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지만 갈수 없어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습니다. 제발 가족 네팔을 도와주세요.”
결혼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온 네팔 결혼이민여성의 절규다. 네팔에서 서상으로 시집 온 산투마야타망씨는 지진으로 인해 주택이 붕괴되면서 여동생의 남편이 숨진 소식을 전해 들었다. 더 큰 문제는 기초적인 생필품도 구하기 어려워 힘들어 하는 동생에게 힘을 보태주지 못하는 자신을 보며 더욱 힘들어 한다. 동생 걱정에 당장에라도 네팔로 날아가고 싶지만 비행기 값 부담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그녀는 “달려갈 수 없으니 현재 당장 필요한 물과 음식 등 생필품이라도 보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네팔의 지진 소식이 전해진 지난 4월26일부터 친정집 소식을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속속 전해지는 안타까운 소식에 발을 구르는 모습이었다.
네팔 지진은 먼 나라의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이웃의 아픔이다. 현재 함양지역에는 네팔 결혼이민여성이 44명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인구 비례로 따져보면 함양에 가장 많은 네팔 이웃이 살고 있다. 44명의 친정집은 이번 지진으로 인해 1명이 사망하고, 1명 부상, 15가구 건물 파손 등 많은 피해가 집계됐지만 더욱 큰 문제는 13가구가 연락조차 되지 않고 있다. 함양군 다문화가정연합회 김석곤 회장은 “생사라도 확인할 수 있으면 좋은데 현재 일부 지진 피해 지역의 상황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처럼 네팔 지진으로 인해 우리 이웃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함양군이 뭉치기로 했다.
지난 4월 29일 오후 1시30분 함양군다문화지원센터에서는 네팔 결혼이민여성들과 다문화가정연합회,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군청 주민생활지원실 등이 함께 모여 네팔 지진피해를 어떻게 도와줄 것인가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구영복 실장은 “네팔에서 함양으로 오신 분들이 44가구나 된다. 여성분들이 모국의 사태 발생으로 마음이 아프고 많은 걱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오늘 이 자리는 위로의 자리뿐만 아니라 어떤 분야에 대한 지원이 좋을 것인지에 대해 기탄없이 이야기하고 모금 운동 등을 전개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김흥식 센터장은 “만나서 좋은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마음이 무겁다. 센터에서 최대한 지원할 수 있도록 전 직원이 힘을 합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석곤 연합회장은 “네팔 지진피해와 관련해 대책을 마련하고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이 같은 자리가 마련되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여러분이 건강해야 도움을 줄 수 있으니 힘을 뭉쳐 이번 일을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힘을 내자”라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우선 고향의 모습을 빨리 보고 싶어 하는 여성들은 항공료 등의 지원해 줬으면 했다. 한 여성은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물과 식량 등의 생필품 전달이다. 피해를 제일 많이 받은 이민자에게 고향 방문 경비를 지원하고, 봉사자들과 함께 가서 도와주는 것이 좋은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 사정 안전 보장은 물론 통제되고 있어 섣부른 물품 지원은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가장 시급한 피해 복구를 위한 성금과 성품 지원, 그리고 항공료 지원, 아울러 피해 가족을 한국으로 초청할 수 있게 국가 차원의 행정력 지원도 요청했다. 또 현재 연락 두절 가구의 상황 확인과 여타 피해 가족의 상황 등을 꾸준하게 업데이트 할 수 있는 현지 채널을 만들어 향후 성금이나 물품 지원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처럼 네팔을 돕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나왔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재원 마련으로 ‘함양군다문화가정연합회’가 성금모금의 주체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행정에서 적극 협조해 주기로 했다. 가칭 ‘네팔 지진피해 돕기’ 성금 모금은 내달 1일부터 한 달간 진행될 예정으로 성금과 함께 성품도 기부 받을 예정이다.
김석곤 회장은 “앞으로 다른 나라에도 이 같은 어려운 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연합회 차원에서 일을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어려움에 처한 네팔을 돕기 위한 군민 여러분의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후원계좌 : 농협 351-0797-5044-23(예금주 : 네팔지진피해가족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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