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 농업조합 녹음의 시원함보다 뜨거운 햇살이 더 익숙한 여름 그 팔월의 첫 번째 날에 우리는 조금 특별한 곳을 방문했다. 바로 함양의 선진 농업 기술을 위해 발로 열심히 뛰는 곳. 함양농업기술센터다. 함양농업기술센터는 농촌 진흥청에 소속된 군청 직속기관으로. 농민들에게 농업자금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농업 대학과 같이 농민교육. 농업 기술 개발 등에 이바지 하는 곳이다. 농가들에게 하는 지원도 어마어마하고 또 함양 농업의 중심에 서 있다고도 과언이 아니라고 하기에 무작정 찾아가기로 했다. 도착하고 나서야 급작스러운 건 아닐까 걱정을 했지만. 더운 날씨에도 불과하고 너무들 친절하시게 반겨주셨다. 그분들의 도움을 받아 방문한 곳은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세 곳의 영농 법인조합. ‘수동과수영농조합법인. 서상파프리카영농조합. 서상딸기육묘법인조합’. 뜨거운 햇살만큼이나 열정적인 현장에 직접 가보았다.     첫 번째 방문. 수동과수영농조합법인 수동과수영농조합법인으로 말 그대로 수동의 과수 농가들을 조합원으로 하는 법인단체이다. 우리가 만나 뵌 분은 임춘택 대표이사님으로 조합 설명에서부터 공장 견학까지 설명을 맡아주셨다. 설립한 지 20년째가 되는 이 수동과수영농조합법인은 다섯 농가에서부터 시작해 현재 100여 농가들이 소속되어 있다. 농민들의 농산물 유통에 도움을 주어 품질 저하를 막고 고소득 창출을 위해서 설립한 이 조합은 농가로부터 수확한 과일을 받아 선별하고 저장. 가공할 뿐만 아니라 업체에 납품 하는 등 유통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대행하고 있다. 또한 영농교육이라 해서 전문 강사진을 초청하여 법인 조합원들을 교육시키고. 농민들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주기도 한다. 기술개발도 꾸준해 현재는 미생물 제조기를 이용한 미생물 퇴비를 조합원들에게 보급하고 있다. 투자가 좀 더 이루어져 규모가 조금 더 커진다면 함양 전 지역의 농가에 보급할 생각이시라고.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농업은 이제 사람들이 단순히 생각하는 낙후된 사업이 아니다.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사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전과 같은 단순한 생산으로는 경쟁시장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 그래서 이런 조합을 만들게 되었고. 생산과 유통을 분리함으로 인해 생산품의 품질의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다”라고. 그 결과 지금 함양 도북사과는 다른 지역의 사과보다 두 세배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정도로 품질이 좋다고 한다. 두 번째 방문. 서상파프리카영농조합 예전 서상의 화훼농업단지의 농민들이 파프리카로 전환하면서 형성된 조합이 바로 이 서상파프리카영농조합이라고 한다. 앞의 사과영농조합은 농사의 전반에 걸쳐있다면 이곳에서는 품질개선을 통한 유통에 조금 더 전문적으로 힘을 쏟고 있다. 파프리카는 연 12억 정도의 매출을 내는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판매량 중 90%가 해외 수출 된다. 그렇다 보니 전국 단위로 파프리카를 재배하지만 함양 파프리카만의 장점이 있다. 함양 파프리카는 해발 400m의 고랭지에서 재배하다보니 여름 파프리카는 타 지역에 비해 육질이 단단하고 두껍다. 또한 고랭지 재배이기 때문이 수정이 잘 되고. 일교차가 심하기 때문에 당도가 높고 병충해에 강하다. 이 파프리카영농조합 역시 농가의 파프리카를 모아 선별하고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 수출을 하고 전국단위로 판매를 한다. 하지만 화훼농사를 하던 하우스인지라 전체적으로 하우스 키가 작다. 그래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지고. 열대작물이기 때문에 난방비가 많이 들어간다고 한다. 게다가 우리나라 파프리카 종자가 없기 때문에 비싼 값을 내고 종자를 해마다 수입해야만 한다고. 함양농업기술센터와 조합에서도 이 점에 대해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있지만 아직은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모양이었다.   마지막 방문. 서상딸기육묘법인조합의 딸기육묘 재배 시설 서상딸기육묘법인조합은 앞의 조합들과는 다르게 딸기를 재배하여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모종. 즉 육모를 키워서 그 육묘를 판매한다. 쉽게 말하자면 종자를 판다는 개념이다. 모종에는 단계가 있어. 단계별로 생산되는 품질에도 차이가 있다고 한다. 가장 처음의 모종을 기본 모종이라고 하고 그 밑은 순서대로 원원묘. 원묘. 보급묘. 여기 딸기육모영농법인조합에서는 원묘인 어미묘를 받아 생산하여 그 밑 단계인 자식묘. 즉 보급묘를 농가에 판매한다. 함양 서상의 종묘 특징 중 하나가 땅에 심어 재배하는 육성재배가 아니라 공중에서 재배하는 공중묘인데. 수경재배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능한 이 공중재배는 성인의 허리까지 오는 철골 시설물을 세우고 그 위 얹어서 종묘가 생산되어 병충해에 강할 뿐만 아니라 품질 또한 육성재배보다 더 뛰어나다. 또한 허리를 굽히지 않고 일을 하기 때문에 육체적 고통도 덜하다. 그렇기 때문에 전국에 걸쳐 형성되어 있는 모종 판매처에서 품질이 좋기로 소문이 나 수입이 제법 좋다고 한다. 세 조합의 공통점은 농가는 생산에만 신경 쓸 수 있도록 하여 농산물의 품질을 높였다는 것이다. 사실 시골에서 농사를 지어 먹고 사는 사람들은 굶어 죽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식품이고 어디를 가나 가장 기초가 되고 필요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실제로 시골 농가의 소득은 많지 않다. 아무리 좋은 물건을 생산해도 사는 사람이 발견할 수 없다면 소용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조합들은 아주 좋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생산과 유통을 분리하여 농가들은 아무런 신경 없이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여 생산품의 품질을 높일 수 있고. 또한 조합에서는 유통만 전문으로 하기 때문에 농가 개인이 했을 때 보다 더 많은 이윤을 얻을 수 있고 더 넓은 팔로를 개척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듯 각자 자신들의 분야에서 서로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 올릴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 그것이 함양의 농업이 앞서 나가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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