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프랑스 파리에 갔었을 때 지하도를 건너며 ‘아니 이럴 수가...’ 하며 놀라움을 가진 적이 있다. 파리 중심가 지하도 곳곳이 담배꽁초와 쓰레기로 지저분하기 이를 데 없었다. 벽에 제멋대로 그려진 낙서와 그림이 옛날 우리나라 공중화장실처럼 가득하였다. 세계 문화의 중심지이며 문화인들이 활보한다는 파리가 이처럼 더럽고 지저분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프랑스인 친구에게 물으니 버리는 것은 자유이며 깨끗이 치우는 것은 정부의 일이라고 대답하여 또 한번 놀랐다. 담뱃값이나 전철 요금 속엔 치우는 비용까지 다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고, 버려야 치우는 청소부가 한명이라도 더 먹고 산다는 이상한 논리에 말문이 막힐 수밖에 없었다. 자유도 좋지만 더불어 사는 공동체 사회에서 지켜야 할 기초질서는 문화시민의 양식과 비례한다고 배웠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하여 회의감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함양 읍내를 지나다 보면 위와 같은 기초질서의 어지러움에 대하여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난감함이 밀려올 때가 많아 가치관의 혼란에 빠질 때가 있다. 먼저 이 글을 어떤 나쁜 의도로 쓰는 것이 아님을 밝힌다. 작은 기초질서가 지켜져 좀 더 살기 좋은 도시 환경이 형성되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쓴다. 연밭머리 근처에 가면 인도를 거의 막다시피 한 곳이 있다. 지나가려면 요리조리 물건을 피해 조심히 지나가야 한다. 이 길이 인도인지 사유지인지 모를 정도로 정도가 심하다. 또한 키모마트 부근 길가에도 많은 물건들이 인도에 가득 놓여 있어 통행을 방해하고 있다. 길이 아니라 사유지 인 듯 몇 년째 그대로 방치되어 있으니 정도가 심하다. 고운 체육관 쪽 굴다리 근처를 지나면 인도를 완전 점령하다시피 한 기계들이 있는데 정도가 심하다. 어느 길 가에는 오토바이가 쌓여 있다. 중앙시장 쪽은 주차장이 아예 개인 점포가 되어 있는 곳이 여러 곳이다. 수년 내내 차지하여 부족한 주차시설에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다 먹고 사는 생계와 관련되어 있어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고 그저 좋게좋게 지나치면 별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작은 기초질서의 어지러움이 도시 전체에 만연되어 있다면 이것은 한번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행정의 부재나 시민의식의 부재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주택가나 길가를 지나다보면 승용차나 트럭을 길가에 세운 것이 아니라 아예 인도 위에 올려놓고 길을 막고 개인 차고지처럼 쓰고 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통행하는 인도가 내 집 앞 주차장으로 변해 차를 보도에 올려놓은 곳이 비일비재 한 것을 보며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난감하다. 물론 또 그저 조금 피해서 걸어가면 될 일이지만 이것은 정말 이게 아니다 싶다. 가장 번잡한 시내 모 파출소 바로 옆에서 점포정리 세일이라고 하여 보름 내내 인도를 점령하고 호객행위를 하는 일이 일어나 아파트 주민들의 불만이 높았다는 풍문도 들린다. 상림 주차장은 텅텅 비어있지만 상림 대로변 길가 음식점 주변에는 불법주차 차량들이 양쪽으로 늘어서 있어 차 한 대 지나가기가 힘들다. 불법주차단속 차량이 이곳의 불편을 알고 있는지 모르는지 시내에서만 보인다. 짝수차 홀수차 주차제도도 있으나 마나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성심병원 쪽 뒷길과 연밭머리 쪽의 교통 혼잡은 갈수록 심하다. 연초에 쓰레기 불법투기 처벌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가 있었지만 그 때 뿐이고 지금은 여전히 마찬가지로 볼상 사나운 쓰레기가 악취를 내뿜고 어지러이  쓰레기 더미가 거리에 쌓여 있다. 기초질서가 무시되고 지켜지지 않는 행정 부재의 도시다. 기본적인 기초질서를 잘 지키며 깨끗하고 살기 좋은 동네로 만들어가는 데는 쌍두마차처럼 두 개의 축이 함께 잘 돌아갈 때 가능해 질 것이다. 하나는 담당기관의 투철한 계도의식의 선도적 지도이고, 하나는 시민의 기본적 자세로 지키려는 준법의식과 교양적 소양의 유무일 것이다. 무분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크고 작은 기초질서. 하루아침에 다 잘 이루질 수는 없다. 꾸준한 관심과 노력으로 하나씩 다듬어 나갈 때 함양은 깨끗하고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고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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