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 중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말이 있는데 나는 처음에는 이 말이 다른 사람들의 성공을 시기하며 잘되는 꼴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의 못된 심성을 이야기 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원래 이 말의 뜻은 그게 아니었다고 한다.
사촌이 땅을 사면 그 일이 기쁨이 되고 자신의 일처럼 즐거워하여 푸짐한 음식을 차려 동네 이웃들과 함께 풍성하게 나누고 또한 신나게 먹다보니 배가 아픈 것이라고 한다.
다른 사람의 성공을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주는 참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는 이웃이 슬픈 일을 당할 때 함께 그 아픔을 나눈다. 하지만 나보다 잘 되고 성공하면 그 일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기뻐해주는 일이란 쉽지가 않다. 왜냐하면 교만이라는 갑옷을 입고 매일 매일 전투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청출어람이라는 말이 있다. “쪽에서 뽑아낸 푸른 물감이 쪽보다 더 푸르다”라는 뜻으로 제자나 후배가 스승이나 선배보다 나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하지만 스승이나 선배의 입장에서 보면 그리 듣기 좋은 말이 아닐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보다 뛰어난 실력이 있고 자신을 능가하는 모습을 보이는 제자를 인정하며 그가 더 잘 자라가도록 돕는다면 이 사람은 스승이기 전에 아버지의 마음을 갖은 위대한 스승이라 말할 수 있다.
겸손이란 이와 같이 나 자신을 낮추는 것으로 시작하여 상대방을 높이고 인정해주며 성공할 수 있도록 돕고 그로인해 함께 기뻐해주는 것이다. 독일화가 뒤러의 기도하는 손이라는 유명한 그림은 자신을 위해 희생한 프란츠라는 친구를 모델로 그린 작품이다. 두 사람은 화가의 꿈을 꾸었지만 가난하여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되자 서로 약속을 하였다. 한 사람이 먼저 공부하고 나머지 한 사람은 일을 하여 그를 돕고 공부가 다 끝나면 그 때 일한 친구가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자고 한 뒤에 먼저 뒤러가 공부하게 되었고 나중에는 유명한 화가가 되었을 무렵 친구는 너무나 힘든 일을 하여 손이 거치러지고 굳어지게 되었다. 프란츠는 자신의 꿈인 그림그리기를 포기하고 그 대신 자신이 뒷바라지 해 온 뒤러가 유명한 화가가 되기를 원한다는 기도를 하고 있었는데 친구의 기도의 소리를 밖에서 들은 뒤러가 울면서 그린 스케치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가 그렇게 울었듯이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서있고 우리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은 내 노력이 아닌 누군가의 헌신과 눈물과 봉사의 열매로 있는 것이고 이러한 것들을 생각해보면 우리는 겸손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내 고집과 주장을 관철하는 것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과 마음을 헤아리며 조용히 경청해주는 자세와 자신의 공로와 외모와 소유를 그리고 성공을 자랑하지 않는 마음이 바로 겸손이지마는 우리는 그러한 겸손의 자리에 들어가기를 꺼려한다. 왜냐하면 겸손하면 손해보고 상처받고 이 세상에서 바보라는 말을 듣기 때문이다.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기고 인정받고, 성공하는 지금의 사회에서 겸손한 자리에 있다는 것은 치명타를 입는다고 생각한다. 정말 그렇게 보일 때가 많다.
하지만 잠언에서는 “사람의 마음의 교만은 멸망의 선봉이요, 겸손은 존귀의 길잡이니라”했다. 겸손은 그것이 당장에는 손해이고 실패이고 사람들로부터 무시와 천대와 조롱을 당하는 것 같아보여도 겸손한 자가 나중에는 반드시 성공하고 존귀한 자리에 오르게 됨을 분명 창조주는 약속하셨다.
이스라엘이 페르시아에서 포로로 생활하고 있을 때 모르드개라는 사람은 어느 날 왕궁에서 왕을 모살할 신하의 계획을 우연히 듣고 왕에게 이 사실을 알리어 왕의 목숨 구해주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모르드개는 입을 다물고 조용히 지냈다. 그가 교만했다면 자신의 공로를 자랑하고 알리며 인정받으려 목소리를 높이고 왕에게 높은 자리를 요구했을 법하지만 그냥 조용히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왕이 잠이 오지 않아 왕들에 대한 일기를 읽다가 모르드개가 자신을 구원해 준 사건을 알게 되었고 이에 대한 보상은 무엇인지 물어보니 아무것도 해 준 것이 없다고 했다. 왕은 부하에게 명령하여 그를 왕 다음으로 높은 자리에 앉게 했다. 모르드개가 요구한 것이 아니라 왕이 직접 감동을 받고 명령을 내릴 때까지 그는 겸손으로 허리를 동이며 큰소리를 내지 않았다.
겸손으로 우리는 자신을 낮추면 그리고 그 겸손의 길로 행하면 때가 되었을 때 분명 존귀함을 얻게 될 것이다. 나는 믿는다. 겸손한 사람이 반드시 승리하게 되리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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