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수를 뽑는 재보궐선거가 끝났다. 이번 선거는 능력 있고 깨끗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여론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가운데 치러졌다. 공정한 선거와 정책선거를 치르겠다고 매니페스토 협약식이 선언되었고 함양시민연대와 유림 어르신들까지 나서서 공명선거를 주도했다. 때문에 후보자들은 조심스런 행보를 했다. 그 결과 임창호 후보가 함양군수로 당선되었다. 축하드린다. 새 군수는 정체됐던 함양을 위하여 무엇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할 것인가 생각하느라 쉬어야 할 틈도 없이 당선 다음 날 바로 취임식을 갖고 출정식을 가졌다. 사분오열된 사회의 민심이며 3년 동안 결정권자의 부재로 말미암아 누수 된 행정공백이며 각 사업의 지연으로 인한 경제의 침체들이며 결정을 보지 못한 급한 민원사항이며 해야 할 많은 일들이 산적해 있을 것이다. 군민 또한 새 군수가 무엇보다도 먼저 이것을 해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기대치가 있지 않을 수 없다. 적절하게 무리 없이 잘 조화되어 나아가야 함양이 만사형통이 되고 발전을 꾀할 수 있다. 1년여 남은 임기에 지나친 과욕이나 지나친 요구는 무거운 짐이 될 수 있으니 믿음의 눈빛으로 바라보기만 하자. 작년 KBS TV에서 이어령의 ‘80초 생각나누기’가 방영되었었다. 그 가운데 이야기 하나를 소개해본다. -보아라. 이것은 활이란다. 화살을 끼우고 그 줄을 당기면 반달 같던 활이 보름달처럼 커지고 팽팽한 활시위를 당기면 화살은 아주 빨리 아주 힘차게 날아간단다. 그렇단다. ‘쏜살같이’라는 말이 그래서 생긴 것이지. 보아라. 이것은 하프라는 악기란다. 큰 활처럼 생겼지. 이 줄들을 튕기면 아름다운 물방울. 은방울 같은 예쁜 소리가 울린단다. 사람들은 그 소리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단다. 보아라. 활은 사냥터에서. 전쟁터에서 쓰는 거란다. 사냥터에서 화살을 맞은 사슴은 그 자리에서 죽고. 전쟁터에서 화살을 맞은 사람은 그 자리에서 죽고 만단다. 하프 그리고 가야금. 거문고. 기타. 바이올린. 줄 달린 모든 현악기들은 활시위에서 생긴 거란다. 화살은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목숨을 빼앗지만 줄 달린 악기들은 죽어 있는 것들에게도 목숨을 준단다. 활은 전쟁. 하프는 평화! 활로 하프의 현을 만든 사람처럼 네가 크거든 활시위를 모아 예쁜 소리를 내는 가야금을 만들거라. 날아가는 화살이 아니라 궁상각치우. 가슴을 뚫고 적시는 노랫소리를 울리게 하라. 알겠니. 활이 아니다. 하프란다. 가야금이란다. 날아가는 손끝에서 튕기는 맑은 생명의 소리란다. 활이 아니다. 하프가 되거라. 굳이 새 군수에게 바라는 것 하나를 말하라 한다면 위의 이야기처럼 가야금을 울려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감히 하나 더 말하라고 한다면 아래의 물 같이 흘러 달라고 말하고 싶다. 제자 자공이 물었다. “선생님. 강물을 바라보시면서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공자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물이란 것은 군자에 비유할 수가 있다. 물은 널리 베풀어 모든 사물을 살아나게 하니 덕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물이 닿으면 바싹 죽어가던 생물이 살아나니 어질다고도 할 수 있겠지. 또 물은 언제나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자신을 낮추며 내려가지. 굽이칠 때도 순리에 따라 흘러가니 의롭다고도 할 수 있겠다. 백 길이나 되는 절벽에 이르러서도 아무 의심없이 떨어져 내리는 것을 보면 참으로 큰 용기를 지녔다. 아무리 더러운 것도 사양하지 않고 다 받아들이니 마음이 넉넉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지저분한 것들을 받아들여 깨끗하게 씻어서 내보내니 이것은 나쁜 사람을 착하게 만드는 것과 같다. 자! 물은 얼마나 훌륭한 스승이냐. 그래서 나는 저 강물을 이렇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아아! 나도 저 흘러가는 강물을 닮고 싶구나.” 입이 하나이고 귀가 두 개인 것은 말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말을 많이 들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예로부터 수령의 덕목 중 하나로 넓은 귀를 꼽아 왔다.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야 헤아림이 생긴다. 현대에 와서 오로지 너도 나도 경제 경제하지만 좀 더 생각해 보면 경제보다도 중요한 것은 행복의 느낌이다. 가난해도 행복할 수 있었던 가족과 가정과 아버지와 어머니 동생 형들이 있고. 잘 먹지 못했어도 행복했었던 시절과 고향이 있었기에 희망을 얻었다. 행복이란 물질이 아니다. 나의 아버지가 돈을 많이 벌어 오고 못 벌어 오고가 아니다. 아버지가 자식을 위하여 밤잠 자지 못하고 뛰는 모습을 보며 자식들은 숨어서 눈물을 흘린다. 피곤 속에 돌아와 쓸어져 잠자는 아버지에게 다가가 얼굴을 만져 본다. 우리 아버지! 당신의 사랑과 믿음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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