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2002년부터 동북공정(東北工程)을 추진해 왔다. 간단히 말해 중국의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편입하려는 연구 프로젝트이다. 동북공정의 문제는 중국이 고조선, 고구려, 발해라는 우리나라의 고대사를 전면으로 부정하고 자국의 역사 일환에 편입시켜 버림으로서 한국의 뿌리 근간 자체를 자국에 종속된 나라로 치부해버리려는 엄청난 역사왜곡의 음모다. 이는 한 나라의 고유한 역사마저 날조하려는 중국의 야만적 행위로서 지탄받아 마땅하다. 단군왕검으로 시작된 고조선과 고주몽으로 시작된 고구려와 고려인 대조영으로 시작된 발해라는 나라와 왕건이 세운 고려와 이성계가 세운 조선, 5000년 역사를 이어온 대한민국. 이 모두가 한민족이 몸과 얼을 바쳐 이 강산 이 민족을 지켜온 우리의 정체성들인데 저들은 대세의 힘으로 주변국을 다 중화로 끌어들이려는 비열함이 들어있음에 정신 차리지 않으면 안 될 위기에 놓여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역사를 젊은 세대들은 꼭 알아야 나라를 지킬 수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발해는 고왕 대조영(祚榮)이 일찍이 고구려의 장수로서 고구려·말갈의 군사를 이끌고 당나라 이해고(李楷固)의 군대를 천문령에서 무찌르고 동모산(東牟山)에서 건국함으로서 시작된다(698년). 일찍이 조선후기의 역사학자 유득공은 ‘발해고(渤海考)’라는 책을 썼다. 그는 박지원의 제자로 이덕무,·박제가 등과 함께 실사구시의 학문을 적극 주장했던 인물이다. 발해가 멸망한 지 수백 년이 지나 문헌이 산망(散亡)하여 제대로 쓸 수 없음을 한탄하면서, ‘신당서(新唐書)’ ‘구당서’를 비롯한 17종의 중국 서적과 ‘삼국사기’ ‘고려사’ ‘동국통감’ 등의 한국사서, ‘속일본기(續日本紀)’ ‘일본일사(日本逸史)’ 등의 일본사서 등 총 22종을 참고하여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발해 3대 문왕은 일본에 사신을 보내면서 국서에 스스로를 ‘고려국왕’이라고 썼으며 일본의 문서도 발해의 왕을 ‘고려국왕’이라고 지칭하고 있으므로 발해는 고구려의 계승국가임이 분명하다. 발해는 선왕 때 중국으로부터 ‘해동성국’으로 지칭되었음이 중국사서에 기록되어 있다. ‘발해고’에서 유득공은 발해가 고구려의 후계자임을 분명히 밝혀 우리 민족사의 범주로 끌어들였고, 신라와의 병립 시기를 남북국시대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고려가 발해사를 찬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구려·발해의 영토를 점령하고 있던 여진·거란에 대해 영토적 권리 주장을 내세우지 못하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발해고’의 사학사적 위치는 매우 중요하다. 동북공정으로 발해에 대한 역사학적 관심이 높아지자 KBS 1TV는 총제작비 약 300억 원을 투입하여 발해를 건국한 대조영의 삶을 그린 대하드라마 ‘대조영’(극본 장영철, 연출 김종선)을 2006년 9월부터 방영하기 시작했다. 이 드라마는 1년 이상 방영되면서 일반 대중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였던 발해가 고구려의 피를 이어받은 우리 민족이라는 것을 각인시켰다. 장영철 작가는 방영에 앞서 “‘대조영’을 통해 사람들이 역사적 진실을 찾아갈 수 있고 잃어버린 꿈과 자긍심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발해를 세우고 찾는 과정, 발해가 고구려의 정통성을 이어받은 역사라는 점을 알리는 것 자체가 역사적 진실일 것”이라고 밝혔다. 발해의 역사를 다시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발해를 꿈꾸며>라는 노래를 불러 큰 반향을 일으켰던 것도 역사상 최대의 영토를 차지하였던 발해에 대한 자긍심과 무관하지 않다. 서쪽으로 요동지역, 북쪽으로 헤이룽강, 동쪽으로 연해주까지 확대하여 우리 최대의 영토를 차지하였던 해동성국, 발해! 그 발해를 우리는 꿈꾸어야 한다. 단군왕검으로부터 고조선, 고구려 광개토대왕이 건국했던 우리의 잃어버린 옛 땅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다시한번 발해를 꿈꾸어야 하는 것이다. 발해와 연관하여 기억해야 할 사건이 있다. 장철수 대장(38세)과 이용호(35세) 이덕영(49세) 임현규(27세)씨 등 4명은 97년 12월 31일 발해건국 1300년을 맞아 뗏목 ‘발해 1300호’를 타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 부산으로 향하다 악천후를 만나 뗏목이 좌초돼 98년 1월 24일 일본 오키제도 부근에서 전원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 이 탐사여정은 KBS에서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89년 1월1일 방송, 국내외에 파문을 던지기도 했다. 옛 선조들의 웅대한 기상을 오늘에 재현하겠다는 의지를, <세종실록지리지> 기록을 재연함으로써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다시 알리기 위한 모험을 한 위대한 이들을 보면서 발해를 꿈꾸어야 한다. 고구려나 발해는 만주와 한반도를 동시에 영토로 삼았던 우리 겨레가 시작되었던 단군조선의 국가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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