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세상의 경험이 얕으면 더러움에 물드는 것 또한 얕고 일의 경험이 깊으면 속임수 또한 깊으니라. 그러므로 군자는 능수능란하기보다는 소박하고 우둔한 편이 나으며 치밀하고 약삭빠르기보다는 소홀하고 거친 편이 나으니라.
<원문原文>涉世淺(섭세천)이면 點染亦淺(점염역천)이요 歷事深(역사심)이면 機械亦深(기계역심)이라. 故(고)로 君子(군자)는 與其練達(여기련달)론 不若朴魯(불약박로)하고 與其曲謹(여기곡근)으론 不若疎狂(불약소광)이니라.
<해의解義>인생살이의 풍파를 많이 겪을수록 그 일의 속사정을 더욱 자세히 알게 되어 이를 이용하여 남을 속이고 사리사욕을 취하는 권모술수가 늘게 되고 세상일을 덜 겪으면 세상의 나쁜 일에 물드는 것도 적다. 그러므로 학덕을 겸비한 군자는 세상일에 능숙하여 약삭빠르고 닳아빠진 사람이 되기보다는 순수할 뿐만 아니라 꾸밈도 없어 우둔하게까지 보이는 삶을 살게 마련이다.또한 간곡하고 빈틈없이 행동하는 것보다 오히려 딱딱한 형식과 지나친 예절을 벗어나 소탈하면서도 거칠게 보이는 행동을 택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군자는 능수능란한 수완가가 아니라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인격자여야 한다.
<주註>涉世(섭세) : 이 세상을 살아감, 涉(섭)은 물을 건너간다는 뜻. 點染(점염) : 세상의 더러움이 물드는 것. 歷事(역사) : 세상일을 겪음, 歷(역)은 산을 넘는다는 뜻. 與其(여기) ∼ 不若(불약) : ∼하기 보다는 차라리 ∼하는 것이 더 낫다. 練達(연달) : 숙련되어 통달함. 朴魯(박로) : 순박하고 우둔함. 曲謹(곡근) : 빈틈없고 조심하는 것. 疎狂(소광) : 소홀하고 거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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