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에 주간함양에 글을 올릴 때 다음회엔 한남띠기의 예쁜 함양정착과정과 아름다운 네팔문화를 전해 드린다고 약속 드렸는데요. 그런데 슬픈 이야기를 전해드리게 되었네요. 잘 아시겠지만 네팔은 지금 엄청난 대지진으로 사망자 7300명, 부상자 1,5000명, 이재민은 수백만명에 이르고 세계문화유산 다라하라타워가 파손되고 목조사원과 건물은 붕괴되고 길은 끊어지고 그 참상이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답니다. 네팔에서 가장 큰 피해지역 중의 한곳으로 꼽히는 저의 고향 신두발족에는 현재 부모님 고모 오빠들이 살고 있는데 사방 천지를 둘러보아도 집 한 채 남아 있는 곳 없다고 합니다. 오빠와 형부가 크게 다치고 형부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부모님은 그나마 작은 부상을 입으셨다고 합니다. 비를 피할 임시 천막을 만들고 고사리 잎을 베어서 바닥에 깔고 자는 임시 움막을 지어 동내 분들이 집단으로 살고 있는데 산악지대라 밤이면 일교차가 크고 먹을 식량이 부족하고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는 치료를 할 수 없어 처참한 형편이라고 합니다. 4월30일 목요일 “전화통화라도 됐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KBS 9시 뉴스에 나와서 한달 된 둘째아이를 안고 울먹이던 함양 새댁이 바로 저랍니다. 아이 출산 후 3일 만에 집에 와 몸조리를 하며 통화할 때까지만 해도 친정 엄마가 몸조리를 돕지 못해 안타까워하셨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이제는 친정동네 부모 형제들의 안위가 더 걱정이 되고 엄마 아빠가 보고 싶고 건강하신지 염려되어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은데 갓난쟁이를 비롯한 저의 형편과 네팔 현지 도로도 끊겨 이동이 통제돼 달려갈 수 조차 없어 발만 구르고 마음만 조급합니다. 그나마 부모님께서 살아계시고 움막 집단생활이지만 안전하다고 하시니 불행 중 다행이라는 심정입니다. 현재 경남에는 124가족의 네팔 결혼 이주여성이 살고 있으며 함양에만 44가정이 살고 있답니다. 함양에 특히 네팔 새댁들이 많이 거주하는 까닭에 피해 규모도 크고 시름과 걱정도 저의 주변에서도 많은 것 같아요. 방송을 보고 소식을 들으면 모두 네팔 소식이고 귀는 그곳으로만 가더라고요.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아기를 바라보고 있으면 잠시 시름을 잊다가도 다시 고개를 들면 아직 통신이 연결되지 않는 부모님 목소리가 귀에 들리는 환청을 느낀답니다. 잠을 자다가도 깜작 놀라 깨기도 수시고... 밥을 먹다가도 지금 부모님은 굶을 텐데 하는 생각에 멍하니 눈물이 나기도 하고... 예쁜 딸이 태어났다고 좋아하는 남편을 보면 여기가 내가 사는 곳인가?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번쩍 정신이 들어 일상으로 돌아오게 되네요.현재 함양군청 다문화센터 다문화가정연합회 등에서 주도하고 각 기관단체와 함양군민 전체가 참여하는 네팔피해가족돕기 성금 모금(단위농협 351-0797-5044-23 네팔지진피해가족돕기회) 을 하고 있다는 소식에 여기 네팔 지진 피해가족 함양 새댁분들은 큰 희망이 되는 것 같아요. 네팔은 자체 피해복구 능력이 힘든 형편이어서 한국처럼 국민에게 보상이나 위로가 되는 정도가 너무 차이가 심해 결국 저희 보모님 형제는 저의 힘으로 도와야 하거든요. 이럴 때 우리 딸들이 한국에 와 있고, 남편과 이웃, 주변 분들이 네팔을 위해 돕고자 함께 걱정하고 동참해주시는 모습이 저희에겐 정말 너무나 큰 다행이고 힘이 될 수밖에 없답니다. 모금에 동참하시는 모든 분들과 위로를 주시는 모든 함양군민께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께 네팔피해가족의 한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고개 숙여 그 은혜에 감사드릴게요. 함양에 처음 와서 농사일을 하는 남편을 도와 감을 딸 때 감나무에 올라가는 저의 모습을 보고 주변 할머니들이 보시곤 깜작 놀라시던 7년 전의 모습들이 엊그제 같아요. 한국말을 배우고 단어를 배우면서 골든벨 도전도 하고 KBS러브인 아시아에 출연하고 최불암선생님과 함께 한국인의 밥상에도 출연하고 함양 농산물을 선전하기 위해 강호동 출연하는 굿모닝대한민국에도 출연하고 어린이집에서 아이들도 돌보면서 고향부모님이 한국 가서 딸이 잘산다고 좋아하시던 모습들이 네팔의 현지 처참한 사진들과 함께 얽히면서 눈 옆을 휑~ 지나가는 느낌이네요. 네팔의 피해복구가 빠르게 진행되길 기원하며 함양의 네팔 결혼 친구들 힘내시길 빌게요. 감사합니다. - 아래 모금 기사 복사본입니다 -창구를 일원화해 성금과 성품으로 나눠 진행하되, 성금은 혼선을 막기 위해 통장(단위농협 351-0797-5044-23 네팔지진피해가족돕기회) 입금을 원칙으로 하고, 피해정도에 따라 집행위원회에서 차등지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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