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가의 역사, 음식에 얽힌 스토리, 레시피 등 … 전수자 및 일반인 관심
함양군은 지난 달 말 발굴·발표한 함양종가음식 6종의 맛과 스토리가 담긴 홍보책자 <함양, 종가의 맛을 떠난 여행>(60p·비매품)을 발행했다고 10일 밝혔다.
책자에는 함양이 발굴한 하동정씨와 풍천노씨, 남원양씨의 종가의 역사, 음식에 얽힌 스토리, 레시피 등이 상세하게 실려 종가음식 전승자뿐 아니라 건강식단에 관심있는 일반인에게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 요리책이 맛과 영양을 고려한 식단 위주의 것인데 비해 이 책자는 본격적인 요리소개에 앞서 종가가 있는 풍광사진과 종가에 얽힌 스토리를 소개하고 있어 말그대로 ‘맛을 찾아 역사 속으로 여행하는’ 느낌을 주는 것이 특색이다.
맨 먼저 등장하는 하동정씨 종가 음식 2종 잔칫상과 주안상에는 조선 성종 때 문신으로 안의현감을 지낸 일두 정여창 선생(1450~1504)의 얼과 기품이 스며있다. 선생 ‘여창’이라는 이름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 정여창 고택 솟을대문에 ‘다섯 개의 효자문패’가 전하는 효자 가문의 내력, 잔칫상과 주안상 레시피가 구성된 내력 등에 대한 설명도 흥미롭다.
잔칫상 메뉴중 하나인 ‘개평육회’가 영남일대 소고기음식 문화가 발달한 덕분에 개평마을에서 육회를 즐겨먹은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명이나, 함양지역이 신선한 생선이 귀한 내륙지방이어서 ‘동태불고기’가 탄생했다는 내용도 지역문화와 음식이 밀접한 관련성을 엿보게 한다.
또한, 풍천노씨 종가가 전하는 음식 2종 국수상과 다과상은 일제강점기 암울한 시대 바둑으로 백성들 마음을 후련하게 해준 사초 노근영 선생(1875~1944)의 물욕 없는 소박한 바둑 인생이 낳은 음식이다.
끊임없이 찾아오는 바둑손님이 가볍되 영양 고른 한끼 식사를 먹을 수 있도록 개발한 사초국수, 바둑 두며 차와 함께 먹는 참판댁 약과, 대추를 쪄서 씨를 빼고 한입 먹기 좋게 만든 조란도 정성스럽기 그지없다.
남원 양씨 종가의 손님상과 건진국수는 함양 수동면 우명리 효리마을서 태어나 청백리로 백성을 위하며 검소하게 살았던 일로당 양관선생(1437~1507)의 삶의 모습이 그대로 반영됐다.
옛날 어사 이색이 덕천군수를 사임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던 일로당 선생의 소지품을 조사했는데 <소학> <두보시집> 책 2권과 거문고와 피리뿐이었을 정도로 깨끗했고, 이를 기려 성종이 일로당 선생을 대표적인 청백리로 기록하라 했다는 유명한 일화도 소개돼 있다.
때문에 양씨 종가 손님상은 값비싼 식재료대신 지리산에서 채취한 석이버섯, 집안내림의 별미장 싱기장(지역의 방언·모자반), 식혜가 들어간 동동주 등 자연이 담긴 식단이어서 눈길을 끌고, 생콩가루를 넣고 반죽한 건진국수는 소박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군관계자는 “이번 홍보책자 발간은 선비의 고장 함양이 종가음식 발굴 전승에도 힘쓰는 것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어서 특히 의미 있다”며 “책자에 나온 표준레시피를 바탕으로 종가음식 전수교육을 실시하고 브랜드화를 추진해 함양음식을 경쟁력 있게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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