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지게 가난해 대학진학을 포기해야했던 시골소년이 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자신과 같은 처지의 후배들을 응원하고자 장학금을 기탁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사)함양군장학회는 함양군 휴천면 태관리 출신 서만훈씨(53·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경남본부 개발팀장)가 장학금 기탁을 하게 된 사연을 전하며 100만원을 지난 9일 기탁해왔다고 10일 밝혔다. 서씨는 어려서부터 남달리 영특하고 학업열의도 높았지만, 가정형편 때문에 많은 것을 포기하며 성장했다. 휴천초교를 졸업하고, 바로 함양중학교를 진학하지 못하고 1년간 농사를 도운 뒤에야 중학교 진학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어렵사리 중학교를 마치고 함양종합고교를 다니기는 했지만, 대학진학이 어렵다는 걸 일찌감치 깨달은 그는 3학년 초인 1981년 3월 8일 최연소 공무원공채시험에 응시, 당당히 합격해 당시 충무시청 첫 발령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고3 담임선생님으로 부터 고등학교 정규수업 일수가 부족하면 중퇴된다는 말을 듣고 부득이 1, 2학기 학업과 졸업을 위해 공직을 휴직했다가 1981년 12월 다시 발령을 받아 공직에 몸담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34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그는 한시도 학업의 꿈을 놓지 않았다. 야간으로 경남과학기술대학교를 다니고, 다시 또 야간으로 부산대학교 대학원으로 진학해 석사학위를 따도 목마름은 그치지 않았다. 그것은 단순히 대학이름표를 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몸담고 있는 업무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었다. 실제로 학업을 이어가는 동안 국무총리상, 해양수산부장관상 등 굵직한 수상경력도 화려하고, 자격증과 저서 다수의 논문을 냈으며, 창원문성대학 등 외래교수활동을 하기도 했다. 결국 지난달 2월 말 그는 부산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도시공학박사과정을 마치고 꿈에 그리던 박사학위를 받았다. 쑥스럽다며 장학금을 계좌로 보낸 서씨는 “학위를 받고 졸업하고 보니 30여년간 지녀온 학업의 꿈에 대한 감회가 새로웠다”며 “나처럼 가난하고 어려운 후배가 용기를 잃지 않고 꿈과 희망을 갖고 살아가도록 작으나마 성의를 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임창호 이사장은 “쉽게 포기하고 좌절하는 젊은이들이 많은 세태에서 서씨는 개척자의 삶을 살며 꿈을 이룬 인간승리의 표본”이라며 “서씨의 뜻이 잘 전달되도록 소중하게 잘 쓰겠다”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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