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명소설가 ‘츠츠이 야스타카’는 자신의 소설 ‘최후의 끽연자’에서 이 세상에 마지막 남은 한 흡연자에 대한 이야기를 묘사했다.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금연정책 때문에 언젠가 최후의 흡연자가 나오는 때를 상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소설속의 주인공은 흡연자들을 탄압하는 사회에서 끝까지 담배를 손에서 놓지 않는데 사람들은 그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자는 주장까지 하게 된다.
금연은 새해 목표로 등장하는 단골메뉴다. 또한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금연은 매번 작심삼일이 되기 일쑤다. 요즘같은 세상에 자신의 차(車)안만큼 자유롭게 담배를 태울 수 있는 곳은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우리나라도 최근 몇 년 사이 금연구역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올해부터 금연법이 강화돼 100㎡이상의 음식점 등에선 흡연을 할 수 없고 내년부터 모든 음식점과 술집 등에서 금연이 실시된다. 또한 2월부터는 택시 안에서도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됐다. 흡연자들은 종종 이런 탄식을 쏟아낸다. 요즘은 길을 가다가도 사무실에서도 친구, 동료들과 술 한잔 할 때도 심지어 집안에서도 마음 놓고 담배한대 피울 곳이 없고 게다가 길모퉁이 구석에서 눈치를 보며 고개를 숙여 숨어 피워도 인상을 찌푸리고 지나가는 행인들 때문에 흡연자들은 죄인처럼 눈치 보기 일쑤라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금연정책을 펼치는 나라를 꼽으라면 단연 호주라 할 수 있다. 호주의 성인 흡연율은 약 15%선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편인데도 정부는 좀 더 강력한 규제와 캠페인으로 오는 2018년까지 흡연율을 10%이하로 낮출 계획이라고 한다. 호주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금연정책을 펼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흡연으로 인해 매년 40조원이 넘는 보건예산부담이 발생하고 지난 60년간 90만명 이상이 흡연관련 질환으로 사망하자 정부가 아예 ‘담배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호주는 애연가들에게는 ‘지옥’이다. 담배값이 세계에서 가장 비싸기 때문이다. 담배 한 갑의 가격은 15~20호주달러(약 1만8천원~2만4천원) 정도이다. 그럼에도 호주 정부는 매년 소비자물가지수와 연동해 담배세금을 올리고 있다. 그 귀한 담배를 손에 들고서도 끽연자들은 마땅히 피울 곳이 없어 거리를 헤매기 일쑤다. 일본에서는 보행 중 흡연에 대해서 과태료를 부과하는 반면에 흡연자들을 위한 충분한 장소가 마련돼 있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공공의 건강과 안녕을 중요시하는 사회문화는 더욱더 중요시 되고 있는 것은 자명한 일이며 이 이야기인 즉, 흡연자들은 설 자리가 더욱더 없다는 말일 것이다. 흡연자들은 한해 담배를 피우는 대가로 수조원에 달하는 세금과 각종 부담금을 국가에 낸다. 그러나 흡연 피해를 방지하고, 금연사업을 시행하는 예산으로 활용해야 할 이 돈은 구멍 난 국가 재정을 메우는 쌈짓돈처럼 쓰이고 있다. 정부가 흡연율이 낮아질 경우 세수가 감소할 것을 우려해 금연정책에 소극적이라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흡연자들이 담배 1갑당 354원씩 내는 건강증진부담금은 국민건강증진기금 재원의 75%를 차지한다. 그러나 학교 흡연예방교육, 군인, 전·의경 금연 지원 등 금연사업 예산은 1~2%대에 불과한데다 이나마도 매년 감소 추세다. 2008년 312억원이던 금연사업 예산은 2014년 115억원으로 3분의 1토막이 났다. 올해 사업예산(9,026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3%에 불과하다. 반면 전체의 34%(3,036억원)는 의료기기기술 개발 등 연구개발 예산이나 질병관리본부 기간제 근로자 인건비, 국립중앙의료원 손실 보전 등 기금 목적과 무관하거나 법적 근거가 불분명한 곳에 쓰였다.
국민건강진흥법은 이 기금을 금연교육·광고 등 흡연자를 위한 건강관리사업에 우선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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