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을 하다가 표고버섯을 계속 식재료로 선택을 하고 음식으로 만들어 밥상을 차린다. 소비자협동조합 한살림에서는 표고버섯을 판매하지 않는지 꽤 오래 되었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우리나라 사람들도 방사능 오염에 대한 자각으로 방사능 오염 측정기를 들고 장을 보러 가는 사람들이 생겼다. 다른 버섯은 몰라도 표고버섯만큼은 절대 안 된다는 사람들도 있고 대사 후 체외로 배출되니 크게 염려할 것 없다는 사람들도 있다. 자연산 표고버섯이 비가림하우스에서 재배하는 표고버섯보다 세슘의 흡수 속도와 양이 스펀지처럼 빠르고 많다고 하며 비가림하우스 재배 표고버섯은 안전하다고도 한다. 그리고 성장기 어린이나 임산부는 좀 더 조심해야 하지만 일반인들은 괜찮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 저런 설왕설래 속에 나는 세계 10대 항암식품으로 알려진 표고버섯의 효능과 인체의 자생력 등을 믿고 표고버섯을 먹기로 결정했다. 표고버섯은 다시마의 글루탐산과 비슷하게 감칠맛을 내는 구아닐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육류를 먹지 않는 사람들이 국이나 찌개를 끓이기 위한 국물을 내는데 빠져서는 안 되는 식재료이다. 그래서 육식을 금하는 사찰에서는 아주 사랑받는 식재료이며 육식을 하는 사람들의 음식을 위한 국물내기에도 빠지지 않는 식재료 중의 하나가 표고버섯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시마의 글루탐산, 표고버섯의 구아닐산, 소고기 등 육류의 이노신산 등이 만나면 감칠맛이 증폭되어 웬만하면 누구나 맛있는 국물요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문헌에 보면 표고버섯은 맛이 달고 성질이 온화하여 누구나 먹어도 괜찮고 오랜 기간 먹어도 큰 탈이 없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위의 기운을 도와 식욕을 느끼게 하며 소화를 잘 되게 하고 허약한 사람의 기운을 북돋우는 식재료이다. 혈압을 내리고 체내의 중성지방 축적을 방지하는 효능과 면역력을 높여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표고버섯은 국물을 내거나 육류요리를 할 때 맛과 향의 상승효과를 위해 같이 선택된다. 소고기, 닭고기, 붕어, 돼지발 등과 함께 조리해서 먹으면 인체의 원기를 보강할 수 있다. 표고버섯의 갓에 함유된 에르고스테롤은 햇빛을 받으면 비타민D로 바뀐다. 태양이 인간에게 주는 선물인 비타민D는 체내 흡수율이 낮은 칼슘의 흡수를 도와 노인들의 골다공증의 예방이나 성장기 어린이의 뼈 건강을 좋게 한다. 갓이 벌어지기 전의 생표고버섯은 향과 맛이 아주 좋지만 나는 마른 버섯을 물에 불렸다가 조리했을 때 느껴지는 쫄깃한 식감을 아주 좋아한다. 지난 가을에 나는 장흥에 있는 표고버섯농가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 농가의 농부에게서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어려움이 많다는 말을 듣고는 마음이 움직여 좀 넉넉하게 버섯을 구입을 해왔다. 잡채를 하거나 버섯볶음 등의 특별한 음식을 할 때를 제외하면 나는 국물내기용으로 표고버섯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국물을 내고 나온 버섯을 따로 모아 냉동해두었다가 가끔 꺼내 전을 부쳐 먹는 것도 꽤 재미지다. 일부러 버섯을 불리고 하는 번거로움이 없을 뿐 아니라 국물 내고 나온 멀쩡한 버섯을 버리기 아까운 마음에 위로도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온 표고버섯으로 부친 전을 앞에 놓으면 누구라도 불러들여 술 한 잔 하고 싶어진다. 겨울이 깊어가고 있다. 봄이 되면 바쁘게 움직여야 할 인체를 쉬게 하면서 마른 표고버섯 몇 송이와 검은 콩 볶은 것을 함께 우려 차로 마시는 것도 겨울을 잘 나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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