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행정 ‘믿음 안가’ 반대 의지 재확인
지곡면 하늘공원 내 공설화장장 건립을 놓고 반대 주민들과 행정이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지만 여전히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주민들은 여전히 `결사반대`를, 강한 반대에 부딪힌 행정은 환경영향평가와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한 주민 설득에 매달렸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지난 4월29일 오전 10시30분 지곡면사무소 2층 회의실에서는 반대 주민 50여명을 비롯해 임창호 군수와 주무부서 실과장 등이 참석해 함양군의 최대 현안인 공설화장장 건립 문제 관련 간담회가 열렸다.
임창호 군수는 “제일 중요한 것은 군민들이 뽑아준 군수로 군민들이 반대를 하면 군민들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으며 화장장도 할 수 없다”라며 반대하는 군민들의 뜻을 존중했다. 그러면서 임 군수는 “현대화시설을 통해 분진 등 환경문제가 전혀 없는 것으로 안다. 또한 지역민들을 위해 지역 환원사업이나 발전기금 지원 등 인센티브가 주어질 것이다. 인근의 화장장 시설을 견학하고 얼마나 피해가 있는지 직접 보면 되지 않느냐. 기회를 좀 주면 어떻겠느냐”라며 주민들을 설득했다.
이 같은 임 군수의 설득에도 주민들은 한 결 같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반대 주민들은 △다이옥신, 초미세먼지 등 인체 유해 물질 배출 △청정 농산물 이미지 훼손 △지곡 관광에 악영향 △주변 토양 오염 △지가 하락 등 재산상 불이익 등 화장장 건립으로 인해 다양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 건립을 백지화 해 줄 것을 재차 요구했다.
한 주민은 “다른 발전 방안을 마련해야지 화장장 건립으로 얼마나 지역이 발전되겠느냐”라며 부정적인 말을 던졌다. 또 박상호 반대위원장은 “화장장을 건립하려면 여기만 집중적으로 조사할 것이 아니라 여러 곳을 물색해 보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읍 지역에서 찬성이 많으면 얼마든지 읍에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라며 하늘공원 내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또 다른 주민은 “오늘 이 자리에서 백지화를 발표하는 자리인지 알았다. 올해 국비 신청을 하지 않는 것은 내년에 다시 하겠다는 뜻인가”라며 의사를 재차 확인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임 군수는 “이처럼 많은 문제가 발생하면 화장장은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사람이 사는데 어려움이 있으면 절대 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한 후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철저하게 따져 보고, 또 인근 지역 화장장을 견학해 이 같은 문제점들이 있으면 하지 않으면 될 것이다”라며 재차 설득했다. 이에 대해 한 주민은 “환경영향평가에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면 명분까지 얻어 더욱 화장장 건립에 대해 적극적으로 밀어붙일 것 아니냐. 믿을 수 없다”라며 행정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후 임창호 군수가 환경영향평가와 견학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입장을 견지한 반면 주민들은 이 자리에서 백지화를 선언하라고 압박해 쳇바퀴 돌 듯 말이 오갔다. 임 군수는 “행정이라는 것이 추진하던 사업을 쉽게 뒤집을 수 없으며 절차를 밟아 진행해야 한다. 지난 2012년부터 화장장 건립 관련 행정 절차를 진행해 왔는데 갑자기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 오늘 주민 반대의견을 듣고 환경영향평가를 하자는 것 아니냐. 주민들이 참여해 객관적으로 평가를 하자”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주민들이 ‘하지 말자’라고 하는데 군수는 주민들을 계속해서 설득만 하려 한다. 주민 반대의사가 나왔는데도 사업 마무리를 위해서 환경영향평가를 굳이 해야 한다는 저의를 모르겠다. 간담회가 아니라 화장장 건립을 위해 주민들을 설득하는 자리 같다.”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주민들은 “주민들이 이렇게 반대 의견을 내는 데도 끝까지 밀어붙인다면 주민 모두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반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약 1시간30분가량 진행된 이날 간담회는 당초 어떤 식으로든 주민과 행정에서 화장장 건립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낼 것으로 보였으나, 이견이 좁히지 못하고 다음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함양군은 최근 장묘문화의 추세가 화장으로 바뀜에 따라 공설화장장 건립을 추진해 왔다. 화장장 반대 주민들은 지난 4월 14일과 17일 황태진 군의회 의장과 임창호 군수를 연이어 면담하고 화장장 건립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지난 17일에는 임창호 군수로부터 올해 국비 신청을 않겠다는 답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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