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편이라는 말의 사전적 정의는 첫째, 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과 둘째, 교사가 수업이나 강의를 할 때에 필요한 사항을 가리키기 위해 사용하는 가느다란 막대기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교편이라고 하면 종아리, 손바닥, 엉덩이를 때리는 회초리라는 단어가 쉽게 연상이 됩니다. 그렇다고 제가 학창시절에 선생님들께 자주 혼이 나던 학생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40대 후반의 나이에 돌이켜 생각해보면 엄하게 꾸짖어 주시고 혼을 내시던 선생님이 그립고 특별히 더 감사하게 생각되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불현듯 학창시절이 생각납니다. 그 때가 그립고 다시 돌아가고 싶은 시절… 수업시간에 도시락을 몰래 먹다 들켜서 혼이 나고, 친구랑 쪽지로 장난을 치다 벌을 서기도 하고, 졸다가 선생님의 질문에 엉뚱한 대답으로 온 반의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창피해 하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납니다. 선생님의 말씀은 거부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 연유에서인지 제가 가지고 있는 선생님에 대한 이미지는 어려움, 무서움, 유식함, 존경, 너그러움과 푸근함 등의 다양한 감정들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세상이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선생님이란 글자가 이제는 매달 꼬박꼬박 월급을 받는 직업군의 한 단어가 된 것 같습니다. 군사부일체라는 말은 옛날이야기에 나오는 전래동화쯤으로 치부되고 있습니다. 학원에서의 선행학습 등으로 선생님들의 강의는 이미 귀에 인이 박힌 진부한 잔소리에 지나지 않게 되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학교 수업시간에 떠들고 장난을 쳐도, 잠을 자도 학생들의 인권이 우선이고, 부모들에겐 제 자식이 우선이다 보니 학교와 선생님의 권위는 안중에도 없는 듯한 세태가 주류를 형성합니다. 교권은 더 이상 추락할 곳도 없는 것 같습니다. 무엇이 교사의 길이고 어떻게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갈피를 잡기가 힘들어집니다. 30년 가까이 교직에 몸담고 계시는 선생님의 “모든 학생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학생들의 인권이 오히려 학생들을 망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지금까지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이라는 자부심 하나로 살아왔는데 요즘은 자주 회의가 들고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월급쟁이로 전락해가고 있는 이제는 교편을 내려놓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서글픈 생각이 든다.”는 말씀에 가슴이 아려옵니다. 저도 학생이었던 시절이 있었고 지금은 아이를 가진 학부모가 되어 있지만 학생 때나 지금이나 선생님들께 특별히 잘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부끄럽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시간에도 교육의 현장에서 추락하고 있는 교권에도 불구하고 교직을 천직으로 여기시고 우리아이들을 가르치시느라 심혈을 기울이시는 많은 선생님들이 계시리라는 것은 확신하고 있습니다. 일년지대계는 농사를 짓는 것이요, 십년지대계는 나무를 심는 것이라면 백년지대계는 교육을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안정적인 일자리로서의 교직에 종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백년지대계를 위한 사명감으로서의 교육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실천할 것을 다짐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선생님들의 권위가 학생들에게 좋은 이미지와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어쩔 수 없이 잡고 있는 교편이 아니라 사명감과 자부심이 넘치는 교편이 되도록 그래서 교육 미래의 서광이 비치는 우리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 모든 선생님들의 교편에 권위와 존경과 사랑과 사명감이 넘쳐나시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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