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보 33편 # 5월2일.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황석영 선생이 봄 꽃 구경 차(次) 함양을 찾았다. 황석영 소설가가 쓴 주요작품으로는 대하소설 ‘장길산’. ‘객지’ ‘한씨 연대기’ ‘오래된 정원’ ‘심청’등이 있다. 전두환 정권 때 광주민주화운동에 참가했으며 노태우 대통령 시절 땐. 북한에 장기체류. 화제를 모았던 문제작가(?)이다. 5월2일 아침. 필자는 (서울 가는 버스 속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어이 명예함양군민. 나. 김운경이야. 지금 나. 전북 전주서 아침 밥 먹는 중일세. 지금 나. 황석영 선생님 모시고 지리산 마실(나들이) 가는 중이야. 선생께서 (이번 참에) 자네 사는 함양을 찾겠다 허니. 점심 같이 먹세” 통화 속 인물 ‘김운경’은 한때 장안의 화제를 모았던 ‘서울의 달’ ‘옥이이모’ ‘서울 뚝배기’ ‘짝 패’를 쓴 인기드라마작가이다. “아이고 나 지금 서울 가는 중인데 우짜노?” “허허 큰일 났네. 특별히 자네 생각해서. 선생님헌테 함양서 점심 먹고 상림공원 구경합시다 청을 넣었는데” “나 대신. 박행달 문화관광해설사 어때?” 김운경 작가가 전화 속에서 파안대소를 터트리며 “맞다. 자네가 부재 중이라허니. 대신. 박행달 해설사(향토시인이기도 하다)면 좋겠다. 12시에 그 오곡밥 잘하는 집. 상호는 잘 모리겠다만” “응. 상림공원 옆에. 늘봄가든! 김 작가가 함양 늘봄가든을 어찌 아는데?” “얌마. 함양 오곡밥집 유명한 것 전국에 쫙∼소문 났잖아. (봄 향기를 만끽하고자) 황석영 선생님께서 달래부침 드시고 싶다 해서 그 곳(늘봄가든)으로 특별히 모셔가는 기라. 박 시인보고 점심때 그 곳으로 꼭 오시라. 전해라. 아참 하나 빠트렸다. 박 시인한테 분명히 내 말 전해라. 박 시인은 이름만큼이나 지리산 시골 내음이 폴폴 풍기는 이 시대의 진정한 향토시인이노라고. 전해라”   황석영 소설가 늘봄가든 찾은 까닭은 낮 12시 상림공원 옆 늘봄가든. 식당 뜨락에 영산홍이 만발. 식탁 위에는 맛깔스런 돼지수육. 달래무침. 더덕구이. 굴비 오곡밥. 황석영 선생이 오곡밥 한 숟가락 이어 돼지수육 한 점을 집는다. 박행달 해설사가 조곤조곤 “이렇게 함양을 찾아주셔서 영광입니다. 이 수육은 함양의 명물 흑돼지입니다. 육질이 아주 부드럽고 맛이 고소하지요” 황석영 선생 “허허 영광은 무슨. 그래 박행달 해설사와 김운경 작가는 어떤 사이요?” # 김운경 작가가 말을 받는다. “저는 1년에 한 10번은 지리산을 찾습니다. 지리산 올 때 마다 시간이 허락되면 함양 거주 박행달. 정경화 시인을 만납니다. 박행달 시인 이름 여자 이름치곤 좀 거시기합니다만. 이름만큼이나 마음도 순박합니다. 이 분이 쓴 시를 읽어봤는데 지리산 함양 풍경과 군민들의 애환을 아주 잘 묘사했더이다” “(황석영 선생) 오호. 그래요? 그럼! 좋은 작가가 되려면 괜히 현학적으로 쓰지 말고 자신이 체험한 경험을 원고지에 옮겨야 해요. 부디 큰 작가가 되길 바랍니다” 김운경 작가는 지리산 산행을 할 때마다 함양을 찾아 ‘지리산어탕국수집’. 전통찻집 ‘상림다연’. 연밭머리 길 건너 ‘연(燕) 다방’ 등을 즐겨 찾는다. 상림다연의 연잎차를 아주 좋아한다. 기회가 되면 함양 저자거리 배경으로 한 블랙코미디드라마를 써 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황석영 선생. 식탁 위에 놓인 곰취 갓잎 순무 버섯 등 이른바 묵은 상원채(上元菜)에 젓가락을 대며 함양 예찬론을 폈다. “함양은 산수 좋은 고을이지. 개천에 큰 바위돌이 많고 은인(隱人)들이 살기 정말 좋은 곳이지. 요즘 말로 힐링의 메카 아닌가. 도시사람들 괜히 아등바등 매연냄새 맡으며 도시서 살지 말고. 함양 같은 곳에서 노후생활을 해야 장수하는 법이야!” 식사를 마치고 황석영 김운경 작가일행은 상림공원을 둘러보았다. 이날따라 날씨가 어찌나 화창했던지 볕바른 곳에서는 꽃망울 터지는 소리가 요란했다. 황석영 작가가 하염없는 눈길로 저 멀리 지리산 능선을 바라본다. 선생은 그 지리산과 신록의 상림. 번갈아 응시하며…감탄사! “이 곳에 집을 지어 텃밭 일구며 살고 싶구나!”   구본갑|프리랜서 기자 busan7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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