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나처럼 대우 받는 스승이 있느냐? 어디 가서도 내 인생의 최고의 자랑거리라네” 함양읍내 ‘해와달’ 식당에서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의 아저씨들이 나누는 담소와 함께 간혹 들리는 웃음소리가 가족처럼 친근감을 더한다. 오늘 이 만남은 40여년전 은사님이신 김학봉(79세) 거면마을 노인회장을 위해 35년간 이어져 오고 있는 자리다. 5월10일 오후6시 ‘농우회’ 회원들이 친구가 운영하는 해와달 식당에 모였다. 스승의 날을 겸한 이날 모임을 위해 매년 전국 각지에서 친구들이 고향을 찾는다. 1975년 함양종합고등학교 농업과를 졸업한 56년생들이 1980년 ‘농우회’를 결성해 25명이 지금까지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서로 맞절로 시작된 이날 모임은 지난 일년 간의 안부와 함께 이야기 꽃이 무르익는다. 이쯤되면 이들은 타이머신을 타고 40여년전으로 돌아간다. 도시락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공부, 성적, 우기기에서 군대이야기까지 해답이 없는 이야기는 너털 웃음으로 마무리된다. 김학봉 은사님은 말한다. 그때 그 시절은 어려운 시절이었다. 특히 대학진학이 아닌 농업과를 선택한 친구들에게 사회에 필요한 다양한 경험을 전달해 주고 싶었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지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하다보면 그 분야에서 최고가 아니더라도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인성교육을 중요시 했다.김 은사님은 “72년 교직에 첫 발을 디뎌 맞이한 첫 제자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이들이다. 항상 친구 같은 스승이 되고 싶었다. 지금은 고향을 비롯한 전국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특히 “이 친구들이 1998년 퇴직 시 32쌍의 부부가 참여해 축하의 자리를 마련했었다”며 “그날 밤이 새도록 함께한 기억이 내 생애에 최고의 순간으로 자리한다.”고 전했다. 제자 이정수씨는 “선생님은 특별한 사람이었다. 그때도 그랬지만 40여년이 지난 지금도 친구들의 이름을 다 기억한다. 지금은 25명의 친구들이 모임을 함께하고 있지만 제자들의 길·흉사까지 함께하는 스승님은 우리 모두의 최고의 스승이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서 김학봉 은사님이 제자들에게 드리는 글(항상 친구 같은 스승을 멀리 하지 않고 찾아주시는 그 고마움 비길 곳 없으며<중략>, 여러분들도 이제 육십 갑을 넘나드는 나이에도 옛 우정과 동심의 친우를 만나 볼 때는 옛날 학창시절의 나이로 돌아가는 느낌일 것입니다.<중략>)을 낭송하자 제자들의 눈가에는 눈물 고인다.스승은 제자에게 고마움을 담은 금일봉을, 제자들은 스승을 위한 금일봉을 각각 전달한다. ‘스승’이라는 단어조차 퇴색되어 멀어져 간 현 사회에서 이날 모임은 참스승을 찾고 그리워하게 만드는 마술을 부렸다.김학봉 은사님이 제자들에게 드리는 글여러분 반갑고 또 반갑습니다. 녹음이 짙어가는 초여름 오늘도 건강한 모습으로 다 같이 모여 이렇게 마주 보는군요. 날씨도 쾌청하며 특히나 우정이 깃든 박석규 친우 집에서 함께하니 더욱 감회가 깊습니다. 마천 삼정과 박석규 친우 집에서와 같이 이토록 영원히 변치 않는 우정으로 모임이 되도록 기원 드립니다. 멀리 서울에서 부산에서 또 각지에서 고향을 찾아 단 걸음에 오신 여러분들을 환영합니다. 항상 친구 같은 스승을 멀리 하지 않고 찾아주시는 그 고마움 비길 곳 없으며 나 자신 만큼은 어느 누구에게도 부끄럼 없이 자랑하고 싶고 또 나의 지인들에게 자랑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이제 육십 갑을 넘나드는 나이에도 옛 우정과 동심의 친우를 만나 볼 때는 옛날 학창시절의 나이로 돌아가는 느낌일 것입니다. 나도 내일이면 팔순인데 여러분들과 자리를 같이하니 삼십대로 풀쩍 뛰어 내린 것 같습니다. 부모를 넘어 할아버지가 되신 분들도 많으실 것으로 믿어집니다. 세월이 여삼추라 어쩔 수 없는 것이지요. 그래도 60세는 청춘이란 꼬리표로 현대사회에서는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나이만큼 꿋꿋하게 국가 발전과 사회번영에 초석이 되어 주시길 바랍니다. 항상 가정의 행복과 건강이 함께 하기를 기원 드리며 반갑게 인사에 대합니다. 2014년 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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