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첫 주 오일장에 나가보니 할머니가 해쑥을 팔고 있다. 성급하기도 하셔라. 개구리가 놀라 깨어나는 경칩이 어제인데 양지바른 시골 밭두렁을 부지런히 더듬어 쑥을 캐어 와 팔고 있다. 주위를 살펴보니 매실 오갈피 대봉 블루베리며 갖가지 과수 묘목을 펼쳐져 있고 판이 벌어지고 있다. 그 옆 늘 한 자리를 지키는 꽃 파는 아줌마도 나와 있다. 겨우내 보기 힘들었던 앙증맞은 봄꽃들이 빨강, 노랑, 분홍, 보랏빛 꽃잎을 내밀고 아직은 어설프지만 반갑게 맞아 준다. 이 야생화 꽃들은 겨울에 어디에 갔다가 봄이 오면 이곳으로 찾아오는 것일까? 노란 복수초 두 송이를 4000원 주고 샀다. 산골 나의 집 마당 한쪽엔 아직도 잔설이 녹지 않고 남아 있는데 나도 겨울을 벗어나는 이 봄꽃을 창가에 갖다 놓음으로서 바야흐로 나의 새 봄을 시작하고 싶었다.
봄에 시작되는 것은 꽃만이 아니다. 어린 새싹의 어린이들이 엄마 손을 잡고 처음 어린이 집이나 초등학교에 간다. 입학식을 하는데 아이의 엄마가 가슴이 벅차고 떨려와 혼났다며 감회를 이야기 한다. 왜 아니 떨리겠는가. 아이의 손을 잡고 유치원이나 학교를 가보는 일이 일생에 몇 번이나 있겠는가.
그런데 걱정이다. 아이가 낯설어 자꾸 엄마 쪽을 돌아보고 울먹인다. 불안한지 자꾸 주위를 휘돌아보는 것을 보며 이를 어쩌나 여간 걱정이 아니다. 여린 풀꽃의 아이들이, 노란 병아리떼 같은 아이들이 하나 둘 짹짹, 하나 둘 삐약삐약 하는 푸른 모습들을 보며 낯설음에서 잘 적응하여 배움의 마당으로 잘 나아가기를 바라지만 아이나 학부모나 어린이 유치원이나 초등생 학교나 서로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우리 아이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교사로부터 구타나 정서적 학대를 받고 있지는 않나하는 불안감이 만만치 않아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이른 바 ‘인천 묻지 마 폭행’사건의 어린이집 동영상이 전국 어머니들에게 충격과 분노를 주었던 일이 지금도 생생히 남아 있다. 이에 정치권은 아동학대 예방을 위하여 유치원이나 보육시설에 대한 CCTV설치 의무화 법안을 대안으로 내 놓아 국회에 입법화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한줄기 희망으로 기대했던 CCTV설치 의무화 법안이 국회에서 부결됨으로서 학부모의 두 번째 실망과 분노는 다시 고조되고 있다. 아동 관련 연합의 보이지 않는 다수의 유권자를 의식해서 정작 통과되어야 할 법안이 국회의원의 이율배반적 행위로 통과되지 못했다고 논평한다.
새내기들의 어머니들은 좌불안석이다.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비가 오면 오는 대로 해가 뜨면 해 뜨는 대로 꽃들이 다치지 않을까 걱정이다. CCTV 설치 법안을 다시 추진한다고 하지만 시선이 곱지 않다.
가장 좋은 방법은 사실 CCTV 설치가 아니다. 학교 내 모든 곳에 감시의 눈을 달아놓을 수는 없다. 가장 먼저 선결되어야 할 것은 아이를 바라보는 교사의 마음과 눈이다. 아이에 대한 사랑의 마음과 애정의 눈이 없다면 그 교사는 교사로서 적합지 않다. 자질이 부족한 사람을 가려내는 엄격한 교사의 자질 검증이 선결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교육자의 열악한 노동 여건과 교육환경이나 처우개선을 증대시킴으로서 교사가 사랑과 열정과 긍지와 보람으로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에 정비례하기 때문이다.
학부모들도 우리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학교를 믿음으로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다 하겠다. 새내기 꽃들의 행진이 힘차게 나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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