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설명> 청량사 여래화 보살이 정성껏 마지밥을 들고 법당에 들어선다. 만인보32 <부처님 오신날 특집> 청량사 如來花 보살 “해우소. 마지밥… 깊은 의미.이렇습니다” # 그러고 보니…얼마만에 보는 풍경인가. (함양군 안의면) 기백산 속 청량사. 깊고 깊은 산속 못에 올챙이 수백마리가 헤엄치고 있다. 뻐꾸기 두 놈 번갈아 뻐어꾹뻐억국! 뻐꾹새 우는 저 너머에는 뭐가 있나? 기백산 산허리로 흰 구름 띠 하나 길게 걸쳐져 있다. 그 흰 띠는 미미하게 움직이면서 도량을 둘러싼 기백산을 신령스럽게 되살려놓고 있다. 부처님 오신날(5월 17일)을 맞이하여 청량사를 찾았다. 청량사는 용성(龍城). 태현(太玄). 도철(道徹) 대선사가 용맹정진한 도량. 지금은 유발여승 여래화(如來花)가 부처님을 모신다. 절 뜨락에 철쭉이 활짝 피어있고 진돗개 한 마리 괭이(고양이) 두 마리. 나이 지긋한 노 처사 한 분이 빗질을 하고 있다. 노 처사는 함양사람으로서 고려대학교를 나왔다. 소싯적 서울서 큰 기업을 일구다 실패. 낙향. 현재 이 절에서 마음수련을 하고 있다. 며칠 전 필자는 노 처사. 자연치유가 천지인과 함께 안의 장터 허름한 막걸리 집에서 대포잔을 나눴다. 노 처사의 말이다. “(절)터가 참말로 오묘해. 청량사에서 아침 해를 바라보노라면 그 뭐냐. 회심피안(廻心彼岸) 그 경지에 이르게 된다네. 기백산 속에 삼나물이 많이 서식하야. 이 놈. 참기름 간장에 버무려 묵으면 몸 속 때 같은 게 싹 씻겨나가는 것 같애. 청량사. 신록이 드리운 산야에 산약초가 가득한 기우봉초(飢牛逢艸) 형국이라고 할 수 있지” 이 말에 천지인은 “제가 보기론 산태극수태극(山太極水太極:산과 물이 휘둥그스름하게 굽어져 태극모양을 이루는 길한 형세) 같던데요?” “허흠. 보고 생각하기 나름이겠지. 여보게 구 처사(필자).이번 참에 부처님 오신날 특집 절(寺) 기사 쓸 요량이면 해우소(解憂所)와 마지밥 속에 담긴 의미…이런 걸 쓰 보시게. 청량사 여래화 보살이 이 분야에 해박해” 마지(摩旨). 부처님 앞에 올리는 공양(밥)을 말합니다 # 기백산 깊고 깊은 산속 청량사. 여래화 보살에게 마지 속에 담긴 의미를 물었다. “마지(摩旨). 부처님 앞에 올리는 공양(밥)을 말합니다. 마지란 맛있는 음식이라는 뜻으로 마지를 담는 그릇을 마지불기(佛器)라 하지요. 마지를 지을 때. 지극정성을 다해야 합니다. 밥 지을 때 잡다한 말을 삼가고 밥 지어 마지그릇을 들 때는 오른 손으로 마지그릇의 맨 아랫부분을 받쳐 잡습니다. 그리고는 오른손을 오른 어깨 위에 올리죠. 이럴 경우 왼손은 오른 손목을 받쳐 붙잡는다. 즉 마지그릇이 오른쪽 귀와 오른쪽 어깨위에 닿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러한 자세는 부처님의 밥에 입김이 닿지 않도록 하는 배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마지에서 우리가 배울 바는 무엇이냐. 타인을 늘 공경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정호승 시인이 쓴 시 가운데 ‘눈물이 나면 선암사로 가라’가 있다. 이 시 속에 선암사 해우소가 나온다. 해우소는 소대변을 보는 곳 곧 변소다. 청량사 여래화 보살의 보충설명을 들어보자. “해우소를 달리 사찰 동쪽 편에 짓지요. 그래서 동정(東淨)이라고 합니다. 왜 동쪽이냐? 사람과 불법을 궂은 것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제예명왕이 동쪽에 살지요. 즉 해우소에는 제예명왕이 존재합니다. 해우소에서 사찰서 해우소를 출입할 때는 독특한 예법이 있습니다. 사찰 ‘측간’ 앞에서 염불을 외웁니다. 입측오주(入厠五呪)” 문을 열기 전 세 번 노크를 하면서 입측진언. ‘옴 하로다야 사바하’를 세 번 외운다. <화장실에 들어가 편안히 앉으니/ 버리고 또 버리니 큰 기쁨일세/ 탐진치 어둔 마음 이같이 버려/ 한조각 구름마저 없어졌을까/ 서쪽에 둥근 달빛 웃음 지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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