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명품 산양삼의 명예를 고의적으로 훼손하려는 것일까. 최근 또 다시 함양지역 업체에서 불량 산양삼을 재료로 한 산삼주를 강남의 유명백화점에서 폭리를 취하며 판매하다 덜미가 잡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황주홍(전남 장흥 영암 강진)의원이 5월12일 JTBC 뉴스팀과 공동으로 강남 신세계 백화점에서 23만원에 판매중인 ‘지리산 산양 산삼주’를 관련 전문가(정찬문 충북대 특용식물학과 교수)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 제품에 사용된 재료는 산양삼이 아닌 2년근이 채 되지 않은 저급의 삼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료로 쓰인 삼의 가치는 채 2000원이 되지 않는다.
정 교수는 “이 산삼주에 활용한 인삼은 원료 삼으로 쓸 수 없어 가치가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감정했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는 “함양군이 지정한 농가의 산삼을 공급받아 술로 제조만 했을 뿐, 산삼의 진위 여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12년부터 산양삼을 향토산업으로 육성한다며 강원 양양, 경남 함양, 경기 광주 3곳에 사업자를 선정해 사업단을 꾸리고 각각 15억원의 국비를 지원해왔다. 이 돈은 업체들의 R&D, 홍보마케팅, 주류생산설비구축 등에 쓰였다.국가의 지원을 받은 사업단 가운데는 이 해당업체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업체는 포장에 ‘농림부 지정 함양군 향토산업 제품’이라고 표기해 마치 농림부가 인증한 제품인 것처럼 판매하기도 했다.
황 의원은 “국민 세금으로 가짜 산삼주 만드는 업체를 지원한 것”이라며 “수억원을 쏟아 부은 사업의 관리가 엉망”이라고 지적하고 “향토산업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해 이런 일이 또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며 “해당 업체에 대해서는 농림부가 행정처분 및 형사 고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2020세계산삼엑스포 유치를 위해 명품 함양 산양삼 육성에 힘을 쏟고 있는 함양군에서는 날벼락을 맞은 꼴이다. 이에 따라 군은 대책회의 등을 통해 철저하게 위법 행위를 가려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군에 따르면 해당 업체에서 사용한 산양삼은 3년근으로 품질검사를 거치지 않고 농가에서 판매했으며 해당업체에서 산삼주로 만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농가에서 품질검사를 하지 않고 고의적으로 판매한 것인지, 아니면 해당 업체에서 상당히 고가인 5년근 이상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품질검사를 거치지 않은 3년근 삼을 원한 것인지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여 진다. 군은 지난 13일 임업진흥원과 식약처, 경남도 등과 합동으로 해당 업체를 찾아 현재 보관중인 산양삼과 관련 서류 등을 조사하고 분석을 의뢰하는 한편 함양경찰서에서도 위법 여부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울러 군은 해당 업체의 보조사업에 대한 중지를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업체에서 보관 중이던 산양삼에 대한 검사결과와 경찰서 조사 결과가 나온 이후에나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명품 함양 산양삼의 명예를 더럽히는 행위에 대해서는 응당한 죗값을 물게 하겠다.”라고 말했다.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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