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이후 그냥 두었던 텃밭을 정리했다. 배추를 심었던 비닐도 치우고 배추 마른 잎도 치우고 바울 토마토 줄기와 지지대며 겨우내 텃밭으로 몰려온 각종 나뭇잎도 치웠다. 그냥 지나칠 때는 정리 할 것이 많지 않은 것 같은 데 막상 시작하고 보니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정리된 밭을 보면서 올해는 또 어떤 것으로 밭이 채워지게 될지 기대가 되었다. 오늘 오전, 교회집사님 한분이 “목사님 감자 심을 거름 필요하시면 우리 집 창고에 잘 말린 거름 사용하세요” 라고 말했다. 집사님 말처럼 며칠 지나 날씨가 따뜻해지면 거름을 깔고 밭을 갈고 감자를 심을 것이고 이어서 또 다른 식물들이 심기어 질 것이다. 땅콩, 시금치, 상추, 오이, 토마토, 고추, 가지, 양배추, 옥수수, 브로콜리, 부추, 토란, 당근, 생강, 파, 배추, 무...이런 먹거리들이 가을 까지 이어지고 밭은 계절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즐거움을 제공할 것이다. 밭은 무엇이 심겨 지느냐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진다. 감자를 심으면 감자 밭이 되고, 배추를 심으면 배추 밭이 되고 옥수수를 심으면 옥수수 밭이 된다. 그리고 밭은 가꾸지 않는다고 해서 그냥 있는 것이 아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땅속에서 심지도 않는 풀들이 나와 밭을 점령해 버린다. 하나님께서는 흙으로 사람을 창조하셨다. 밭을 이루는 흙의 속성과 사람을 결정하는 마음의 속성은 비슷한 것 같다. 그래서 성경에서는 “사람이 무엇을 심든지 심은 대로 거두리라”, “모든 지킬 만 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고 했다. 요즘 전해지는 뉴스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에 무엇으로 채워져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지난주에는 보험금 노리고 두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맹독성 제초제 먹이고 자살·폐렴으로 위장하여 죽게 하고 친딸에게도 먹여 보험을 탄 사건이 보도되었다. 전 남편과 두 번째 남편 사망으로 인해 탄 보험금과 희생된 가족들의 보험금은 모두10억 원이며 이 돈으로 하루에 백화점에서 수백만 원을 쓰거나 동호회 활동을 위한 2천만원짜리 자전거를 구입하는 등 호화생활을 해왔으며 골드바와 차량을 구입했고 겨울에는 매일같이 스키를 탔다고 한다. 도저히 생각 할 수 없는 잔혹한 충격적인 일을 행한 것이다. 이런 끔찍한 사건 외에도 오늘날 돈으로 인해 빚어지는 사건들이 비일비재하다. 사람의 마음에 돈이 최고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으며 돈 때문에 온갖 죄를 행하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돈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돈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다” 세상에는 돈으로 해결 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 ‘돈이 침대는 살 수 있으나 잠은 살 수 없고, 돈이 책은 살 수 있으나 지식은 살 수 없고, 돈이 음식은 살 수 있으나 입맛을 살 수 없고, 돈이 화려한 옷은 살 수 있으나 아름다움을 살 수 없고, 돈이 집을 살 수 있으나 교양은 살 수 없고, 돈이 오락을 살 수 있으나 기쁨은 살 수 없고, 돈이 십자가를 살 수 있으나 구세주는 살 수 없고, 돈이 교회를 살 수 있으나 천국은 살 수 없다’ 봄을 맞이하며 텃밭을 정리했다. 겨우내 묵혀 두었던 잔재들을 정리하듯 내 삶의 찌꺼기들을 함께 정리해본다. 밭의 흙속에 감추어져 있는 각종 잡초들을 생각하면서 내 속에 감추어져 있는 죄의 근원들을 생각해 본다. 올해 내 작은 텃밭에 무엇을 심을 것인가? 무엇을 거둘 것인가? 내 삶에는 무엇을 심고 무엇을 거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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