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부쩍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단어 중에 하나로 현미밥을 들 수 있다. 가끔 사람들과 함께 고의서에 나오는 쌀의 효능이나 성미귀경이 현미일까 백미일까 논쟁을 하기도 하지만 그런 논란을 넘어 대부분의 거친 음식이 우리의 몸을 살리는 것으로 방점이 찍힌다. 벼에서 왕겨라고 부르는 겉껍질만 간신히 벗겨낸 쌀을 현미라고 부른다. 왕겨는 사람이 먹을 수 없는 것이니 퇴비나 연료용으로 사용된다. 왕겨만 벗겨낸 현미에서 속껍질을 벗겨내면 우리가 미강이라고 부르는 쌀겨가 나온다. 쌀겨를 100% 벗겨낸 쌀을 우리는 흰쌀. 즉 백미라고 부른다. 미강을 반만 벗겨내면 오분도미. 70% 벗겨내면 칠분도미라고 부른다. 쌀겨에는 탄수화물 38.3%. 지방 18.3%. 단백질 13.2%. 섬유질 7.8%에 무기질. 비타민. 수분 등으로 구성된 영양덩어리의 물질이다. 그래서 화장품을 만드는 사람들은 쌀겨를 이용해 피부를 위하고. 또 식용유를 만드는 사람들은 그 아까운 미강(쌀겨)을 이용해 기름을 짜내기도 한다. 그러므로 쌀겨를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현미에는 특히 항산화물질인 토코페롤이 백미에 비해 5배나 더 많이 함유되어 있고. 섬유질은 3배 이상 더 많이 들어있다. 몸에 좋은 약이 입에는 쓰다는 말처럼 현미밥은 흰쌀밥에 비해 거칠고 맛과 향도 낯설다. 그래서 최근까지 현미밥은 가난한 사람들이나 먹는 것으로 구박을 받아왔다. 하지만 현미밥 한 술을 입에 넣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꼭꼭 씹어 먹으면 구수하고 달착지근한 맛이 제법 매력적임을 알게 된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현미밥을 보약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다이어트 식품이나 대사증후군으로 인한 각종 성인병을 치료하는 음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역사에 보면 현미밥을 대접받고는 무시당했다며 원한을 품은 호굉의 인물이 있었다고 하며 재상이 되고도 사람들이 먹기 싫어하는 현미밥을 먹은 한 무제 때의 재상 중에 공손홍이란 사람도 있다. 수백 년이 지난 지금의 사람들에게도 현미밥은 좋아하는 사람들과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어찌 되었거나 현미밥은 우리 시대 최고의 밥으로 꼽히고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한방에서는 멥쌀을 폐장과 비장을 함께 보하고 장위를 이롭게 하며 번갈과 설사를 그치게 한다고 한다. 체질이 허약하고 식욕이 떨어진 사람. 소화가 잘 안 되는 사람. 지나치게 마른 사람들이 먹으면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 밥을 지을 때 생기는 누룽지는 과초라 하여 기를 보하고 소화가 잘 되게 하며 설사를 그치게 하는 효능이 있다. 또한 살을 씻을 때 나오는 쌀뜨물은 몸의 열을 내리고 소변을 잘 보게 하며 지혈하는 효과가 있다. 쌀겨는 담결석을 방지하고 콜레스테롤 흡수를 저지하는 작용을 하고 약물의 독성. 지방과 혈액대사의 산물 등에 영향을 주므로 건강증진에 크게 도움이 된다는 기록들이 있다. 그러니 입안에서 껄끄럽고 목 넘김이 쉽지 않은 현미밥을 탓하기 전에 우리는 자신이 식사를 하는 시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바쁘다는 핑계로 너무 빠르게 식사하는 습관을 버리고 거친 음식이지만 100번 쯤 씹는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는 여유가 필요하다. 그러다 보면 어느 사이 거친 음식은 부드러워지고 치아도 튼튼해지며 속도 편안해질 것이다. 도정 과정이 줄어든다면 에너지를 덜 쓰게 되니 지구 환경을 지키게 된다는 거대한 이유가 아니라도 내 가족의 건강을 생각해서 현미밥을 선택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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