는 날입니다. 아이들과 교사가 함께 어우러져 뛰고 달리며, 힘을 모아 겨루는 시합을 하면서 때로는 자기 팀이 져서 속상하여 눈물을 흘리기도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정말 신나고 즐거운 날입니다. 체육활동은 건강하고 건전한 정신을 연마하는 동시에 시합을 통해 경쟁심, 협동심, 단결력, 일체감뿐만 아니라 사랑과 우정을 꽃피우게 하는 산교육입니다. 이런 일련의 교육활동과 대비되는, 학교의 당면문제인 교실 붕괴, 학교 폭력, 교권의 추락은 교육의 본질과 학교의 역할에 대해 되돌아보게 합니다. 오늘날과 같은 국가 주도의 학교 교육은 근대에 이르러, 강력한 국가 체제 유지와 인재 양성의 필요성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즉, 산업혁명에 따른 근대 시민사회의 인력 수급을 국가가 주도하면서 이에 따른 학교 설립과 교육내용을 관장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초기 자본주의사회를 주도하는 엘리트는, 좋은 학벌과 직장[직위]을 얻어 좋은 가문의 배우자를 만나 의식주를 풍족히 하고 권세를 누리면 성공한 삶으로 여겨졌습니다. 이제 세상이 바뀌면서 ‘성공’의 보편적인 개념도 다양하게 바뀌고 있습니다. 재미있게 사는 것, 행복하게 사는 것, 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 일을 하는 것[자아실현]을 성공으로 여기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은 진로를 선택할 때, 무엇보다도 자신이 좋아하면서 잘 할 수 있는 소질이나 소중히 여기는 가치, 자신의 성격에 맞는 일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 아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야 행복한 시대입니다. 국가가 미래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바람직하고 다양한 학교와 교육내용의 메뉴는 수요자인 아이들이 선택하는 시대입니다. 다중지능 이론가인 하워드 가드너에 의하면, 사람은 누구나 잘하는 것이 한 가지는 있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일은 잘 할 수 있고, 그 일에 평생을 바쳐도 후회가 없다고 합니다. 학자들에 의하면 사람의 능력이 100이라면 학교 성적은 2∼3에 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배움[학습]은 중요하지만 배움 자체의 직업(학자 등)은 5%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직업의 수가 2만 직종이 된다고 하는데, 이 중에 공부 자체가 직종인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습니까? 오늘날은 좋은 인성을 가진 사람이 높이 평가받습니다. 다중지능 이론 중, 대인관계 지능이 높은 사람이 사회역량으로 우대받습니다. 인간관계가 원만할수록 인생은 즐겁고 풍요롭습니다. 즉, 더불어 살아가면서 함께 즐기고 배려하며, 동시에 협력하고 융합하는 인성이 이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입니다. 학교의 교실 붕괴, 교권의 추락은 단순히 교육의 부조리에서 발생했다기보다는 다변화되고 다가치화, 다양화된 수요자[아이]의 요구에 학교가 부응하지 못하는 측면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신세대의 아이들에게 기성세대들이 학습했던 것처럼 인내와 복종의 미덕을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교사는 지식을 전수하는 기능인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꿈과 끼를 찾아주는 조력자가 되어야 합니다. 좋은 학교는 꿈꾸는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입니다. 아이들이 미래에도 행복해야, 교사는 비로소 스승으로 행복합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