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함양군은 6월12일 함양군청. 함양소방서. 군부대 등 유관기관 320여명이 참여해 노인. 다문화 가정. 기초생활수급자 등 일손이 부족한 농가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양파수확 농촌일손돕기를 실시했다. 현재 양파수확기에 3.000여명 정도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파 10망태기. 마늘 다섯 접을 차 뒷좌석에 실었습니다. 그리고 아내와 함께 서울을 향했습니다. “기다려라. 오빠가 간다. 마늘 한 접과 양파 두 망태기가 십만원 쯤은 할게다. 오늘은 기분 좋으니 공짜다. 오빠가 양파 마늘 농사지어 가니 너그들 돌아가신 시골 부모님 찾아온다 생각하고 졸라 기다리고 있그라.” 집안 대소사가 있어 식구들이 서울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두어 잔 술이 돌아가자 나는 의기양양 말합니다. “이 오빠가 선물 가져 왔으니 집에 갈 때 차에서 양파와 마늘 가지고 가그라. 지리산 골짜기에서 지은 농산물이다.” “아이. 오빠는 몸도 부실한데 뭐 하러 힘들게 농사짓고 힘들게 서울까지 가지고 올라오세요. 여기 서울 동네시장 가면 천지로 쌓인 게 양파고 마늘이에요” “... ...” “그래도 오빠가 무공해 무기농으로 열심히 지은거니 갈 때 가지고 가세요.” 아내가 거들었습니다. 그런데 헤어질 때 동생들 누구 하나 ‘오빠. 양파. 마늘은 어디 있어? 오빠. 정말 잘 먹을게.’ 하며 양파와 마늘 달라고 해서 가지고 가는 동생이 한명도 없었습니다. 양파와 마늘이 도루묵 되어 지리산 집으로 내려오는 밤길은 캄캄하기만 했습니다. “아마 집에 가기 바빠서 다들 깜빡 잊어버린 거예요.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아내가 서둘러 애써 무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그 무거운 것을 들고 다니면서 어찌 도시의 아파트 고층까지 올라가겠어요. 그러니 우리가 잘못 생각한 거예요.” 그럴까? 정말 그런 것일까? 아무리 고층이라도 자동으로 올라가는 게 엘리베이터가 아니던가? 지리산으로 돌아오는 내내 귀가 먹먹하고 가슴이 꽉 막혀 소주. 집에 가면 소주를 먹어야지! 생각만 났습니다. 농사지은 것을 남에게 준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농산물이 땀이다 정성이다로 생각되어야 하는데 돈으로 계산되니 천원어치도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물도 공기도 양파도 귀한 줄을 모릅니다. 곡물전쟁. 종자전쟁. 수입산과 토종이 싸우는 양파전쟁이 일어나 가격이 하늘 높이 치솟아야 아휴. <하늘가애> 함양 쌀! 우리 <함양양파!> 하고 찾을지 모르겠습니다. 까도 까도 깔 것이 없는 까칠한 도시의 남자 까도남을 좋아할지 모를 함양 양파의 종부집 맏며느릿감 함양. 함양은 양파를 좋아 하나요? 오월의 끝 무렵 함양은 양파의 물결이고 여기를 가도 양파. 저기를 가도 양파. 이파 저파 가릴 것 없이 함양은 양파 천국입니다. 함양 양파는 육질이 좋고 맛이 아삭해서 전국에서 높은 가격을 받고 잘 팔려 나가지요. 양파의 생산량도 많아 봄철의 농작물 중에서는 양파를 따라갈 만한 수익 농작물이 없습니다. 많은 농가에서 양파를 심습니다. 한들. 가촌. 수동. 안의. 백전. 휴천 할 것 없이 오뉴월 양파철에는 수십 명 무리를 지어 양파 캐는 작업을 하는데 일하는 농촌 모습이 가히 장관입니다. 양파는 햇빛에 잘 말려야 제 맛이 들기 때문에 밭두렁 또는 차도에 양파망을 산적해 놓습니다. 빨리 양파를 캐내야 그 자리에 물을 대고 모를 심고 일년 농사의 하이라이트 인 벼농사가 또다시 재빨리 시작됩니다. 양파를 늦게 캐어 모 심는 시기를 놓치면 논농사를 망치게 되기 때문에 시간이 돈입니다. 지화자 좋구나! 좋아! 돈타령 부를 때가 아닙니다. 마음만 급합니다. 농촌의 가장 큰 문제가 일손부족이지요. 너도 나도 젊은 사람들이 도시로 달려 나가 처녀 총각 시집 장가도 못가는 마당에 어디서 일손을 구하겠습니까? 농촌에 남은 사람들은 나이 먹은 아줌마나 할머니뿐 입니다. 사람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 할머니라도 일당이 지금은 보통 6만원. 남자는 9~10만원입니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투입되기도 하지만 그 사람들도 구하기 힘듭니다. 인력사무실은 불이 나고 인부모집 십부장은 인근 마을을 돌아다니며 일 할 사람들을 모으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양파를 캐고 망에 담고 나르는 일은 보통 중노동이 아닙니다. 아침 7시에서 저녁 6시까지 지열 3-40도 오르락내리락 하는 뙤약볕에서 쪼그리고 앉아 하루 종일 양파 캐는 일은 그야말로 사투입니다. 아무리 얼굴에 천을 두르고 일을 해도 따가운 초여름 햇살에 몸은 뜨겁게 달아오릅니다. 냉채 국수나 옥수수. 감자. 열무김치를 담은 새참 소쿠리를 머리에 이고 젊은 새악시가 저기서 오는 것은 그럴듯한 농촌영화에나 나오는 이야기고 지금은 새참이고 뭐고가 없습니다. 오전 오후 간식으로 달맞이 빵이나 단팥빵에 바나나우유나 두유가 나옵니다. 재수 좋게 라면이 나오고 주인을 잘 만나 짜장이 몇 십 그릇 배달되는 로또 당첨 일터가 있기도 하지만 가뭄에 콩 나는 격이지요. 일이십 분 쉬고 일은 다시 시작됩니다. 그런데 양파값이 좋아야 차 떼고 포 떼고 하더라도 돈푼이나 좀 건질 수 있는데 그 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양파를 심어 한꺼번에 내다 파는 해는 양파값이 똥값이 되어 빚만 지고 맙니다. 재주 부리는 중개 상인만 이리저리 돈 벌어 갑니다. 내가 아는 어느 내외분은 양파농사를 만평 정도 집니다. 벼농사도 하고 감자 농사도 하고 사과농사도 합니다. 온몸이 안 아픈데가 없어 밤이면 끙끙거립니다. 힘든 거야 말해 뭐 하겠냐며 애들 대학 보내고 남에게 손 내밀지 않고 밥이라도 먹고 사니 그게 행복이고 인생이 아니겠냐고 말합니다. 농사도 운이 따라야하고 머리를 잘 써야 합니다. 머리 나쁜 사람은 농사 져도 겉으로 남고 뒤로 밑집니다. 양파는 함양 특산물 4대 종목중 하나입니다. 양파. 사과. 곶감. 산양삼. 올해 함양양파 생산은 769ha에 57.000t이 생산될 것으로 예상되어 양파값 폭락이 오지 않을까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요리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 부엌 부뚜막에서 한없이 우는 양파요리의 달인 함양. 생양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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