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머니께서 성화를 부리신다. 산에 나물 캐러 가자신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드디어 새벽기도를 마치고 부리나케 달려간다. 높은 산 그곳에도 길은 있었다. 산천초목 우거진 길이든 아니든 누비면서 나물을 찾는다. 어머니는 소녀인양 즐거워하신다. 어머니는 나물 캐는 요령을 아신다. 아니 달인이 되신 것 같다. 어머니와 함께 나물 캐는 요령을 터득한다. 잘 찾아야 한다. 눈이 좋으신 것인가! 고사리든 취나물이든 이름도 기억 안나는 나물들을 아시고 기가 막힐 정도로 잘 찾고 빠르게 뜯는다. 온갖 수풀림 속에서 원하는 나물을 찾아야 한다. 그 일에 어머니는 능통하신 것 같다. 부지런히 다녀야 한다. 나물이 있을만한 곳이라 생각되면 가야 한다. 그 길이 험하든 거칠든 오르막이든 절벽이든 가야 한다. 발걸음이 빨라야 하고 열심히 다녀야 한다. 어머니는 참 빨리도 다니신다. 주저할 것 같은 수풀 속을... 나물을 뜯는 일은 수고가 따른다. 산을 다니다 보면 어느덧 땀이 흐른다. 숨이 가프다. 가시에 찔리기도 한다. 손가락에 통증이 오기도 한다. 특히 두릅은 가시가 있어 여차하면 손에 피가 맺힌다. 가짜가 있다. 초보자인 아내에게는 어떤 것이 나물인가가 제일 중요하다. 2년 동안 터득한 것은 오직 취나물 하나다. 그것도 가끔은 다른 풀을 들고 이것이 맞냐고 내게 묻는다. 그러면 웃으면서 나를 만나 이런 산에 싱싱한 산나물을 뜯는 행복을 누린다고 핀잔하면서 가르쳐준다. 취나물을 뜯는데 강적은 산딸기 순이다. 크게 자라면 알기 쉬운데 취나물 크기의 산딸기는 우리 눈을 미혹한다. 자세히 보면 가시가 돋쳐 있는 것이 산딸기이다.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 산나물은 반드시 허리를 숙여 뜯어야 한다. 허리를 숙이고 보면 잘 보이고, 뜯기가 수월하다. 허리를 숙이지 않으려면 앉아야 한다. 허리를 숙이지 않는 곳은 경사진 곳이나 낭떠러지이다. 다리에 허리에 온몸에 힘을 주고 버텨야 하는 곳들이다. 나물 또한 부드러운 것, 곧 겸손한 나물이 환영을 받는다. 나물이 많이 모여 있는 밭이 있다. 고사리 밭이 있고, 취나물 밭이 있고, 두릅 밭이 있고, 도라지 밭이 있고, 더덕 밭이 있고,,, 그 밭을 찾아야 한다. 인생의 묘미는 멀리 있지 않다. 나물 캐면서도 작은 깨달음을 가진다. 열정적으로 살아보자! 게으름은 죄악이다. 수고로움을 거부하지 말자! 인생 여정에 애씀과 희생과 때로는 고통이 따른다. 분별하자. 일이든 사람이든 옥석을 가려야 한다. 겸손하자! 교만한 곳에 다툼과 상처만 남는다. 찾아가자! 내 삶의 노다지는 어디인가? 찾는 자가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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