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어울려 뛰노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때로는 싸우기 마련입니다. 의견 대립이나 성격 차이에서 오는 갈등을 대화로써 풀지 못하고 싸움으로 해결하려고 합니다. 특히 중학교 처음 입학해서 3~4월은 소위 “닭싸움”이라는 서열 다툼이 일어납니다. 서로를 이해하려 들지 않고 힘으로 우열을 가리려는 싸움이 너무 지나쳐서 교사들은 당번을 정해서 쉬는시간이나 점심시간에 교내를 순회하곤 합니다. 싸움을 초기에 발견해야 아이들이 다치는 것을 방지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3월에는 하루에도 여러 명의 아이들 싸움으로 교사들은 곤욕을 치릅니다. 때로는 피탈이 나서 병원에 데려가기도 하고 학부모님에게 사과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싸우면서 성장한다고들 하지만. 요즘 세상에 이러한 서열싸움을 성장과정이라고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학부모가 몇 분이나 있겠습니까? 아이들 싸움에는 늘 교사나 어른들이 개입하여 시비를 가려 잘못됨을 지적해주지만. 그 과정이 교육적인 치료가 아닐 때가 허다합니다. 싸움의 결과보다는 그 원인과 해결과정에서의 잘못된 행동을 아이들에게 지적해주면서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의사소통과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어야 합니다. 또한 아이들 나름대로의 규칙이나 가치도 존중해주어야 합니다. 3~4월이 지나면 시끄럽던 학급의 아이들도 질서가 잡히고 싸움도 뜸하게 됩니다. 아이들은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학급을 중심으로 단합된 우정을 키워갑니다. 사실 학교 폭력은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또래집단이 문제가 됩니다. 또래집단은 사춘기 시절인 중2때부터 주로 형성됩니다. 사춘기는 비로소 아이들 스스로 내면을 들여다보고 동시에 세상에 눈을 뜨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자아정체성을 깨닫게 되는 것은 아이들에게는 큰 성장통입니다. 이때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우월감이나 열등감. 불안과 고독을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사춘기의 아이들은 부모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하지만. 정서적으로 불안정하여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과격한 행동을 표출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가정과 학교. 사회로부터의 불만이 가출이나 폭력으로 분출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사춘기의 아이들에게는 세심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며 정서적 안정과 올바른 가치관 형성을 위하여 다양한 문화·예술·체육활동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사춘기를 잘 보낸 아이들은 정신적으로 크게 성장하여 어른스럽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불만이나 열등감을 가진 아이들끼리 또래집단을 형성하여 비행을 일삼기도 합니다. 사춘기의 아이들은 아직 자기정체감이나 도덕적인 가치관이 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죄책감 없이 쉽게 우발적인 비행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 특히 초등학교 시절부터 자존감이 결여된 아이들은 사춘기에 좌절감과 우울증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학교폭력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요즘 와서 사회적인 문제로 크게 대두되는 것은 아이들의 세계에서 통과의례로 저절로 정화되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부모의 과잉보호를 받아왔기 때문에 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가는 자생력이 부족합니다. 또한 빈부격차 등 사회적 갈등 요인이 과거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또래집단의 폭력이 더 잔인하고 지속적이라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학교폭력은 상호간의 의견충돌에서 빚어지는 싸움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폭력이 가해지는 인권침해입니다. 요즈음 학교 폭력은 교사의 지도나 기존의 교칙으로 근절하기에는 한계에 이르렀습니다. 학교 교육의 부재 탓이라고 하기에는 이미 학교 폭력은 우리 사회 병리현상의 반영으로. 어른들 세상의 축소판 치부가 되어버렸습니다. 가정과 사회. 부모와 어른이 건강하지 않으면 아이들도 건강하게 자랄 수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건강하고 올바르게 자라나야 할 우리 아이들이 부모나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사회악에 물들고 있는 것을 방치하고 있지 않은지 자성해봐야 할 것입니다. 오늘날 아이들의 교육은 교육공동체의 몫입니다. 학교와 지역사회. 교사와 학부모. 모두가 함께하는 교육이어야 하고. 함께 책임지는 교육동반자여야 합니다. 다음에는 ‘봉사활동의 의미’란 주제로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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