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경찰서에 신임 여경이 왔단다. 신임 순경이 온 것이 3년만이다. 그것도 여경으로. 경사라고 할 수 있다. 소식을 접하고 달려간 읍내파출소. ‘어서오십시오’라는 맑고 힘찬 목소리가 제일먼저 반긴다. 빠릿빠릿 군기가 든 여경의 목소리. 오늘 취재할 신임 장효정(27) 순경의 힘찬 목소리였다. ‘97대 1’이라는 무지막지한 경쟁률을 뚫고 경찰관이 된 그녀. 함양경찰서는 지난해 말 인사이동 당시 한명 남았던 순경이 승진하면서 제일 막내의 자리는 비어있었지만 이번 장 순경이 들어오면서 막내 자리를 차지했다. 고향이 마산인 장 순경에게는 함양이라는 곳은 많이 낯설다. 어릴 적 함양 어딘지는 모르지만 계곡에 한번 놀러온 것이 알고 있는 전부라고 한다. 장 순경은 “이제부터 지리를 익히고 사람들을 알아가야죠. 토요일 집을 얻고 아직 방 정리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요. 업무는 지난 8개월 동안 실습을 통해 많이 배웠지만 많이 모자라서 틈틈이 공부해야 될 것 같아요”라며 쑥스럽게 말했다. 경찰 공부를 위해 잠시 떨어져 있었지 계속해서 부모님과 생활해 온 장 순경에게 낯선 곳에서의 생활은 힘들 수도 있다. 그녀의 어머니가 현재는 함께한다. 부모님이 걱정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그녀는 “너무나 자랑스러워 하세요”라고 답한다. 장 순경은 경남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얼마간 일반 회사에 일했다. 평소 활달하고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그로서는 회사의 꽉 짜여진 업무가 무척 힘들었다고. 활달한 성격만큼이나 붙임성도 좋은 그녀는 어느 순간부터 활동적인 특성을 가진 경찰이란 직업이 좋아졌고 다른 사람을 도와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그녀가 경찰관의 꿈을 품자 그녀의 부모님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 “저의 성격을 너무 잘 알고 계셔서 믿고 적극 밀어 주셨어요” 어려운 고비를 넘어 딸이 당당히 시험에 합격하자 경찰이란 것이 한 없이 자랑스럽고 행복해 했다고. 합기도 1단이며 틈틈이 운동을 즐긴다는 당찬 순경. 장 순경은 파출소에서 남자 경찰관들과 함께 관내 순찰을 돌고 현장에도 출동해야 한다. 파출소 일이 조금은 힘에 부칠 수도 있으나 그녀는 “즐겁게 일하면 힘들 것이 없어요”라며 스스럼없이 말한다. 그녀는 “저도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다 보면 갖가지 일들에 무뎌지고 무심해질까 겁이 나요. 그러나 어떠한 경우라도 초심을 잃지 않고 남을 먼저 배려하는 경찰관이 되겠습니다”라며 국민의 지팡이로서 경찰관이 될 것을 약속했다. 읍내파출소에서도 장효정 순경의 배치를 반긴다. 김철두 소장은 “순찰팀에 여경이 배치되면 우려도 많이 한다. 우리가 힘들다고 내색하면 처음 온 여경이 얼마나 힘들겠느냐. 동생같이 잘 협력해서 일해보자고 마음을 모았다. 장 순경이 오면서 파출소가 환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함양경찰서 125명의 경찰관 중 여경은 3명밖에 없다. 그나마 이중 1명은 출산휴가로 이제 2명만이 일선에서 근무하고 있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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