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살겠노라’ 맹세하며 뜨겁게 연애하고 결혼해도 이혼이 쉬워도 너무 쉬워진 세상이다. 지난해 대법원이 발간한 ‘2014 사법연감’에 의하면 하루 약 300쌍이 이혼한다. 기혼부부 3쌍 중 1명 꼴이다. 설상가상, 젊은 날엔 자식 때문에 참고 살다 나이 들어 더는 못 참겠다며 황혼이혼도 전에 없이 늘었다. 전체 이혼의 30%에 육박한다. 이처럼 쉽게 만나 사랑하고, 또 쉽게 헤어지는 이 세태에 지난 연말부터 경종을 울리는 감동적인 다큐멘터리 영화 한편이 사람들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감독 진모영)가 바로 그것이다. 거액을 쏟아부은 블록버스터 못지않은 인기 속에 상영관을 찾은 사람들만 400만을 넘어섰다  극장이 없어 ‘핫’한 영화를 제때 볼 기회가 없었던 함양군민들도 이제 이 영화를 보고 감동에 젖을 수 있게 됐다. 오는 14일 함양문화예술회관에서 오후 3·7시 두 차례 상영한다. 한창 인기몰이 영화라 무료는 아니지만 일반 3000원, 청소년 2000원씩 저렴하다. 전체관람가능하므로 진정한 부부애를 느껴보고 싶은 부부뿐 아니라 사랑하는 젊은 연인, 청소년, 아이들도 함께 보면 좋다. 내용은 공중파 방송 다큐멘터리에도 소개된 바 있어 특별하지는 않다. 89세 소녀감성을 지닌 강계열 할머니와 98세 로맨티스트 조병만 할아버지의 ‘76년쨰 연애중인’ 알콩달콩한 일상이 그려진다. 어딜 가든 고운빛깔 고운 한복차림에 손을 꼭 잡고 다정하게 걷는 백발의 노부부. 4계절 내내 둘의 애정표현은 그칠 줄 모른다. 봄엔 꽃을 꺾어 서로의 머리에 꽂아주며 사랑을 표현하고, 여름엔 아이처럼 까르르 웃으며 개울가에서 물장구친다. 낙엽지는 가을엔 또 낙엽을 흩날리며 장난치고, 눈 내리는 겨울엔 눈싸움하며 ‘나 잡아봐라’를 연출한다. 애초에 감독은 ‘이 정도로 좋아할 수 있을까’ 싶어 다큐멘터리를 찍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할아버지의 죽음까지 앵글에 담게 되고, 연출된 것이 아닌 생생한 부부애를 곁에서 지켜보며 눈물지으며 영화를 마무리했다는 후일담을 들려줘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2년 8월부터 1년 4개월간 400시간 촬영해 86분짜리로 편집됐다. 다른 어느 때보다 긴 설날연휴를 앞두고, 진정한 부부애를 되새겨보기 위해 문화예술회관으로 발걸음할 만하다. 손수건 준비 필수. 군 관계자는 “함양군은 비록 영화관이 없지만 좋은 영화를 군민들에게 제공해 문화적 소양을 고양하기 위해 8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무료영화(매주 수요일 월 4~5회)와 유료영화(월 1회), 찾아가는 영화(읍면별 2회씩) 등을 올 한햇동안 총 67회에 걸쳐 상영하고 있다”며 “많이 오셔서 즐겁게 관람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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