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화마, 대형 산불. 산불이 발생하면 민관군이 총 동원되어 진화에 나서지만 접근하기가 어려워 하늘에서의 임무가 특히 중요하다. 대형 헬기로 수천 리터의 물을 한꺼번에 쏟아내면 어지간한 화마도 맥을 못추고 진화된다. 365일 하늘을 누비며 재난현장, 특히 산불현장에서 귀중한 국민의 생명과 재산, 금수강산을 지키는 산불 파수꾼 함양산림항공관리소 강경우 소장을 만났다. 지난 3월5일 이른 아침 함양산림항공관리소를 방문했을 때는 한창 헬기 정비가 진행되고 있었다. 강경우 소장은 “산림청은 재해 및 재난 사고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1년 연중 헬기를 대기하고 있지만 봄철에 특히 산불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더욱 긴장하며 대기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산불에도 골든타임이라는 것이 있어 최적의 산불진화시간인 30분 이내 헬기를 이용해 집중적으로 진화하면 확산 방지는 물론 빠른 진화도 가능해 최대한 빠른 출동 준비를 갖춰야 한다. 함양관리소가 365일 항상 비상대기 태세를 유지하는 이유다. 지난 2009년 4월30일 개소한 함양산림항공관리소는 산불예방 및 진화의 최전선에 있는 곳이다. 산불 진화 등에 필요한 헬기가 5대로 3대의 대형헬기(Ka-32T/A)와 소형헬기(BELL-266) 2대로 구성되어 있다. 대형 헬기의 경우 3000리터의 물을 한꺼번에 뿌릴 수 있어 산불진화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관할 구역은 함양은 물론 4개도 17개 시군으로 경남(거창군·함양군·합천군·산청군·의령군·하동군·진주시·사천시·남해군), 경북(김천시·고령군·성주군), 전남(구례군·광양시·여수시), 전북(남원시·장수군) 등 모두 지역에 산불 골든타임인 30분 이내에 도착해 작전을 펼칠 수 있다. 강 소장은 “관할 구역은 넓지만 대부분의 지역이 준비시간 10분, 도착시간 20분 등 30분 이내에 가능합니다. 빨리 출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전 역시 중요해 항상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 지위체계의 일원화를 위해 산림청에서 모든 공중 권한을 가진다.강 소장은 현장 책임자로서 헬기를 직접 타거나 지상에서 일사분란하게 헬기들을 지휘한다. 물론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 역시 직접 헬기를 몰며 산불 진화 등에 투입되었다. 강 소장은 20여 년간 육군에서 헬기를 조종한 베테랑 조종사로 비행시간만 4000시간이 넘는다. 군 전역 이후 2010년 양산항공관리소에 들어가 4년간 현장을 누비다 이번에 항공사무관 시험에 합격, 함양산림항공관리소장에 부임하게 됐다. 항공관리소는 산불예방 및 진화만 하는 것이 아니다. 산림병해충 항공방제, 산악사고 인명구조, 산림사업 재해복구지원 등 다양한 업무를 맡는다. 다양한 업무와 함께 완벽한 출동태세를 요하는 항공관리소의 특성상 이를 책임지는 강경우 소장은 늘 ‘안전’을 강조한다. 그는 “모든 항공기는 사고가 납니다. 그러나 안전관리를 통해 사고를 뒤로 미룰 수 있습니다.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 합니다. 항공기의 안전도 중요하지만 조종사들의 컨디션도 매우 중요합니다.”라고 설명했다. 항상 완벽한 출동준비로 휴일이라고는 없을 것 같은 이곳이지만 이들에게도 꿈같은 휴식시간이 주어지기도 한다. 그는 “비가 엄청나게 와서 헬기가 뜨지 않아도 되는 날이 휴가인 셈입니다.”라고 웃었다. 오랜 군 경력에서인지 고집스럽게 정석적인 것들을 요구하는 강 소장은 “여기는 안전이 최우선인 곳입니다. 관리자로서 눈으로 직접 확인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함양관리소는 지난해 산림항공본부 10개 관리소 중에서 가장 많은 비행시간인 1000시간을, 인명구조 23건 등 맹활약을 펼쳤다. 대부분의 시간을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강경우 소장은 미안함에 앞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저는 ‘국가가 있어야 내가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가의 녹을 먹으며, 이쁜 마누라와 아기, 그리고 큰 집은 아니지만 집도 제공받았습니다. 크게는 아니지만 국가에 공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며 투철한 국가관, 직업관을 이야기했다. 끝으로 그는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도입해 산불을 예방하더라도 국민 여러분의 도움이 없이는 산불을 예방할 수 없습니다. 산림은 우리가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될 소중한 자산입니다. ‘나는 괜찮겠지’가 아니라 나부터 산불예방에 앞장서신다면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이 뛰어난 산림강국이 될 것입니다.”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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