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보 27편 “노래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아름다운 그녀” "노래를 잘하는 ‘가수 정소리’로 봐 주세요" 지난해 `슈퍼스타K4`(이하 슈스케4)에 출연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가수 정소리씨. 다소곳한 외모에 허스키한 보이스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목소리는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노래실력 만으로 당당하게 본선무대에 진출했지만 세간의 관심은 다른 곳으로 쏠렸다. ‘트랜스젠더’가 그것. 방송에서도 그의 노래 실력보다는 남다른 삶에 주목하는 것에 그친 면이 있다. "무대 위에서 노래 부를 때가 가장 행복해요"라며 당당하게 말하는 그녀. 함양에서 고등학교까지 졸업했으며 함양의 행사 등에 단골손님으로 얼굴을 알리고 있다. 지난 3월25일 꽃샘추위가 찾아온 봄날. 고향 땅 함양을 찾은 가수 정소리씨를 만났다. 첫 만남에 그녀는 30대의 커리어우먼과 같은 모습으로 비쳤다. 약간은 허스키한 목소리에 고운 얼굴의 그녀에게서 그동안의 역경과 노래인생을 들을 수 있었다. 조심스럽게 그녀의 나이를 물으니 “64년생이예요. 그렇게 안 보이죠”라며 발랄하게 말한다. 실제로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시작하려 하자 “함양 사람들은 제가 누군지 다 알고 있으니까. 저의 이야기 중 노래와 관련해 들려 드릴께요”라고 말했다. 인터뷰이(interviewe)가 원하는 기사를 작성하기로 했다. 가수 정소리가 누군지는 군민 대부분이 알고 있는 사실이기에. 그녀는 최근 꿈에 그리던 1집을 발표했다며 따끈따끈 앨범을 내밀었다. 그녀의 당당한 모습이 담긴 자켓사진과 ‘한강수 아리랑’과 ‘물레방아’ 등 2곡이 들어있는 앨범. 즉석에서 컴퓨터로 CD를 재생했다. 구성진 트로트 가락이 울려 퍼졌다. 그녀는 “음향시설이 엉망이라 제대로 된 노래를 들을 수 없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녀의 생애 첫 앨범에 실린 노래들은 60∼70년대 어르신들의 힘겨웠던 삶과 애환이 담겨있다. 한강수 아리랑의 첫 구절 “방울 맺힌 설음에 넘고 넘던 인생고개’만 봐도 힘겨웠던 우리네 어르신들의 삶이 느껴지는 듯 했다. 노래를 들으며 궁금한 점이 있었다. 말할 때 약간 허스키한 음색이라 허스키한 노래가 들릴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곱고 구성진 음색의 노래가 이어졌다. “제가 국악 특히 판소리가 주 종목이라 목소리가 약간 허스키해요. 어릴 때부터 목소리가 여자톤이어서 그것이 싫어 판소리를 시작했어요”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스물일곱에 명창 방기준 선생으로부터 판소리를 전수 받았다. 국악으로서도 빛을 볼 수 있었다. 1993년 서울국악경연대회에 출전해 장려상을 수상하는 등 소질을 발휘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녀는 국악으로 생활하기에는 힘든 부분이 많았다. “남도민요를 배웠어요. 그런데 국악으로 먹고살기 힘들어요. 대중적이지가 않으니까. 예전부터 노래를 좋아했으니까 대중들 앞에서는 노래 인생을 살아보려 해요”라고 전했다. 가수 정소리는 어려서부터 노래를 좋아했다. 고등학교 당시 음악서클에서 보컬을 할 정도로 실력이 좋았다고 한다. 군대에서도 군악대 출신으로 드럼과 싱어로 활약할 정도였으니 예사 실력은 아닐 것이다. “저는 음악을 타고 난 것 같아요”라며 자신 있게 말하는 그녀는 2년 전부터 지역의 행사 등에서 노래를 부르는 가수로서의 인생을 시작했다. 물론 그 이전부터 다양한 무대에서 활동을 했었지만. 조금 늦은 나이에 가수로서 활동하기 어렵지 않냐는 물음에 “저보다 나이 많아 가수생활 시작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이제 시작 아닌가요”라며 당당히 말했다. 지난해에는 함양연예인협회에서 주는 상도 받았다. 매년 함양지역에서 활동하는 연예인 1명을 선정해 주는 상으로 지역을 빛낸 유명 인사들이 받는 상이다. 현재 그녀는 경기도 성남지역에서 장애인이나 독거노인 등을 상대로 노래를 불러주며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고 한다. “이제 나이를 먹긴 먹었나 봐요. 어릴 때는 함양이 그렇게 재미없고 싫었는데 이제는 돌아오고 싶어요. 함양에는 친구들도 아직 있고 저를 많이 반겨주니까요”라며 고향 함양이 그립다고 말한다. 함양에 와서는 무엇을 할 것인지 물음에 “기회가 된다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판소리를 가르치고 싶어요. 저의 창을 배우고 싶어하는 이들이 함양에 많이 있어요”라며 미래를 설계했다. 그동안 자신의 노래가 없어 행사장 등에서는 주로 민요를 불렀다. 이제 가수 정소리씨는 당당한 1집 가수로서 군민들 앞에 자신의 노래를 들려줄 수 있게 됐다. 어린 시절의 방황. 그리고 마지막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그녀. 수 없는 방황을 겪었지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시작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고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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