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쌤, 가슴 울렁대는 푸르른 신록인데 우리 나들이 가요.” “그러냐? 그럼 아리수 강가로 가 볼테냐, 우발수 강가로 가 볼테냐?” “예? 아리수 강가는 뭐고 우발수 강가는 뭐예요?” “네가 천제의 아들 북부여의 왕 해모수를 만나보고 싶다면 아리수(압록강) 강가로 가야 될 것이고, 네가 동부여의 왕 금와왕을 만나고 싶다면 우발수 강가로(태백산 남쪽) 가야 될 것이야. 하백의 딸 유화 아가씨는 아리수 강가를 거닐다 해모수를 만나 사랑에 빠졌단다. 하지만 아비한테 결재도 안 받고 처녀가 임신했다고 찍 싸게 맞고 집에서 쫓겨났단다. 남산만한 배를 안고 우발수 강가로 가 떨어져 버릴까 말까 헤맬 때 사냥 나온 해부루의 아들 금와왕이 유화를 발견하여 달래어 자신의 궁으로 데려와 보살펴 주었단다. 얼마 후 유화는 해산했는데 커다란 알을 하나 난 것이 아니더냐.” “오마나, 오마나, 이 걸 어째!” “금와왕은 불길한 징조라 하여 그 알을 돼지우리에 던지라고 명했단다. 돼지들이 그 알을 피하고 다시 길에다 들판에다 버렸단다. 소나 말도 피하고 오히려 새들이 품어주기까지 했단다. 할 수 없이 유화부인에게 도로 갖다 주었고 그 알에서 건장한 아이가 태어났는데 그가 바로...” “쌤, 이제부터는 나도 알아요. 그 사람이 바로 고구려를 건국한 내가 싸랑하는 고주몽 오빠예요.” “싸랑하는 니 오빠 고주몽? 오호, 놀라워라. 내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그걸 네가 어찌 알았느냐?” “MBC요. 2006년 5월부터 2007년 3월까지 MBC에서 주말 드라마로 ‘주몽’을 방영했는데 주몽 송일국하고 소서노(召西奴) 한혜진과 아름답고 애틋한 사랑이 인기 짱이라 전국이 발칵 뒤집혔었어요. 그래서 나도 주몽신화 클럽에 가입해서 저녁이면 드라마만 보고 학교 안가고 행사에 죽자 살자 쫓아다녀서 큰오빠한테 찍 싸게 맞고 유화부인처럼 집에서 쫓겨나 친구 집에서 잤어요. 주몽 오빠는요 자랄 때부터 잘 생겼구요 활을 잘 쏘았데요. 백발이고 백중이래요.” “뭐가?” “활이요. 활이 백발이라 명중이래요. 그래서 주몽이란 이름을 붙였데요. 또 말을 길렀는데요, 비쩍 마른 말만 길렀데요. 금와왕한테 혼나 그 말을 자기가 가졌데요. 그런데 그 말이 나중에 잘 먹어서 나처럼 뚱보가 되어 힘이 세서 명마가 되어 도망갈 때 잘 도망갔데요. 금와왕 아들이 7명이 있었는데 다 못생겨서 주몽이가 왕이 될까봐 죽이려고 했어요. 어머니 유화부인이 알고 도망가라고 해서 가지고 있던 칼을 뚝 분질러 반 토막을 내어 소나무 밑에 묻어 놓았데요. 그리고 아내 예씨부인에게 나는 도망가니 애기를 낳으면(유리왕) 반 토막 칼을 찾아서 갖고 오면 상을 준다고 말하라고 했데요.” “훌륭하구나. 주몽 역사를 소설처럼 아주 잘 말했다. 쌤님이 그 이후를 말하겠다.” 주몽은 금와왕의 장남 ‘대소’의 추격을 피하여 명마를 타고 남쪽으로 달렸다. 그러나 눈앞에는 깊은 강이 펼쳐지고 추격병은 쫓아오고 진퇴양난의 위기에 봉착했다. 주몽이 외쳤다. “나는 천제의 아들이고 하백의 외손이다. 길을 열어라.” 그러자 갈대들이 서로 서로 손을 잡고 자라가 떠올라 다리를 놓았고 길이 열렸다. 주몽은 무사히 강을 건넜고 졸본에 도달하였다. 비류수 강가(혼강)에 자리를 잡고 BC 37년 22살의 주몽이 외쳤다. “나 계루부 집단의 추모왕이며 동명성왕인 고주몽은 큰 뜻을 품고 나라를 세운다. 이름은 고구려다. 자손만대에 번성하고 빛나리라!.”(광개토태왕릉비문,삼국사기,삼국유사,동명왕편 등에서) 그 후 고구려가 도읍지를 졸본성에서 국내성으로 옮겼을 때 첫째부인 예씨로부터 난 유리 왕자가 아버지 주몽을 찾아와 반쪽 칼을 내밀었다. 왕위를 가진 본처의 첫째 아들이며 고구려의 2대 왕이 된 유리왕인 것이었다. 졸지에 둘째부인이 된 소서노는 아들 비류와 온조를 데리고 남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비류는 한강 서쪽 미추홀(인천)에 자리를 잡고 온조는 위례성(서울)에 자리를 잡아 나라를 세웠다. 비류의 땅은 좋지 않아 백성이 줄고 온조의 땅은 기름져 번창하여 십제라 불리는 백제라는 나라를 세웠다. “소서노는 조선 역사상 유일한 창업 여대왕일 뿐 아니라 고구려와 백제 두 나라를 세운 역사 최대의 여인이다.”(단재 신채호 [조선상고사] 중에서) 주몽이 소서노에게 입맞춤 했다. “소서노, 당신의 사랑 고구려가 간직할 것이오.” 송일국과 한지혜의 두근두근 사랑이 5000년 동안 전해지고 드라마로 재현되어 많은 감동에 감동을 낳고 있으니 바로 고구려를 세운 건국신화 ‘주몽’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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