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피곤하고 힘들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남들은 다 잘 살고 있는 것 같은데 나만 일이 꼬이고 어려운 것 같고. 다들 웃고 있는 것 같은데 나만 고통스럽고 괴로운 것 같은 마음이 들 때가 있어요. 그러면 난 왜 이리 힘들까? 세상이 녹록치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들은 벌써 다 고추를 심었는데 나는 이런 저런 까닭으로 아직 밭 장만도 못하고 있을 때 느껴지는 마음 같은 거 말이에요. 이런 심정은 누구나 다 한 번쯤은 겪어보았겠지요? 오월 한 달 교육받는 일이 있어서 너무 바쁜 나머지 다른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이 4주가 훌쩍 지났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마당에 딸린 작은 텃밭이 잡초로 무성하였어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버려진 밭처럼 황폐한 것이 마치 게으른 자의 밭이 이런 것이라고 보여주는 듯 했어요. 손바닥만한 작은 것인데 그것을 가꾸지 못해 잡초 밭을 만들어 놓은 것이 민망스럽고 부끄러워서 얼른 밭으로 나갔습니다. 먼저 마음대로 자라난 풀들을 뽑기 시작했지요. 밭두렁도 다시 만들구요. 아직 무얼 심지는 못했지만 손길이 간 후에 겨우 밭모양이 납니다. 작아도 하루에 다하기엔 힘에 벅차서 내일 또 해야지 하며 먼지를 털고 들어왔어요. 잡초들도 원래 다 이름이 있고 효능이 있다지만 텃밭을 휘감은 거친 풀들은 밭을 모조리 망쳐놓았습니다. 어떤 채소도 심지 못하게 되었고 자랄 수 없는 밭이 되었어요. 우리 밭과는 달리 옆집 할머니 고추밭은 정갈하고 이뻐요. 정성스러운 손길이 아삭하고 맛있는 풋고추를 맛보게 해주겠지요. 텃밭을 매만지면서 삶에 지친 내 마음을 바라보았습니다. 내 마음이 꼭 이 작은 텃밭과 같았습니다. 해야 할일이 쌓여 있지만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어수선한 마음이 잡초처럼 어지럽게 솟아나왔어요. 삶의 무게가 무겁다고 투덜대는 억센 풀이 마음을 뒤덮고 있었어요. 살면서 힘들다고 느껴질 때. 마음속에 짜증과 불평이 생길 때. 내 마음의 밭에는 잡초가 자라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걸 제때 뽑아주지 않으면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거친 풀로 뒤덮이고 마는 것이지요. 텃밭을 가꾸는 손길로 내 마음을 어루만져주어야겠습니다. 원망하는 마음과 투덜대는 마음의 거친 풀을 뽑아내고. 감사의 밭두렁을 만들어야겠어요. 내 삶에 고마운 것들. 나를 북돋아주고. 힘을 준 많은 격려와 칭찬들과 나를 있게 한 고마운 손길들을 잔뜩 거름으로 뿌려 주구요. 그리고 거기에 내일의 작은 꿈들. 별꽃처럼 반짝이는 희망을 심는 거예요. 아무리 작은 밭이라도 오늘 하루에 다 끝내기엔 너무 넓어요. 조금씩 오늘 하루 할 수 있는 만큼만 가꾸어야지요. 욕심내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해야지요. 잡초는 제때 뽑아주고. 비록 이 밭에 심은 것을 내가 먹지 못해도 다른 사람이 먹을 수 있고. 그래서 행복을 느끼도록 오늘 하루도 조금만 밭을 가꾸어야겠어요. 이렇게 텃밭을 가꾸듯이 내 마음 정원도 보살피고 가꾸어 아름다운 꽃들이 활짝 피어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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