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한달 동안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서 함께 먹고 자면서.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함께 먹고 자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무리들을 가리켜 우리는 공동체라고 합니다. 공동체는 분명 한편으로는 불편합니다. 모임시간을 서로 지켜야 하고. 같이 밥을 먹어도 줄을 서야 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나는 쉬고 싶지만. 시시콜콜 토론하는 자리에 끝날 때까지 같이 있어 줘야 합니다. 규칙을 어기면 벌금도 따라오고. 때로는 억울하게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공동체는 손해보는 것보다 얻는 것이 비교할 수 없이 많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같은 길을 걸어가면서 서로 져야 할 짐들이 많았습니다. 매일 쏟아지는 과제물도 많고. 자기가 해야 할 일들이 매일 주어지지만. 그런 중에서도 매일 자기 시간을 바쳐 커피를 갈아 향긋한 향과 함께 커피를 제공하는 분. 몸 체조에 경험이 있어 아침마다 몸을 깨어나게 하는 분. 컴퓨터에는 알레르기가 있어 다루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을 위해서 그 복잡한 일을 처리하는 분들. 식사를 매일 아침 준비하는 분들. 불안한 삶의 과정 속에서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는 분들을 위해서 다가와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눠주신 분. 방을 청소하고 단정히 자리를 정리하신 분들. 이 모든 것이 법을 지켜야 하고. 자신을 규제해야 하는 것에서 오는 불편함보다는 서로를 통해서 받은 혜택과 사랑이 얼마나 크고 귀한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날이 갈수록 세상이 섬처럼 고립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당신은 당신. 나는 나’식으로 우리 구역만. 자기 동네만. 자기 가족만. 자기 집단만을 위해 살아갑니다. 그러나 세상은 그물과 같습니다. 그물 한구석이 끊어지면. 물고기는 잡을 수 없습니다. 아무리 성능이 좋은 그물도 몇가닥 올이 빠져 있으면 아무 쓸데없는 그물이 됩니다. 한 사람이 아프면. 우리 모두가 아픈 것입니다. 한 사람이 눈물 흘리면 우리 모두가 슬픈 것입니다. 점점 물질적 풍요를 누리면서 우리는 가장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저는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삽니다. 차가 고장나서 서비스를 불렀더니 돕는 분이 부리나케 달려와 주었습니다. 오랫동안 받지 못했던 우편물을 받으면서도 도움을 받습니다. 저는 하루에도 이렇게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고 삽니다. 우리는 깨닫든지 깨닫지 못하든지 하나의 그물망입니다. 그들이 이 무더운 여름 더 건강하기를 빌어봅니다. 또한 나도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시원한 산들바람처럼 그들의 땀을 식혀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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