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려한 자연 속 산과 강이 흐르고 사람을 비롯한 온갖 동물들이 살아 숨 쉰다. 작은 돌 속에 천지만물 삼라만상이 녹아있다. 자연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작품, 수석(壽石). 사람의 손으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자연이 빚어낸 자연 그대로의 선물이다. 20여년 전국을 돌며 수석을 모으는 박동윤씨(61). 새봄이 찾아온 3월 서하면에 터를 잡은 박동윤씨를 만났다.
박동윤씨는 첩첩산골 신선처럼 긴 수염을 휘날리며 일행을 맞았다. 황석산 아래 자리 잡은 그의 보금자리 ‘황석산 수석원’에서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마당 한쪽에 수북이 쌓인 돌무더기였다. 일반인이 봤다면 그냥 자갈 무더기로 공사용 자재로 생각할 정도로 많은 돌들은 박씨가 애지중지 아끼는 수석들이다. “좋은 돌, 수석을 찾아 헤맨 지도 20년이 넘었습니다. 저 아래 완도에서부터 북쪽 끝 백령도까지 전국에 가보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그동안 수집한 수석만 해도 족히 수 만점이 넘을 겁니다.” 마당에 쌓인 수석들은 제 빛을 내기 위해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방치되다시피 한다. 이는 방치가 아니라 자연에서 머물던 돌들이 햇빛과 물 등 자연을 통해 고유의 색이 점점 더 선명하게 변한다.
다곡이 고향인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온 후 고향을 떠났다. 타지에서 일을 하면서도 늘 고향을 생각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일이 마무리 된 이후인 7년 전 이곳 황석산 아래 터를 잡았다.
“마음의 여유가 없는 사람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할 수 없는 취미가 수석입니다” 일반인들에게는 수석을 모으는 것이 아주 돈이 많이 드는 고급 취미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물과 옷가지만 달랑 들어있는 배낭을 들고 떠나고 싶을 때 언제든 수집에 나선다.
수석 취미는 튼튼한 다리와 목표하는 지역을 오갈 수 있는 경비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취미생활로는 수석 모으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습니다. 수석을 찾아 이리저리 다니다보면 자연스럽게 운동도 되고, 마음에 드는 수석을 발견하면 그 순간 차오르는 희열, 그것은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는 것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수석을 찾아 나서지만 마음에 드는 물건을 만나는 일은 극히 드물다. 초보자들의 경우 몇 번의 탐사 이후 마음에 드는 수석을 찾지 못하면 취미로서의 수석 수집을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는 “수석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일생일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평생 동안 참다운 명석은 1점밖에 구할 수 없다는 뜻으로 그만큼 명석을 얻기가 어렵다는 말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전문가인 그의 눈에는 한번 나갈 때 마다 한 두 개씩은 건질 수 있어 다행이다. 수석은 손가락만한 작은 것에서부터 수백 킬로그램을 넘어서는 대형까지 아주 다양하다.
그는 ‘돌의 불모지 함양’이라는 말을 하며 “함양 사람들은 돌에 대해 너무나 모르는 것 같다. 함께 자연 속에서 취미생활의 탐석을 해 나갔으면 합니다.”라며 아쉬워했다. 그는 수석을 수집하는 것이 판매 목적은 아니다. 그 동안 탐석한 수석들을 모두 가지고 함양에 들어온 것도 함양에 취미로서의 수석의 즐거움을 알리기 위해서다. 그는 함양지역 수석에 대한 저변확대를 위해 수석에 대한 강의는 물론 동호회 등을 통해 취미 활동으로서의 수석의 즐거움을 함께 나눌 계획이다. 또한 그는 “아름다운 수석을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나이가 들면 함양군에 기증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 함께 아름다운 자연을 즐겨야지요.” 그는 평생을 모은 수석들을 시간이 지나면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환원할 생각이다.
“함양에 들어와 가만히 있으면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떠오릅니다. 이것들을 활용해 발명을 하고 있습니다.” 박동윤씨는 수석 수집뿐만 아니라 발명에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현재 그는 방진 마스크 면 커버를 비롯해 발명특허 3개와 실용신안 1개, 상표등록 1개 등 실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발명들을 해 나가고 있다.
‘인생의 스승은 돌’이라며 수석에 빠진 박동윤씨. 그는 “수석을 하는 이들에게는 도와 예를 가슴에 담고 있습니다. 자연을 벗 삼으며 자연의 신비스러운 모습을 담은 수석을 함께 나눴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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