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있습니다. 생명을 있게 함으로 고맙고 생명이 있음으로 감사한 달입니다. 새롭게 새로이 푸르게 푸르도록 자라는 생명의 달입니다. 그러나 2014년 4월은 한순간에 생명을 죽음으로 바꾸어버렸고, 5월은 생명을 노래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귀중했던 생명을 너무나 어이없이 예고도 없이 빼앗아 가 슬픔과 분노조차 느낄 수 없는 비극적 죽음의 5월이 되었습니다. 서해바다에 던져진 자식의 죽음을 통곡하려 해도 눈물 한 방울이 남지 않아 울지도 못하고 실성한 채 망연자실 바다를 바라만 본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이제는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기는커녕 죽음의 시체만이라도 찾아 돌려주기를 애원해 보지만 바다는 대답이 없습니다. 한 어머니가 바다에 밥을 던집니다. “아가야, 엄마가 주는 이 밥 한 술이라도 먹고 가렴.” 또 다른 어머니가 피자를 바다에 던집니다. “아가야, 네가 좋아하던 피자다. 이리 와 엄마가 주는 이 피자 한 입이라도 먹어보고 가렴.” 어떤 어머니가 옷가지 한 벌과 양말을 펼쳐 놓습니다. “너 얼마나 춥니? 이 옷, 이 양말이라도 신어 보렴.” 어떤 어머니가 말합니다. “아들아, 내가 너를 끝까지 찾을게. 너를 볼 때까지 이 바닷물 어미가 다 마셔 버릴게. 아들아. 기다려.” 사회가 자식을 지켜주지 못함을 보았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라 해놓고 저희들은 서둘러 빠져 나갔습니다. 나라가 생명을 지켜주지 못함을 보았습니다. 생명을 구하려하지는 않고 책임을 피하려 딴 짓을 급히 하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어떤 사람은 생명을 놓고 별 쇼와 짓을 다하는 것을 보고 놀라울 뿐이었습니다. 단원고의 인솔교사들은 제자와 끝까지 동행하며 죽음의 길을 같이 하였습니다. “얘들아, 선생님이 너희들 곁에 같이 있잖아. 무서워하지 마라. 선생님과 너희들은 저 세상 끝까지 같이 수학여행을 하는 거다.” 하며 같이 길을 떠났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행을 하였습니다. 세상은 힘을 가진 큰 사람들이 지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작은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어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세상은 나를 버려도 어머니는 나를 끝까지 버리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보았습니다. 아버지가 팻말을 들고 내 이름을 부르며 목 놓아 부르짖으며 돌아다니시는 것을 보며 나를 끝까지 버리지 않는 가족들을 보았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행, 가족의 의미를 알았습니다. 다 보았어요. 어머니, 아버지. 당신의 사투를. 나도 당신에게 달려가려고 사투를 다 했는데. 엄마, 아빠, 사랑해요. 나 이제 죽어도 아무 후회 없어요. 나를 이토록 사랑한 나의 엄마 아빠 다 보았으니까요. 내가 이렇게 귀한 당신의 자식인 줄 다 보았으니까요. 그러니 그만 울고 일어나서 잠시 군대 갔다고, 잠시 시집갔다고 생각하시고 나를 위해서 그냥 내가 있는 것처럼 아름답게 행복하게 살아가세요. 힘내서 작고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서 의미 있게 즐겁게 살아가 주시면 되요. 그게 나의 바램이에요. 엄마, 아빠 사랑해요. 저 세상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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