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전 아들을 장학금으로 공부시킨 박금시할머니(87세)의 장학금(100만원) 전달식이 함양제일고등학교 교장실에서 있었다. 걷기도 힘든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아들, 며느리의 부축을 받아 아들의 모교를 방문한 박할머니는 힘들었던 시기에 3년 내내 장학금으로 아들을 공부시킬 수 있었던 고마운 마음을 이제야 갚게 되었다며 편안해 하였다.  또한 5월 15일에도 성각스님(백년사)이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써 달라며 장학금 100만원을 조환용 교장에게 전달하였다. 기증식 자체를 부끄러워하였지만 법복차림의 단아한 미소를 띤 눈빛에서 겸손함과 종교인으로서의 신념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학교 관계자들은 전하였다.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하여 지역사회에 이바지하고 있는 아들의 후배들에게 쌈지 돈을 장학금으로 쾌척한 할머니의 아름다운 사연이 담긴 글 한 편을 소개한다.  박금시 할머니의 장학금  오늘은 작정하고 아들에게 전화를 했습니다.“학교에 좀 데려다 다오.”“어머니! 뭐하시게요?”“장학금을 주고 싶구나.”“장학금이라니요?”“지독한 가난 속에서 우리 아들에게 장학금을 준 학교, 그 고마움을 잊을 수가 없단다.”그동안 장판 밑에 모아 둔 쌈지 돈을 아들 앞으로 내밀었습니다.“삼십년 넘게 모은 돈인데 장학금으로 전달해 다오.” 아들은 함양종합고등학교에 수석으로 입학하여 부모를 기쁘게 해 주었습니다. 나이가 많았던 남편이 나무를 해 함양까지 싣고 와서 아들이랑 같이 밥을 해 먹고 학교에 바래다 주러 가면 친구들이 이렇게 놀리기도 하였답니다. “어이 친구! 너네 할아버지 오셨다.” 오늘 아들과 함께 함양제일고등학교에 갔습니다. 다리가 아파 잠시 잘 정리된 화단에 앉아서 우리 아들 학창시절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연산홍이 붉게 핀 화단 앞에는 학생들이 쉬는 시간인지 체육복을 입고 깔깔깔 웃는 얼굴이 좋았습니다. 젊음은 모든 것을 꿈꾸게 합니다. 우리 아들도 저렇게 활짝 웃으며 미래를 꿈꾸며 이 학교를 다녔겠지요? 교장실에 가니 인자하게 보이는 조환용 교장선생님이 계셨습니다.“선생님! 우리 집 아이가 이 학교 졸업생이랍니다. 옛날 학교 다닐 때, 집이 너무 가난했습니다. 아들 친구들은 진주고등학교를 간다고 자랑을 하는데도 우리 아들은 성적이 좋았지만 진주를 보낼 수가 없는 형편이었어요. 고맙게도 3년 동안 학비를 내지 않고 고등 학교를 다니게 해 주셔서 죽기 전에 은혜를 갚아야 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적은 돈이지만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으로 써 주세요.”“참으로 훌륭하신 어머님이십니다. 저도 갑자기 올해 88세이신 우리 어머님 생각이 나네요. 이 소중한 돈은 잘 전달하겠습니다." 교장선생님 말씀을 들으며 유자차를 마시는데, 가난한 집에 태어난 우리 아들이 공부하느라 고생한 생각이 자꾸 떠올라서 뜨거운 유자차를 쏟고 말았답니다. 내 나이 87살, 아들을 잘 키워준 학교에 묵은 빚을 갚은 것 같아 이제야 마음이 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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