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도교 사상의 정수 청암정. 글 싣는 순서 1) 함양에서 선비의 길을 걷다. 2) 팔정팔담의 화림동 계곡 - 거연정·군자정 3) 팔정팔담의 화림동 계곡 - 동호정·농월정 4) 정자 문화의 진수 전남 담양군 5) 100여개 정자의 향연. 경북 봉화군 6) 정자문화.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100여개의 정자가 자리 잡은 정자(亭子)의 본향 함양. 국립공원 1호 지리산과 남덕유산을 따라 흘러내린 수많은 계곡에는 아름다운 풍광을 벗 삼은 정자들이 들어섰다. 함양은 선비의 고장이다. 그 대표적인 표현이 ‘좌안동 우함양’으로 선비 문화의 본산이기도 했다. 그것을 가장 쉽게 엿볼 수 있는 것이 정자(亭子). 옛날 선비들이 만남을 갖고. 시를 짓고 풍류를 읊던 곳. 더위를 피해 탁족을 즐기던 곳. 정자에는 선비들의 문화가 고스란히 나타난다. 현존하는 옛 목조건물 중 가장 많은 것이 정자. 정자는 우리의 선조들이 벼슬길에서 물러난 후 관직에 나가지 않는 처사(處士)로 지내면서 소박한 정자 한 칸을 마련해 저술과 강학 활동을 펼쳤다. 또한 학덕 높은 스승이 거닐던 곳에 제자나 후학들이 그 학덕을 기리는 정자를 건립해 인격과 학문을 수양하는 장소로 삼기도 했다. 정자는 건물 자체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담겨진 선비들의 삶과 정신이 더 중요한 자산이다. 이에 본지는 함양의 정자 문화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경북과 전남지역 정자 문화의 조명을 통해 함양의 정자문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6회에 걸쳐 점검하려 한다. 자연을 벗삼아 시문을 읊던 선비들의 길을 걸어보자. <편집자 주> 100여개 정자의 향연. 경북 봉화군 함양에서 차로 3시간30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은둔의 땅 ‘봉화군’. 봉화는 영화 ‘워낭소리’는 물론 ‘동이‘. ’스캔들‘. ’바람의 화원‘ 등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다. 이곳 봉화에는 현재 100여개의 정자들이 있어 전국에서 가장 많다. 현재 확인된 것이 103곳이고 사라진 것까지 합하면 170여 곳이나 된다. 정자는 경치가 좋은 곳에 위치하면서 풍류를 즐기고 학문을 논하는 곳이다. 이런 정자가 많다는 건 그만큼 산천이 수려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봉화는 높은 산과 울창한 소나무 숲. 아름다운 경관의 낙동강 등 지리적 장점을 지녔다. 낙향한 선비들이 많았다는 것도 봉화에 정자가 많은 또 다른 이유다. 조선시대 봉화 지역 대부분이 안동에 포함돼 있어서 경북 북부의 유림들이 봉화로 옮겨왔다. 특히 ‘태백오현’으로 불리는 강흡. 심장세. 정양. 홍석. 홍우정 등은 병자호란 이후 벼슬을 버리고 봉화 춘양 등지에 내려와 정자를 짓고 학업정진과 후진양성에 힘썼다. 곳곳 마을마다 정자가 있고 특히 빼어난 경관으로 인해 명승으로 지정된 곳도 여러 곳이다. 최근에는 수많은 영화나 드라마들의 배경이 되기도 하는 이곳 봉화는 선비들의 숨결이 고스란히 살아 숨쉬는 역사의 땅이다. 봉화지역을 대표하는 정자들을 살펴보고 그 속에 깃든 선비들의 지조와 절개. 그리고 생활상으로 들어가보자. 도교 사상의 정수 청암정 청암정(靑巖亭)은 봉화군 봉화읍 유곡리에 있는 정자로 조선 중기의 문신 충재 권벌이 지은 것이다. 충재가 기묘사화에 연루되어 파직되고 이곳에 터를 잡아 맏아들 권동보와 함께 건립한 정자이다. 청암정으로 가기 위해서는 닥실마을(닭실마을) 앞에 차를 주차한 후 고풍스런 마을을 둘러보며 가는 것이 좋다. 이곳은 안동권씨 권벌 가문의 집성촌으로 수백년 된 전통가옥들이 산재했다. 이 마을 어딜 가나 솟을대문과 아름다운 모습의 기와집들을 감상할 수 있다. 청암정은 이 마을 끝부분에 위치해 있다. 청암정 바로 옆에는 종택이 자리 잡고 있으며 그 반대쪽으로는 충재박물관이 있다. 역사의 산 증인처럼 곳곳에 유적들이 존재한다. 마을 끝부분 자연스런 풍경이 보기 좋은 청암정이 자리잡았다. 종택의 한 켠. 토담 너머로 보이는 정자는 그렇게 눈에 잘 띠지는 않지만. 들어서면 제법 잘 지어진 정자임을 알 수 있다. 마을 밖에서는 느티나무나 단풍나무로 둘러싸여 있어 가지 사이로 언뜻 언뜻 보일 뿐 시원스럽게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하지만 정자 누대에 올라서면 나무 너머로 보이는 마을의 풍경이 눈을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1526년에 건립된 청암정은 바위 위에 올라앉아 있는 모습도 보기 좋고. 정자 주위로 도랑을 파서 물을 담을 수 있도록 했는데. 지금도 논에 물을 대기 시작하는 때는 주변의 논물을 끌어 물을 담아 두기도 해서 인공의 섬을 만든 보기 드문 정자의 형태이다. 전체적으로 6칸에 마루 옆에는 두 칸짜리 방을 두었고 방 주위로는 퇴를 만들어 방 쪽에서 보면 제법 높은 누대의 모습이기도 한다. 청암정에는 조선시대 명필들의 흔적도 볼 수 있는데. 충재는 물론 퇴계 이황. 미수 허목 등 조선 후기 명필들의 현판들이 있다. 특히 청암수석 이란 현판은 미수 허목의 마지막 글씨로 알려져 있어 눈길을 끌기도 한다. 여러 사진작가들이 이곳의 풍경을 담기 위하여 이곳을 찾는다. 사극이나 드라마 촬영장소로도 종종 활용되는 곳이다. 후학 양성의 요람 석천정 닭실마을에서 서남쪽으로 걸어서 20여분 논길과 소나무 숲을 지나 계곡 속으로 들어가면 경치 좋은 석천계곡을 만난다. 계곡과 송림. 너럭바위가 조화를 이루는 곳에 또 하나의 정자가 서 있다. 석천정(石泉亭·석천정사) 이 정자도 청암정과 함께 충재 권벌의 큰아들 청암 권동보가 세웠다. 석천정 정자에서 바라보는 계곡은 가히 명승이다. 택리지를 쓴 이중환도 이곳이 가히 삼한의 명당이라 했다. 경치가 너무나 아름답기에 몇 년 전 문화재청에서 명승 제60호로 지정했다. 석천정(石泉亭)은 추운 겨울이 오래 지속되는 봉화군의 옛 선비들이 유숙하며 공부를 했던 곳이다. 석천정이 있는 석천계곡은 한여름에도 서늘한 기운이 느껴질 만큼 수림이 울창하고 풍광이 수려하다. 정자는 대부분 풍광이 수려한 곳에 있기 마련이다. 선조들의 멋을 느낄 수 있는 정자는 경치와 더불어 옛 멋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여행의 소재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150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