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은 도시생활을 접고 산 좋고 물 맑은 지리산 청정고장 함양으로 귀농·귀촌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은 수기집 ‘당신의 귀농을 응원합니다’를 지난 3월 발간했다. 수기집에는 2월말 수기공모에 응모한 사연 중 귀농을 원하는 사람들이 최대한 시행착오를 줄이고 안정된 정착을 도울 수 있는 귀농귀촌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주간함양은 귀농자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더 나은 귀농·귀촌 문화 정착에 도움을 주고자 이들의 이야기를 지면을 통해 소개할 예정이다. 글싯는 순서권창식님의 이야기손영현님의 이야기신근수님의 이야기정영균님의 이야기김상국님의 이야기 가슴속에 꿈과 열정을 품고 있는당신이여, 두려워 말고 도전하라.무모한 돌진이 아닌 체계적이고똑똑한 도전은 여러분의 인생을더욱 풍요롭게 할 것이다 매일 어김없이 찬란한 햇빛은 이 땅을 비추어주고 오직 인간에게만 주어진 신성한 권리인 우주만물을 길들이는 일에 하루를 시작한다.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어떻게 입을까, 또한 자녀에게 어떤 교육을 시킬까 등 끊임없는 상념들로 새벽5시에 눈이 번쩍 뜨인다. 전쟁터에 뛰어 들어가는 심정으로 하루를 시작하여 해가 서산 너머로 숨어 버릴 때 까지 지쳐 쓰러지기 일보 직전의 남루한 몸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이렇게 오늘이 오늘이고 내일이 그저내일인 버거운 세월은 무수히 흘러 어느새 머리엔 소복이 하얗게 서리가 앉아있고, 내 나이 지는 해처럼 반백년을 넘어 61세를 바라본다. 슬하에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두었으나 장성하여 더 이상 부모의 도움이 필요치 않고 내 품에서 떠나 평생해로 할 각자의 짝을 찾아간다. 오래전 내가 그들과 비슷한 나이 즈음, 하루일과를 끝내고 보금자리로 돌아와 종일 쓰다 남은 주머니 속 시끄럽게 굴러다니는 동전들을 꺼내어 방바닥에 쏟아 부으면 아이들은 서로 담느라 시끌벅적 즐거워했는데… 이제는 그 동전들을 보고 좋아하며 깔깔대던 아이들도 각자의 삶속에 들어가 한번 보기 힘들고 내 삶도 지는 해가 되어 무력해져 갈 즈음…2012년 10월, 내 고향 경남 함양으로 귀농을 하였다. 아내는 한사코 농사일이 싫다하여 처음에는 동참치 않았고 혼자서 땅을 구하고 터를 잡고 독수공방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막상 농촌에 내려오니 무엇을 어디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참으로 막막하기 그지없었다. 고향이라고는 하나 오랫동안 떠나있던 곳이라 아무런 연고도 없고 농지도 없고 자금도 넉넉지 않아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라면 세 박스로 시작한 그해 겨울은 그렇게 유난히도 추웠다. 이미 너무 많은 빚으로 시작한 터라 당장이라도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데… 바로 귀농자금 받기도 어려웠고 급하게 사둔 한우 40마리의 사료 값도 비싸서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나마 소개받아 축협에 축사 소독요원으로 취업을 하게 되어 120만원이라는 고정 수입을 얻게는 되었으나 적자가 매월 150만원이었다. 그 와중에 사촌누이의 아들이 도움을 주겠노라고 들어와 손과 발이 되어 주었으나 산 너머 산이라고 믿었던 그 조카가 내 신분증을 도용해 카드론, 신용카드 무단사용, 대출 등 각종 금융사기로 내 목을 더욱더 옥죄는 아픔까지 더해졌다. 그렇게 밤낮 잠 못 자고 깨달은 것은 내 삶을 보상받고자 또는 안락한 노년을 꿈꾸며 계획 없이, 준비 없이 하는 무작정의 귀농선택은 남은 인생마저 좀먹게 한다는 것이다. 귀촌, 귀농은 은퇴 후 꼼꼼한 계획 하에 산출된 자금으로 시작해야 실수를 최소화 할 수 있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지만 도와주겠다고 쉽게 접근하는 사람의 손을 덥석 잡을 것이 아니라 경계하고 옳고 그름을 잘 선택하여 도움이 필요할 때 다양한 경로로 직접 요청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이런 큰일을 계기로 아내는 내 곁에 와주었고 피할 수 없다면 이겨내면 된다는 믿음으로 마음가짐을 바꾸었다. 아내는 근처 노인요양원에 취직하여 얻는 고정수입으로 금융사기로 인한 피해액의 이자를 막아주고 나는 한우 40마리를 정리하여 피해액의 일부를 갚았다. 더불어 동네 주민들과의 교류로 신임을 쌓아 계약금 정도만 내고 농지를 임대받아 농사와 소독요원을 병행하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보냈다. 그렇게 하여 지금은 경남 함양의 자랑 양파 2천여 평, 여주 하우스4동, 취나물, 벼농사 2만여 평, 고추, 블루베리까지 다양하게 경작을 하고 있고 연매출 8천~1억 정도의 수입이 생성되고 있다. 또한 뒤늦게 시작한 블루베리로 올해 더 큰 목표도 가지고 있다. 농사뿐 만 아니라, 2차 가공에도 관심이 많아 곧 실행 예정이고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공급도 시작하고 있다. 비록 빚잔치로 시작했으나 하나씩 메워 가고 있는 지금, 더 큰 꿈과 희망이 있음에 행복하다. 나아가서는 귀농 희망인을 위한 교육을 통해 나와 같은 시행착오로 많은 것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또 다른 목표이다. 또한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과 고향을 떠나 힘들게 지내는 친구들에게 20kg찹쌀현미 약80포대정도, 적지만 지난 3년 동안 무상 나눔을 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더 많은 나눔을 실천해나가는 것이 작은 희망사항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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