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내 크고 작은 행사장 어디서든 자원봉사를 하는 여성단체 회원들의 바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행사장 곳곳에서 안내는 물론 다과를 제공하는 여성단체 회원들은 항상 얼굴 가득 웃음으로 사람들을 맞는다. 여성이 가진 저력이 인정받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여성단체의 활동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비단 화려한 조명이 있는 행사장뿐만 아니라 그늘지고 소외된 곳 어디에나 그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함양군 14개 여성단체를 아우르는 여성단체협의회를 이끌어가는 역량있는 리더로서, 남 일을 내일처럼 여기는 이웃으로서 활동하는 신임 문일순 함양군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정이 오가는 설 연휴가 끝난 후 그녀를 만났다.
“봉사의 으뜸은 뭐니 뭐니 해도 어머니의 원초적인 본능으로 희생과 헌신적으로 신뢰하는 봉사, 대가를 바라지 않는, 주는 것만으로도 흐뭇한 그런 마음으로 봉사해 나갈까 합니다.” 오는 3월6일 함양문화예술회관에서 취임식을 가질 예정인 문일순 회장의 신념이다. 희생적인 봉사를 통해 지역 사회에 이바지 하겠다는 것이다.
문 회장의 이번 여성단체협의회장 취임은 남다르다. 지곡이 고향인 문 회장은 40여 년 전 이웃 마을 수동으로 시집을 갔다. 시부모와 시조모까지 모시며 집안일과 함께 지역의 인재를 길러내다 지금은 은퇴한 남편 차한규 전 교장선생님의 내조가 그녀의 일이었으며, 자녀들을 뒷바라지 하는 것이 그녀의 행복이었다. 문 회장이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몸은 담은 것은 10여년 전으로 대한부인회 함양군지회 활동을 시작했다. 문 회장은 “핑계지만 그동안 바빠서 주변을 둘러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함께 봉사활동을 펼치면서 지역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라고 말했다. 문일순 회장의 이번 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취임에 남편 차한규 교장도 적극 협조하고 있다.
함양군여성단체협의회는 함양지역 14개 여성단체 250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는 곳이다. 협의회의 회장은 회원들의 화합과 소통은 물론 지역 여성단체들의 힘을 하나로 결집해 나가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부여된다. 문일순 회장은 “귀를 열어서 남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참작하여 좋은 방법을 찾아 나갈 생각입니다. 자기가 행복함으로서 주위를 행복하게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매혹적인 전략을 생각해 보겠습니다.”라고 구상을 조심스럽게 말했다.
문일순 회장이 활동하는 한국부인회 함양군지회는 회원 30여명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여타 단체보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국부인회의 역사는 우리나라 여성단체의 시작이라고도 볼 수 있을 정도로 길다. 한국부인회의 모태는 1949년 창립된 대한부인회로 민족 지도자, 독립운동가, 여성운동 선구자 등이 참여해 1963년 정식 발족한 공익법인이다. 전국적으로 247개 지회에 120만명의 회원이 지역 자원봉사활동, 가정과 지역사회, 국가 발전을 위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여성단체이며 소비자 단체이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 등으로 인한 경제활동이 증가되면서 더욱 빛을 발하는 단체이기도 하다.
67세의 문일순 회장은 젊어서부터 다양한 운동을 접하면서 여느 젊은 사람들보다 정열이 넘친다. 그녀는 “나이 많은 사람이 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신 분들도 있을 것으로 아는데 지금까지의 경험과 지혜 등은 젊은 사람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라고 자신했다. 문 회장은 현재도 그라운드 골프 등 비교적 힘들지 않은 운동을 꾸준히 하며 자신을 관리하고 있다. 특히 젊어서부터 몸을 많이 움직이는 습관이 베인 그녀는 “뭐라도 하지 않으면 하루를 헛 보낸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열심히 하루하루를 생활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문 회장은 여성단체협의회장을 하면서 큰 목표를 두지 않고 있다. 문 회장은 “가진 것은 많지 않지만 있는 만큼 베풀며 살아보려 합니다. 협의회에서 자금을 모아 돈으로 봉사하는 것은 힘들어도 인력을 모아 손으로 봉사하는 방법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서 협의회에서 해오던 일들을 연결해 꾸준히 사업들을 진행해 나갈 생각입니다.”라며 협의회를 이끌어 나갈 계획을 가감 없이 말하기도 했다.
끝으로 문일순 회장은 “저는 살다보니 돈이 많은 사람보다 잘난 사람보다 많이 배운 사람보다는 조금은 없고 못생기고 부족해도 만나면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편안한 그런 믿음이 가는 사람이 좋아지더라고요. 그래서 있는 그대로 부족한 줄은 알지만 소박하고 진실되게 소신껏 봉사해 나갈까 합니다.”라고 봉사정신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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