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요 싸. 책이 한 권에 백원이요”. “자. 모자가 500원입니다. 어서 사가세요” 따스한 가을햇살 아래 여기저기 아이들이 물건을 팔기 위해 흥정을 벌인다. 노련한 장사꾼마량 지나가는 이들을 불러 모았다. 지난 10월12일 함양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2013 교육공동체와 함께하는 알뜰 바자회’ 현장이다. 함양초 아이들이 주체가 되어 열린 이날 바자회는 학생들은 물론이고 지역 주민들까지 참여해 그 열기가 뜨거웠다. 학생들은 자신에게 필요 없는 물건들을 맞바꿀 수도 있고 흥정을 해 싸게 구입할 수도 있다. 또 물건을 판 후의 수익금은 장학금으로 사용될 예정으로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신발. 옷. 책. 장남감. 인형 등 좌판에 널려있는 물건들. 자신에게 작아진 옷이나 신발. 다 읽은 책들. 애지중지 아끼던 인형과 장난감 등 아이들이 나눔장터에 가지고 나온 물건들이다. 가장 싼 것이 100원에서 비싸 봤자 1.000원으로 아이들 손을 잡고 따라 나온 어른들은 마침 사고자 했던 물건이 있으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횡재한 기분이다. 가장 붐비는 곳은 역시 장난감이 널려 있는 곳. 요즘 아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레고부터 인형까지 다양한 물건들이 아이들을 반겼다. 또한 수백켤레는 되어 보이는 신발들이 여느 가게처럼 전시되어 지나가는 이들을 눈길을 붙잡았다. 한복과 체육복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한복의 경우 바자회에 나온 것이 의외였지만 지난 1992년부터 1년에 4회(4월. 6월. 10월 11월)에 걸쳐 해마다 한복 입는 날 행사를 갖고 있는 함양초 학생들에게는 전혀 어색하지 않은 듯 했다. 이렇게 진열되어 또 다른 주인을 기다리는 물품들은 대부분이 학생들이 가지고 나온 물품들로 학교에서 1차적으로 선별한 이후 그 값어치에 걸맞는 쿠폰으로 바꿨다. 쿠폰은 이날 장터에서 화폐 대용으로 사용되어 학생들에게 생활 경제의 산 체험장이기도 했다. 학부모들이 준비한 먹거리 장터도 문전성시를 이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떡볶이와 어묵. 팝콘 등의 간식부터 매실차와 커피 등 차도 판매하고. 참여한 학부모들이 즐길 수 있는 부침개와 막걸리가지 다양한 먹거리를 준비했다. 이번 바자회는 학교와 학생. 학부모가 모두 동참해 만들어 낸 하나의 작품이다. 휴일을 반납하고 바자회를 준비한 교사들과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가지고 나와 직접 판매까지 한 학생들. 그리고 이날 참여한 학부모들까지. 오후 2시에 시작된 바자회는 수백명이 참여하는 대단위 행사가 되면서 시끌벅적 어울림 마당으로 변했다. 이렇게 힘들게 물건을 팔아 번 돈이지만 학생들은 선뜻 기부금으로 내놓는다. 학부모회 운영 기금과 학생 장학 기금으로 사용되며. 남은 물품은 해외의 학생들에게 기부되어 뜻 깊게 사용될 예정이다. 학교 관계자는 “이번 알뜰 바자회를 통해 학생들의 바른 생활 실천을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며 “아이들이 교실에서 배우는 것 보다 나눔장터에서 몸으로 직접 경제개념도 배우고 체험할 수 있어 더욱 의미있다”고 말한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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