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들풀 명주(名酒). 무슨 막걸리인지 묻지를 마시라. 텃밭에서 방금 따온 고추에 된장 콕 찍어 먹으면! 들풀 055-964-7474. 만인보 31편 전라도 보성출신. 함양 눌러앉은사연 들풀 여주인 수미산 함양읍에서 인월 가는 국도. 함양선거관리위원회 왼쪽에 이색적인 초막 하나가 있다. 약선음식전문점 ‘들풀’ 울퉁불퉁한 지붕을 가진 전위적 형상의 주막집이다. 주막 양편에 아름드리 큼직한 감나무 수십그루 심어져 있고 감나무 아래 상치 배추 등 채소가 싱그럽게 피어있다. 주막에 들어서면 어느 무명작가가 그린 칠선계곡 그림이 나그네의 시야에 꽂힌다. 주막 여주인은 쩌그∼전남 보성사람이다. 불명(佛名) 수미산. 여연 스님한테서 다도를 배운 후 차를 직접 덖어 사바대중에게 보시한다. 여연 스님은 다도의 명인. 저서로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차>가 있다. 1971년 해인사에서 혜암 큰스님을 은사로 출가. 스리랑카 게라니야대학 동양문헌연구소에서 근본불교와 팔리어를 연구했다. 현재 사단법인 일지암 초의 차문화연구소를 설립. 초의선사 차맥을 잇고 있다. 수미산 보살이 야생차를 나그네에게 전한다. “제가 만든 감잎차입니다. 드셔 보세요. 찻잎을 너무 많이 넣으면 쓴맛이 나고 향기가 가라앉고 맙니다…” 차를 호에 넣는다. “차를 먼저 넣고 끓인 물을 후에 넣는 것을 하투. 끓인 물을 반 붓고 차를 넣은 뒤 다시 끓인 물을 부은 것을 중투. 끓인 물을 먼저 붓고 차를 뒤에 넣은 것을 상투라 하지요. 초의선사 말씀에 따르면 봄가을에는 중투. 여름에는 상투. 겨울에는 하투로 하지요…” 공양 하면서 수미산 보살로부터 된장 ‘5덕(德)’ 강의 들었다 곡기 때가 되어 점심공양을 했다. 들풀에서는 주막 텃밭에서 직접 기른 유기농 채소를 재료로 한 쌈밥을 판다. 배추. 상치. 당근. 치커리. 곰취. 양배추 등. 최근 들어 무공해 채소가 웰빙족들로부터 대인기다. 채소는 자외선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피토케미컬이라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이는 강한 항산화력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 몸 안에서 다양한 활동에 관여한다. 식탁 위. 곰취 한 장 집어 그 위에 밥 그리고 쌈장을 더해 한 입 먹어 보니 대자연의 신선한 향기가 온 몸에 진동한다. 공양 하면서 수미산 보살로부터 된장 ‘5덕(德)’ 강의를 들었다. “된장에는 다섯가지 덕이 있습니다. 다른 맛과 뒤섞여도 본래 제 맛을 잃지 않아 단심(丹心). 비리고 기름진 냄새를 제거해줘 불심(佛心). 오래 두어도 변치 않아 항심(恒心). 매운 맛을 부드럽게 해줘 선심(善心). 어떤 음식과도 잘 조화됨에 화심(和心)이라고 했지요” 수미산 보살은 어릴 때 고향 어머니로부터 된장 담그는 법을 제대로 배웠는데… 반드시 빛이 푸르고 잘고 단단한 메주를 골랐다. 장을 담근 후에는 시라(蒔蘿:한약재)를 그 위에 뿌리고 발갯짓에 참기름을 묻혀 독전에 발랐다. 그래야 파리 같은 잡벌레가 침입하지 않는다 한다. -어떤 계기로 함양에 왔나. “지리산 등산 왔다가 오도재에서. 험상궂은 산꾼을 만났습니다. 완전히 자연산(?)이더이다. 산꾼 야성미에 홈빡 빠져 여기에 정착하게 되었지요” 산꾼 이름은 김현철. 오랜간 뱀사골 칼바위 대피소에서 산지기를 했다. 노진환 전 서울신문 사장 조카로 함양바닥에선 마당발로 이름 나 있다. 여주인 수미산은 전남 담양에서 오랜간 <들풀>이라는 전통음식점을 운영했다. 함양토종 김현철. 보성규수 수미산 커플 운영하는 들풀. 이 주막을 찾는 마니아들이 많다. 서울. 맛의 달인 정정옥 선생. 시인 이능표. 논술학자 김종순. 영화감독 김재수(현재 거창서 민간학살사건 촬영중). 박관식(경기도청 브리핑편집장) 등. 정정옥 선생. 1977년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의 각종 제면 면식조리를 연구한 면 연구의 장인이다. 사누키 제면 전문과정을 수료하고 1980년대에 서울 종로 강남에서 고품격 우동전문점 대판우동을 운영했다. 선생의 면 뽑는 기술은 예술 그 자체였다. 선생은 들풀 정취에 반해 주말마다 이곳에 들러 자신의 맛 솜씨를 주인에게 전수한다. 선생은 들풀의 매력포인트를 이렇게 말한다. “숲에서 뻐꾸기란 놈이 아침나절부터 울어 쌓는데 말러 교향악보다 더. 내 마음에 울림이 크네. 저것 좀 보게. 텃밭에 핀 배추. 생명력 그 자체 아닌가. 한때 나. 이런 꿈을 꿔봤네. 내가 살고 있는 서울서 1시간 거리. 그러니까. 경기도 청평 쯤. 그곳에서 이런 텃밭 하나 구해놓고 주말이면 어린이들 불러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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