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의 사전적 정의는 남에게 인사나 정을 나타내는 뜻으로 물건을 줌이라고 되어있습니다.
함양에 20여년을 살면서 참으로 감사한 분들이 많이 계시지만 일일이 감사의 표현을 다 못하고 삽니다. 저도 고정된 월급을 받는 월급쟁이이고 누군가의 아들로, 형제로, 대학생 두 명을 둔 세 자녀의 아버지로 살다보니 궁색하지는 않지만 형편이 넉넉하지 않음이 한 이유가 됩니다. 그래도 일 년에 한두 번쯤은 정성을 담은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데 그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부득불 기회를 만들어 어떤 분은 개인적인 감사함과 미안함으로, 또 어떤 분은 업무적인 감사함과 미안함으로 미의를 표현할 때가 있습니다. 사람이 사는 것이 각양각색의 모양이기에 뭐라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다양하게 반응이 나타납니다. 얼마 전에는 무슨 특별한 날은 아니었지만 평소 고마웠던 후배에게 선물을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육원원장이라서 그런지 자기는 평소 보육원 아이들을 많이 돕지도 못하는데 선물을 받는다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사양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야! 나도 월급 받는 월급쟁이고 맞벌이라 너 받는 이상의 가계수입이 되는데.......그리고 아무리 선배라도 후배에게 고마운 것이 있으면 표현할 수 있지 않느냐. 그게 내가 보육원 원장인거 하고 무슨 상관이냐. 나는 나로서 살 자격도 없느냐?” 며 심하게 화를 낸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제 직업의 특성상 받는데 익숙한 사람입니다. 그것이 저만을 위해 받는 것은 아니지만 고전적 조건이론에 의하면 본능적으로 학습이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받을 때보다 내가 무엇이든지 줄 수 있을 때 행복합니다. 주는 행복이 받는 행복보다 천만배는 더 나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받는 입장이더라도 줄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데 최선을 다하라고 우리아이들에게 독려합니다. 그것이 저를 통하여 우리 아이들이 받는 선물이 선물로써의 참가치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음지에서 거래되는 선물보다 양지에서 주고받는 선물이 좋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주면 얼마나 좋은데 왜 꼭 복선을 깔고 사람을 쳐다봐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선물에는 정이 담겨야 하는데 다른 의미가 담겨져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이하부정관이요 과전불납리 하라는 옛말.......내가 보면 선물인데 남이 보면 뇌물이라는 광고의 카피가 그래서 생겨난 것인지도 모릅니다.참으로 선물하기 어려운 사회가 되었습니다. 서로에 대한 신의가 없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세상 풍조가 그렇다 하더라도 자두나무 밭 아래에서 갓을 바로 할 수 있어야하고 오이 밭에서 신발 끈을 고쳐 맬 수 있는 사회가 사람살기 좋은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선물을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이 많은 세상이 사람살기 좋은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우리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라고 잔소리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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